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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한밤 중 서울 도심에서 속도 경쟁을 벌이던 30대 운전자가 추월하려던 차량을 중앙선 너머로 밀어내, 마주오던 차량과 정면 충돌하게 만들었다.

이 사고로 정면 충돌한 두 차량의 운전자가 모두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지난 달 20일 밤 11시 55분쯤 서울 강남구 동호대교 남단 압구정고가에서 김모(32) 씨가 운전하던 K5 승용차가 중앙선을 가로지른 뒤 마주오던 카니발 차량과 정면 충돌했다.



김 씨의 바로 옆 차로에서 속도 경쟁을 하던 벤츠 운전자 박모(31) 씨가 김 씨의 추월을 막으려다 김 씨의 차량을 중앙선 너머로 밀어낸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압구정고가 1, 2차로를 K5와 벤츠 승용차가 시속 120km 고속으로 질주하면서 속도 경쟁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1차로에 있던 K5가 2차로로 끼어들려고 하면 벤츠가 더 속도를 내는 식으로 서로 속도경쟁을 벌였다"며 "오른쪽으로 휘어진 도로에서 직진하려던 박 씨의 벤츠 뒤편이 K5 조수석 부분과 맞물리면서 K5가 중앙선을 넘어갔다"고 말했다.

시속 120~130km로 달리다 중앙선을 넘게 된 K5 차량은 마주오던 카니발 차량과 피할 틈도 없이 정면 충돌했다.

이 사고로 K5 운전자 김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카니발 운전자 허모(32) 씨도 사고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사고 직후 벤츠 운전자 박 씨는 자신이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으면서도 "K5 운전자 김 씨가 진로 변경을 하려다 사고가 났다"며 "나 또한 피해자"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와 사고 현장 CCTV 등을 분석하고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 박 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결국 범행을 시인한 박 씨는 "장난삼아 했던 것이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질 줄 몰랐다"며 "무엇보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후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일 교통사고 원인을 제공한 벤츠 운전자 박 씨를 교통사고 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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