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 엠블럼부터 도어 볼트까지 '올 블랙'…황동 지-매트릭스 가니쉬 눈길
에르고 시트·2열 모니터 등 고급사양 기본장착…3.5 터보 48V 단일 파워트레인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검은색 연구의 대가'로 꼽히는 존 하비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학교수는 저서 '블랙패션의 문화사'에서 "검은색의 역사는 인간의 공포를 조금씩 점령해 나간 역사"라고 표현했다.
원초적 어둠의 공포 등 부정적 뉘앙스 위주였던 검은색은 점차 문화예술과 일상 속으로 스며들며 세련미와 고귀함, 엄숙함 등 무게감 있는 긍정적 이미지로 다가왔다.
제네시스 G90 블랙
[촬영 임성호]
검은색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고급감을 극대화해 선보인 디자인 콘셉트에도 차용됐다. 이 콘셉트가 처음 적용된 모델이 플래그십 세단 G90의 최상위 트림 '제네시스 G90 블랙'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 앞에서 만난 G90 블랙은 기존 G90의 웅장한 크기를 유지하며 칠흑 같은 어둠의 무게를 더했다.
전면부 제네시스 윙 엠블럼과 라디에이터 그릴 등은 모두 다크 메탈릭 소재로 바뀌었다. MLA(Micro Lens Array) 기술이 적용된 헤드램프도 빛이 반사되는 부분은 최소화해 최대한 검정빛을 띠도록 했다.
제네시스 G90 블랙 측면
[촬영 임성호]
검은색이지만 지나치게 무겁거나 칙칙한 느낌은 아니었다. 제네시스 블랙 전용 '비크 블랙' 색상이 적용된 외장은 맑게 반짝였다. 일반적으로 도료에 쓰이는 펄이 아닌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유리 안료를 사용해 빛 반사 효과를 높이면서 우아함과 품격을 강조했다고 한다.
바퀴 역시 전용 다크 스퍼터링 휠과 플로팅 휠 캡, 휠을 고정하는 너트와 브레이크 캘리퍼(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장치) 등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마감됐다.
후면부에서는 검은색에 걸맞은 절제미가 느껴졌다. 다크 메탈릭으로 변경된 'GENESIS' 레터링 엠블럼 외에는 차명 'G90'과 사륜구동임을 나타내는 '4WD' 엠블럼을 모두 없애 한결 정돈된 느낌이었다.
제네시스 G90 블랙(위)와 기존 G90 후면 비교
[촬영 임성호]
문을 열고 둘러본 실내에서는 블랙 인테리어의 차별화된 우아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검정 세미 애닐린 가죽 퀼팅 시트와 스티어링휠, 공조기, 창문 조작 버튼 등 눈에 띄는 모든 소재가 검은색으로 처리됐다. 도어 볼트마저 검었다.
가죽,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서로 다른 재질의 여러 요소가 흘러들어온 빛을 받아 비슷한 톤으로 빛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G90 블랙 실내
[촬영 임성호]
G90 블랙 가죽 퀼팅 시트
[촬영 임성호]
유독 검은색이 아닌 부분이 눈에 띄었다.
도어에 장착된 황동색의 지-매트릭스 패턴과 나뭇결로 마감된 가니쉬다. 고가구의 경첩이나 모서리 장식 등에 쓰이는 두석 공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다. 오래 머물 경우 자칫 답답하게 다가올 수 있는 검정빛 실내에 포인트를 주며 고급감을 더했다.
G90 도어 가니쉬
[촬영 임성호]
G90 블랙을 타고 서울 시내 약 50㎞를 달렸다.
엔진과 노면 소음, 진동을 거의 체감할 수 없었다. 23개 스피커로 구성된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으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니 잠시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고요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회장님 차'로 유명한 G90인 만큼 동승자를 뒤에 태우고 뒷자리 승차감을 높이는 '쇼퍼 모드'로 드라이브 모드를 바꿨다.
동승자는 "승차감 자체가 좋은 데다, 블랙 인테리어 덕에 더 차분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G90 2열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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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는 에르고 릴랙싱 시트에 전동식 모니터, 프라이버시 글라스 등 안락한 탑승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최고급 트림인 G90 블랙은 파노라마 선루프, 빌트인 캠, 차량 보호필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급 사양을 기본 장착했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단일 구성이다.
sh@yna.co.kr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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