부산대학본부 앞엔 동상이 하나 있다. 그런데 이 동상의 주인공을 알고나면 두번 놀라게 된다. 첫째, 동상의 주인공은 현재 살아있는 사람이다. 살아있는 사람으로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동상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외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둘째, 동상의 주인공은 생탁 사장 중 한 명이다. 생탁은 현재 노동자들이 1년 넘게 파업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한 분이 고공농성 중이다. 동상의 주인공은 부산대에 300억을 기부했다. 한국에서 개인 기부로는 최대 금액이라고 한다. 부산대가 그에 대한 보답으로 동상을 만들어준 거 같다. 300억이 큰 돈이긴 하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동상은 너무 과한 거 같다. 돈만 주면 살아있는 사람도 동상을 세워줄 수 있는 걸까? 그것도 학교의 중심이랄 수 있는 대학본부 앞에. 그렇다면 이건 ‘동상’이 아니라 ‘돈상’이다. 동상의 주인공이 사장으로 있는 생탁은 한 달에 한 번 쉬게 하고 연차 휴가를 보장하지 않는 등 노동자를 착취한 전력이 있는 회사다. 그렇다면 동상의 주인공이 기부한 돈에는 생탁 노동자를 착취한 결과물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부산대가 이런 돈을 기부 받아 동상을 세워주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걸까? 생탁노동자들은 현재 이 동상 앞에서 일인시위 중이다. 동상의 주인공이 기부한 돈이 생탁노동자를 착취해서 벌어들인 돈이고 또 현재 동상의 주인공이 협상을 가로막는 장본인 중 하나라고 주장하며 동상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동상 아래 주인공을 소개하는 글이 써 있는데 그 글을 보고 또 한번 놀랬다. 너무나 찬양적인 문구에 여기가 대학인지 한반도 북쪽 어딘가인지 순간 헷갈렸다. 과연 대학이 돈 앞에서 이렇게 숭배적인 태도를 보여도 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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