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소형 트럭 시장②
목적기반 전기상용차와 LPG트럭
‘전기’ 기반 포터와 봉고 모두 단종될 듯
현대차는 ST1, 기아는 PBV로 완전 대체
포터 LPG → 리베로형 LPG로 전환·개발 중
봉고 LPG → 1톤은 단종, 1.2톤은 생산 유지
캡오버형 사실상 퇴출 → 세미보닛형 시대로
향후 소형 트럭 시장을 이끌 목적기반 전기상용차의 모습. 기아 PBV
국내 소형 트럭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충돌사고 시 안전에 강한 ‘세미보닛형’(엔진이 운전자 앞쪽에 위치)의 목적기반 전기상용차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비지니스 플랫폼 ST1(Servise Type 1)을 출시했다. ST1은 현대차 승합 스타리아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여 탄생한 전기상용차로, 우선적으로 ST1 카고와 냉동 카고를 선보였다.
ST1은 섀시캡(Chassis-Cab)을 기반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여러 형태를 갖춘다. 이용자의 목적에 따라 택배차, 응급차, 캠핑카, 이동식 스마트 팜 등으로 구조변경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포터의 특장 기능 상당 부분을 흡수한다고 보면 된다.
기아는 올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전자박람회(CES 2024)에서 전기를 기반으로 한 목적기반상용차(PBV/Purpose Built Vehicle) 라인업을 최초로 공개했다. 박람회에서 기아는 오는 2025년 브랜드 첫 PBV이자 중형 모델인 PV5를 출시하고 PBV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 기아는 2025년에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PV5를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더불어 기아는 PBV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대형 PBV인 PV7도 2027년께 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형 PBV인 PV1도 순차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ST1과 기아 PBV가 현재 캡오버형(엔진이 운전자 아래 위치)의 1톤 트럭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의 후속 모델이냐 아니냐에 대한 입장이 분분해지고 있다. 이에 <상용차정보>는 현대차의 현재 입장과 상용차 시장에서 흘러 나오는 얘기들을 종합해 문답 형식으로 풀어본다.
ST1 출시로 ‘포터 일렉트릭’은 단종되나? 단종된다면 그 시기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 단종된다면 그 시기는 2026년 말로 특장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전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전해진 바로는 ①소형 전기트럭은 ST1으로 가고 ②현재의 총중량 3.5톤 이하 포터 LPG는 과거 포터와 함께 운용됐던 리베로 타입의 소형 LPG트럭으로 개발, 이원화할 것으로 보인다. 리베로는 스타리아의 이전 모델인 스타렉스 플랫폼으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생산하다가 단종된 세미보닛형 1톤 트럭이다.
현대자동차의 ST1
2026년 말 포터 일렉트릭의 단종 예상은 총중량 3.5톤 이하(적재중량 기준 1톤급 이하) 소형 화물차의 충돌사고 안전성 기준 때문이다. 이 기준은 2027년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그 동안 3.5톤 이하 소형 화물차는 자동차 안전기준에 규정된 각종 충돌시험에서 면제되어 왔다. 영세 운송업자들의 생계수단이라는 명목하에 충돌시험을 제외했지만 안전성 확보 필요성에 대한 지적은 끊이질 않아왔다.
그러나 ST1 출시 이후 포터 일렉트릭의 단종 여부와 관련, 현대차는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관계자는 “ST1은 섀시캡 기반의 밴 모델로 포터 일렉트릭과는 완전히 다른 자동차”라며, “현재로서는 포터 일렉트릭을 단종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ST1 라인업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애초부터 ‘단종할 계획’이라고 발표 할 경우, 포터 일렉트릭의 생산과 판매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대차 대응은 지난 2019년 준대형 트럭 파비스(PAVIS) 출시 당시 “파비스가 중형 트럭인 메가트럭을 대체할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에 대해, 단종 계획을 극구 부인하다가 결국은 단종시킨 사례를 연상케한다.
PBV 공개와 출시 일정을 밝힌, 기아 봉고의 경우는 어떤가.
현재 기아는 지난해 디젤 봉고 트럭 단종 후, 현재는 봉고 ev와 봉고 LPG 라인업으로 소형 트럭을 운용하고 있다. PBV가 본격 출시(2027년)되기 직전인 2026년도에 충돌사고 안전성에 취약한 캡오버형의 봉고 ev와 봉고 LPG 모두 단종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적재중량 1.2톤, 현재 기준의 스펙에 중량을 다소 보강한 총중량 3.5톤 이상으로, 봉고 LPG는 그대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충돌사고 안전성 기준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아 소형 상용차 운용 방식을 종합해 보면, 캡오버형의 총중량 3.5톤 이하 봉고 ev와 봉고 LPG는 2026년 말 경에 단종하고, 그 이후에는 다목적 소형 전기상용차와 1.2톤 봉고 LPG로 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기아 소형 트럭 섀시를 기반으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특장차를 제작·납품 중인 A 특장사 대표는 “수십년 동안 기아 특장차만을 OEM으로 납품해 왔는데, PBV가 본격 출시되고 봉고가 단종될 경우, 2027년부터는 일거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생계형 소형 화물차 시장에 가격 인상 불가피?
현대차는 ST1을 출시하면서, 카고 모델의 시작 가격을 5,980만 원으로 공개했다. 이는 현재 포터 일렉트릭(4,395만 원)보다 무려 1,585만 원이나 더 비싼 가격이다. ST1이 배터리 용량도 더 크고, 여러 기능을 탑재한 데다 안전성도 높지만, 영세 운송업자가 선뜻 부담하기엔 높은 가격대다.
기아 PBV도 내년에 출시된다면, 현대차 ST1 가격대와 거의 비슷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그래서 현대차와 기아는 목적기반 상용차 시장은 ‘전기’를 기반으로 하여 고가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는 LPG트럭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현대차는 리베로형 LPG트럭, 기아는 1.2톤 봉고 LPG트럭이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지영 기자 yoo.j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