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소형 트럭 시장 ①
디젤 퇴출과 전기·LPG 시대로
디젤 감소분 LPG트럭으로…1분기 2만 5,000대 훌쩍
연료별 점유율 LPG 77.3%, 전기 12.9%, 디젤 9.8%
2026년 캡오버형 현대 포터·기아 봉고 단종 가능성
디젤트럭의 단종 이후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포터 LPG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디젤(경유) 트럭은 올해 1분기 동안 현대자동차 포터 1,380대, 기아 봉고 1,820대 등 총 3,200대가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1월에 총 2,559대가 판매됐으나 2월에는 384대로 85% 급락했다. 3월 들어서는 257대로 더욱 줄어들면서, 1월 판매량의 1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디젤트럭 급락, LPG트럭 급상승…전기트럭은 정체
이처럼 소형 디젤트럭 시대가 저물고 있는 가운데 LPG트럭은 상대적으로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판매량을 보면 확연하다. 1월 8,509대, 2월 7,950대, 3월 8,812대로 1분기 총 2만 5,271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에만 10만 대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월 9,469대까지 합치면 올들어 판매량은 총 3만 4,740대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트럭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큰 변동없이 현상 유지되는 모양새다. 정부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보조금 규제 가능성과 관망세로 1월 74대, 2월 43대로 극히 저조하다가, 보조금 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자 3월에는 4,101대로 급상승했다.
세부적으로 2월 말에 발표된 LFP 배터리 보조금 이슈가 터지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797대, 1,192대를 판매하며 1, 2위를 기록해 국산 브랜드의 힘을 과시했다.
반면 1~2월 통틀어 1대 만을 기록했던 비야디(BYD) ‘T4K’는 깎여나간 전기차 구매 보조금만큼 할인행사를 통해 3월에 84대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 뒤로 대창모터스가 28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4월 판매량에서는 현대차 782대, 기아 608대, 비야디 29대, 대창모터스 11대, 비바모빌리티 1대 등 총 1,431대 판매가 이뤄져 3월 판매량의 35% 수준으로 급추락했다.
한편, 1분기 소형 전기트럭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가 전체 시장의 97.32%를 점유하며 압도했다.
연료별로 나눈 소형 트럭 전체 판매 점유율로는 LPG트럭이 2만 5,271대로 77.3%, 디젤트럭 3,200대로 9.8%, 전기트럭 4,218대로 12.9%를 보였다. 브랜드별로 보면 LPG트럭, 전기트럭 등 사실상 현대차·기아의 독주체제다.
4월 판매통계를 1분기에 합산할 경우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디젤트럭은 총 3,377대, LPG트럭 3만 4,740대, 전기트럭 5,649대로 총 4만 3,766대로 집계됐다. 점유율에서 LPG트럭이 79.38%를 보이며 2.8%p 상승한 반면 디젤은 7.72%로 2.08%p 하락됐다. 디젤트럭의 하락율이 LPG트럭으로 고스란히 반영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소형 트럭 전체 판매 점유율 1위는 LPG 트럭이다. 기아 봉고3 LPG
잘 나가는 ‘LPG’, 힘겨운 ‘전기’…“그 격차는 주행거리와 인프라”
‘디젤트럭의 엔딩’으로 LPG와 전기트럭으로 구매자가 분산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LPG트럭의 압도적인 격차 속 질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PG트럭의 예상 밖 점유율 상승은 ‘힘없는 LPG’라는 오명을 씻어 낸 데에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것도 하나의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LPG트럭은 현재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3 차량만 판매되고 있는데 이들 차량에는 2.5리터 터보 LPG직분사(LPDi) 엔진이 탑재돼 기존 디젤트럭 135마력보다 18% 높은 159마력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최대토크 또한 30.0 kgf·m으로 디젤트럭과 동일한 수준이라 ‘힘이 떨어진다’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주행거리도 우수하다. 차량 후면 하부에 장착된 94리터(ℓ) 도넛형 연료탱크에는 최대 75리터 충전이 가능해 최대 주행거리는 오토매틱은 488km, 수동은 525km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전국 2,000여 곳의 LPG충전 인프라는 소비자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경제성 또한 LPG 연료가격은 디젤의 61% 수준이다. 전기트럭의 경우 기아 봉고3 ev는 58.8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135kW 최고출력에 395Nm 최대토크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11km이다.
1회 충전 시 211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아 봉고3 EV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은 최고출력 135kW, 395Nm 최대토크에 58.8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11km로 전반적으로 기아 봉고3 ev와 동일하다.
새로 출시된 현대차의 목적기반 전기상용차 ST1은 76.1kWh급 리튬이온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317km 주행이 가능하다. 모터의 최고출력은 160kW이며 최대토크는 35.7kg·m(350Nm)를 발휘한다.
전체 판매순위 3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비야디 T4K는 82kWh LFP 배터리로 용량이 크지만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는 246km로 월등한 수준은 아니다. 최고출력은 140kW, 최대토크는 33.7 kg·m(330Nm)이다.
현재 전기트럭의 주행거리는 최소 211km에서 최대 317km로 LPG트럭의 최소 43%에서 최대 60% 수준이다. 수치상으로 LPG트럭이 서울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다면 전기트럭은 중간에 반드시 1회 이상은 충전을 위해 정차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주행거리에서 오는 간극은 좁히기 어려워 보인다.
1톤 트럭 시장에서 단종된 현대자동차 포터 디젤 모델.
포터와 봉고 2026년 단종은 기정사실?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오는 2026년 총중량 3.5톤 이하인 포터 LPG모델과 봉고 LPG모델 모두 단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LPG가 디젤보다 탄소배출이 적지만 결국 내연기관 차량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추돌 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없어 안전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2027년 4월부터는 자동차 안전성 관련 법규에 따라 전방 충돌 안전성 테스트가 실시되면서 캡오버형(엔진이 운전자 아래 위치)인 현재의 포터와 봉고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향후 현대는 ST1, 기아는 PBV 전기상용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포터 후속 모델로 지난 2007년에 단종된 리베로 트럭과 같은 세미보닛형(엔진이 운전자 앞쪽에 위치) 트럭을 부활시킬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1톤 트럭 리베로는 143마력의 디젤차량으로 승차감도 호평을 받았지만, 적재량 부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포터가 단종될 것을 대비하고 운전자 안전문제 등의 해결 가능한 리베로와 같은 세미보닛 타입의 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세미보닛 타입의 트럭에 LPG를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두고봐야할 상황이다. 다만 지속가능성이 추측되고 있는 것은 현대위아 서산공장에 제2생산시설을 준공하고 1톤 LPG전용 터보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2026년 단종되는 차량에 들어갈 엔진을 위해 새로운 생산공장을 만들었다는 것이 상식적이지는 않다.
앞으로 2년 후 포터와 봉고의 단종 소식은 달갑지 않은 실정이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소형 전기트럭은 소상공인들이 구입하고 운용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김강면 대한LPG협회 이사는 “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짧아 농촌과 도심 주행에는 용의할 수 있으나 주행거리를 길게 다니는 소상공인의 경우 LPG 차량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LPG트럭의 단종은 경제적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이사는 전기차가 주행거리를 올렸을 때 차량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냐하는 문제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전기충전 요금과 LPG의 단가 차이가 향후 구매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 가격 안정화란 현재 전기차 구매 시 국고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으나 향후 유럽과 같이 보조금 폐지로 돌아설 경우 가격경쟁력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 된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 방향 설정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기 트럭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LPG트럭에 대한 지원중단과 규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는 “전기와 LPG 시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전기차 활성화 초기 단계에서는 LPG도 역할을 할 수 있게 보조금을 완전 삭감보다 조금 줄여서라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면서 “1톤 LPG트럭이 향후에도 계속 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동차도 2035년이면 내연기관은 퇴출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징검다리 역할을 해서 LPG차량이 디젤보다는 청정하니까 전기차가 가격도 안정되고 불편이 없을 때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방안을 고려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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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호 기자 cjh@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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