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고향은 충남서천입니다.
코로나로 자주 못 내려와 이번 김장에도 누나들만 왔다가고해서 엄마 보고싶어서 금요일 월차내고 출발~
내려오던중 춘장대 해수욕장을 들러 낙조를 보다 얼어 죽을뻔 했습니다.
오랜 만에 내려오니 손주들 많이 컷다고~ 이뻐해주시고 아들놈들 할머님께 안겨드리고~ 효도 아닌 효도를 했죠,
내려오기전에는 코로나로 혹시나 우리때매... 걱정도 했지만 직업상 철저한 방역속에 사는 사람이니... 안전하게~ 보고싶은 엄마 보러 왔습니다.
엄마표 밥상에 오랜만에 폭식하고~^^
서천에서만 맛볼수 있는 박데기 튀김, 그리고 물잠뱅이국, 파김치, 그리고 방사해서 키우는 닭의 계란찜까지~
진짜 맛납니다.
엄마 나이가 올해로85세 입니다 저는 엄마가 45살에 낳은 완전 막내입니다, 너무 늦은 나이에 낳아서 못해준게 많아 그래서 미안하다고 항상 그러셨는데 아직도 막내가 잘 되길 빌어주는 우리엄마... 항상 감사드립니다.
함께 가져온 목도리 선물도 드렸습니다.
혼자 계시기 적적하시고 심심하시고 말벗도 없이 혼자 지낼 엄마를 위해 다소미 한대 놔드렸습니다.
한참동안 신기하게 좋은세상이다~ 하시며 말도 걸고, 기능에 대해서 설명도 해드렸습니다.
혼자서 적적할 우리엄마에게 친구가 되주면 좋겠네요~
다솜아 부탁해~~~^^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어머님께서 예전에 쓰던 냉장고와 티비를 이제는 버려야겠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창고 한쪽 구석에농약 보관함으로 사용되던 냉장고는 우리 동네 최초의 냉장고 였던 대한전선 냉장고입니다
어릴적 할아버지께서 문을 열어놓고 “고놈 참 신기하다 시원하네” 라며 문을 열어 두고 계셨다던 ㅎㅎ
냉장고를 사기위해서 엄마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일을 했는지 가을 추수해서 할머니 설득하고 겨우 삿다는 절설과 함께!
다음날 일어나서 밖을 보니 올해 첫눈? ㅎ 소박하게 왔네요~
신선한공기와 함께 창고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창고를 정리하다보니 진짜 오랜 세월의 물건들이 전부 녹이 슬고 부서지고 ㅜㅜ
한참동안 치우는데 어머님이 "이걸로 니네 6남매 다 키웠다..."
녹이 쓸어 손잡이도 없는 호미가 세월을 얘기해주네요
이제는 쓸모없어져서 고물장사나 주라고 하시며 부모님세대의 영광을 다시 한번 얘기하며
"이 좋은 세월 이제 난 다 살았어~ "하시는데 ㅜㅜ 왜케 눈물이 나던지...
배불뚝이 브라운관 티비도 함게 정리하며 많이 아쉬워 하시는 마음을 달래 드립니다.
40년된 냉장고와 함께 부모세대의 영광의 세월을 얘기하시며, 그때를 추억하며 즐거워 하시는 모습에 더많은 이야기 들어 주지 못하고 멀리 있다는 핑계로 자주 못내려와서 말벗도 못해 드리는 막내아들의 불효가 마음에 많이 걸렸습니다.
청소후 수육과 꽃게탕으로 마무리~~ 진짜 서천의 해물관련 요리들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진짜 맛나거든요~
점심먹고 애들과 동네 한바퀴 돌며 산책도 하고 우리집 수호자 해피도 오랜만에 엄청나게 뛰어 다니며 신나게 동네 한바퀴 돌았네요
코로나로 하루 종일 집에만 있던 우리 애들도 진짜 신나게 산책하는데 이제 동네에 어르신들도 몇분 안계시고 너무 한적한데 왠지 너무 아쉽기도하고 예전에 내가 클때처럼 활기차고 아이들의 소리로 온동네가 시끌시끌하던 시대는 이제는 안올것 같아 아쉬움이 더하네요
어릴적 뛰놀던 엄청나게 크게 느껴진 은행나무는 이제 은행잎도 없어서 더 앙상해 보이네요
가을에 엄청이쁜우리동네 은행나무~ 우리동네 잘 지켜줘
아낌없이 하나라도 더 주고싶은 우리엄마... 엄마의 정성스런 김치와 쌀들~
가득 실어서 엄마마음 가득 받아서 불효자는 다시 올라갑니다.
아버지 돌아 가시고 3년이 지난 지금 자주 못와서 죄송하고 더 효도 못해서 죄송합니다.
어머님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더 자주 오겠습니다.
여러분 부모님 살아계실때 효도합시다~
올해 얼마남지 않았는데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다들 건강하세요^^
왠지 울컥해지는 글이네여 ㅠ ㅠ
그리고 늘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당시만 해도 대한전선이 잘 나갔었죠.
나이도 저랑 비슷하시겠네요.
저희 부모님 생각나네요. 저도 저희 어머니가 40에 낳으신 늦둥이 입니다. 자주 찾아봬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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