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브랜드의 특정 차종의 명성이 후대까지 이어져 이미지로 굳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점이 되기도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지요.
예를 들면 셀토스의 경우, 전기형 모델은 인도,중국시장용 보급형 SUV 포지션으로 출발해 내수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DCT, 부실한마감 등으로 비판을 받았고 이는 F/L 이후 리마스터 수준으로 개선되었음에도 기존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니는 것 처럼 말입니다.
이 우주명차가 세상에 나온 지도 어언 30여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때 만들어진 명성은 현재까지도 르노의 중형세단은
"르노가 비싸도 잔고장은 안 난다"
"완성도가 높다"
라는 이미지를 갖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물론 그건 닛산차 기반 SM5 2세대까지 얘기일테고,
이 양반들이 본격적으로 마수를 뻗기 시작하면서 바뀌게 되었지요.
르노가 (구)삼성자동차를 인수한 배경은 표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익히 아시는 내용들이지요. 2가지만 뽑아보자면,
1. 아시아 시장 진출
르노는 1999년 닛산과 함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라는 전략기업집단을 만듭니다. 이후 1년 뒤 삼성자동차를 매입하여 닛산과 상호 OEM, 부품회사 비스무리한 개념으로 아시아시장에서의 확장을 염두합니다. 2010년 이전까지의 르삼차들이 닛산 기반의 차량들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배경에는
마치 GM처럼 부품공통화와 플랫폼 단일화 등 철저히 수익구조에 기반한 구조단순화 덕분입니다. 또한 삼성차는 물론 출범 2년만에 IMF를 때려맞긴 했으나, 어쨌든 공장부지는 완성되었고 공장은 지금도 잘 돌아가고 있으므로 초기투자할 것도 딱히 없었습니다.
2. 중형차 or 세단 개발기지
이건 2010년대 이후 얘기인데, 르노는 기본적으로 프랑스차 답게 어디 몽마르뜨언덕 옆 마카롱가게 앞에 알박기 할만한 차들을 위주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 나라 자동차산업 자체가 한국으로 치면 중형급 이상에 세단을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본인들의 한계를 알고있고 유럽 뿐 아니라 중동/아시아 그리고 그 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대충 크게 이 2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1번 같은 경우에는 한창 쌍용이 헤까닥하던 2010년에 공격적으로 인수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적도 있지요.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매각 안 당한게 천만다행인 수준입니다.
하여튼 프랑스차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 대략 위 같은 이미지일겁니다. 소형, 해치백, 과한 디자인, 동시에 볼품없는 옵션
대충 이건 프랑스차가 못 났다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차의 개발이념이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시장과 완벽하게 상극이기 때문에 가깝습니다. 얼마나 상극이냐면 현재 르노에서 중형급 이상의 판매되는 차량은 아예 존재하질 않습니다. 애초에 프랑스 모든 자동차브랜드 중에서 지난 20년간 나왔던 F세그먼트(그랜저급) 차량은 그냥 우리가 아는 F세그먼트 차종 중에선 아예 없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중형세단을 팔긴 팝니다. SM6가 유일한데 한국시장 전용이지요. 수출명으로 팔던 탈리스만은 뒤진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르노도 한 20년 전에는 무려 준대형차를 만들긴 했는데... 문제는 그게
벨 사티스 라고 해서 길이 4.9m짜리 준대형 프리미엄 기함급 해치백 이라는
정말 대한민국 정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차급이었다는게 문제일 뿐입니다.
하여튼 르노는 세단을 뒤지게 못 만듭니다. 아니 만든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멸칭에 가까운 꼬리표지만 르삼차가 2010년대 이전에는 닛산 OEM, 이후로는 르노 세단개발부라는 얘기가 돌 정도였지요.
하여튼 벨 사티스가 뒤질때 쯤 SM5가 3세대로 돌아왔습니다.
근데 보다시피 생긴거부터 한국 정서랑 거리가 영 멀지요.
한국인이 좋아하는 세단은 기본적으로 독일형 세단입니다. 이게 뭔 말 이냐면
위 제네시스를 비롯한 현기에서 나오는 세단류와 같이 프론트 오버행이 짧고 C필러와 트렁크 루프라인이 쿠페의 형태를 띄면서도 부드럽게 내려간, 속칭 스포티하면서 역동성 있어보이는 차를 선호합니다.
반면 이때 나왔던 SM5는
당대 은색 SM5는 죠스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앞대가리가 길고 후방이 짧둥하게 튀어나온 인상을 주었습니다. 디자인에서 깎아먹고 들어갔지요. 물론 그 이전에도 SM5 늘려서 SM7 만들었다 소리를 들었지만 이때는 특히 심했습니다.
왜냐면 티아나기반 이었던 2세대와 달리 3세대의 기반은...
얘가 베이스였기 때문이죠.
외관 뿐만아니라 실내도 문제였습니다. 실내도 한국인 정서랑 전혀 달랐지요. 가령 요때 같이 나왔던 기함급인 SM7 실내를 보면
기함급인데 사슴벌레 뿔 같이 생긴 패들시프트와 가죽노브도 없이 스뎅봉이 그대로 노출된 버스 기어봉으로 대단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거 1세대 SM7이 아니라 2세대 마지막에 나온 SM7 노바 실내입니다.
이게 모두 다 기본적으로 플랫폼 단일화를 위해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프랑스식 입김이 강하게 들어간 설계였지요. 당연히 그건 한국에서 안 먹혔습니다.
물론 르노 세단들이 한국 정서에 안 맞는다는걸 보여주는 건 많습니다. 저거는 걍 보이는 부분일 뿐이고 파워트레인, 외장, 옵션 등에서 얘기가 상당히 많았지요.
그리고 에펠탑에 번개가 한번 친것인지, 르노는 2010년대 초중반부터 갑자기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는데,
현 르노코리아 그러니까 한국지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개발이 착수됩니다. 그렇게 나온게
한국시장명 SM6, 본명 탈리스만이지요.
왜 중형세단이 플래그십 세단이냐 하실 분도 계실거 같은데 위에서 설명드렸듯이 프랑스는 애초에 이 급의 차를 특히 세단을 거의 만든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얘가 나오면서 기존에 팔던 라구나(3세대 초기형 SM5의 베이스)와 래티튜드(SM5 플래티넘 수출형)를 중동시장 제외하고 단종시켜 버렸지요.
하여튼 이 차는 외관상 보았을 때, 한국인이 좋아하는건 다 때려박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많이 팔렸지요. QM3로 간신히 흑자전환하고 이제 좀 치나 싶었던 르삼에게 거의 역작이었습니다. 물론 그것도
본사의 바게트향 첨가가 이루어지면서 오래가진 못 했습니다.
처음에야 일반소비자들은 뭐 파워트레인이나 설계사상, 부품수급, 정비성, 접근성, 중고예상가를 다 재보고 사는게 아니라서 대충
SM5는 삼성의 중형세단 → SM6가 나왔다고? → SM5 보다 숫자가 높으니 더 윗급이겠다
대충 이런 이미지가 먹히게 됩니다. 마케팅의 일환이죠. 소비자가 바보가 아니라 마케팅을 잘 한겁니다. 그래서 처음에 잘 팔리다가 이미 유명해진 토션빔, S-LINK 내비 등등 온갖 문제가 터지면서 르노본사도 "아 외관만 멀쩡하면 되는게 아니구나" 를 2020년 오기 직전에 깨닫게되고 개선을 했으나 이미 늦었지요.
게다가 초기에 거의 반도체이슈 급으로 납기가 늦어졌는데, 애초에 한국이 배기량 기반으로 세금을 낸다는걸 몰랐는지 2.0 자흡만 많이 만들어놓고 정작 계약은 1.6T가 다 쓸어가서 초기 판단도 미스였습니다. 토션빔 넣고 AM링크라는 특별한 무언가처럼 얘기한 것도 결국에는 시장판단의 미스 후에 수습하려고 한 얘기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저 1.6T도 문제가 다른 경쟁모델처럼 1,598cc 이런 개념이 아니라 1,618cc라서 1600~2000cc 세금인 200원/CC가 적용되어 연간 세금이 42만600원이므로 고작 18cc 오바난거 때문에 경쟁모델의 1.6T과 20만원 차이가 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파워트레인 목록을 보시다시피 CVT, DCT 등 한국인들이 중형세단에 넣는걸 일반적으로 비선호하는 미션들도 트림에 따라 충실히 들어간 것도 백미입니다.
결국 현재의 르노코리아는
국산차 시장에서 24년 9월까지 점유율 1.6%를 기록해 실시간으로 꼴아박고 있습니다.
바로 위에 쉐보레랑도 3,000대나 차이가 나는데, 무서운 점은 쉐보레는 이미 말리부, 크루즈 단종시키고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중심으로 컨셉이 뚜렷한 콜로라도, 타호 등을 같이 팔아 이미지를 굳히며 한 실적이 저 정도라는 겁니다.
럭셔리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일반브랜드인 KGM~르노까지 다 합친거보다 많이파는건 뭐 한국 시장의 특성이 그러니까 넘어간다 치겠습니다.
그리고 저러한 본사의 삽질 와중에서도 꿋꿋하게 일단 잠깐이라도 경쟁력을 갖추고 팔렸던 기간이 있었다는 점에서
초기 이미지 구축이 마케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보여주는 대목이 되겠습니다.
뭐 최근에는 그랑 콜레오스랑 XM3 기반으로 패밀리suv시장과 젊은이들을 위한 실용성 좋은 크로스오버를 이원화해 다시 전략을 꾸리겠다는 느낌인거 같은데, SM6만 5만키로 가까이 탔다가 처분한 제 입장에서는 차가 아무리 이쁘고 옵션 좋고 그래도 서비스 접근성이나 부품수급 등에서 이미 겪은게 있어서 잘 모르겠네요...
배기량이 정확히 1618cc라 1600cc 이하의 세율이 적용되는 다른 1.6과 달리 1600~2000cc 세율이 적용됩니다;;
SM5 TCE 출시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는데 르노는 ㅈ까 하고 SM6까지 쭉 팔았죠...
배기량이 정확히 1618cc라 1600cc 이하의 세율이 적용되는 다른 1.6과 달리 1600~2000cc 세율이 적용됩니다;;
SM5 TCE 출시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는데 르노는 ㅈ까 하고 SM6까지 쭉 팔았죠...
쏘나타 1.6T는 1591cc라서 cc당 140원이 적용, 연간 28.9만원
SM6 1.6T는 1618cc라서 cc당 200원이 적용, 연간 42만원입니다
꼴랑 18cc 차이 때문에 이 사단이 났죠
제가 롓날에 후랑스 회사에 일해봤는데 후랑서 사람들 일할때 답답이 듸집니다 ㄷ ㄷ 한국기준으로 존내 일못합니다 근데 게으르고 책임감 없기까지 합니다 ㄷ ㄷ. 모든 후랑서인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제가 본 사람들은 전부 그래요 ㄷ ㄷ
제 기억상으론 저새기 출시하고 얼마 안됐을때
미쓰비시에선 사골 of 사브 중형차였던 갤랑이 단종되고 한참 지났을때였고,
르노에서 뱃지 엔지니어링 방식으로
SM6를 북미시장에 미쓰비시 갤랑으로 출시를 고려했었다가 무산된적이 있었었죠.
그게 진짜 성사됐었다면 미쓰비시는 미쓰비시대로 아주 개까였을법한..
우연히 SM6 택시를 타봤는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쌍욕을 퍼붓는지 알겠더란;
좀 오버해서 혼다 씨빅 승차감이 진짜 토나올정도로 통통튀어대는 새긴데
이새기나 그새기나 쌤쌤이더란..
어코드 캠리 사세여 ㄷ ㄷ
그런데 탈리스만 왜건은 멀티링크 아니었나요?
걍 그걸 세단에 그대로 이식하면 깔끔할텐데 대체 왜?
향 후 세단이 르노코리아에서 나온다면
지리차 베이스로 나오겠지요.
차라리 그게 더 나을법합니다.
CMF 플랫폼의 승용 사양은 토션빔 말고 없습니다
탈리스만도 에스테이트 세단 관계없이 토션빔
어쩔 수가 없는 게 현재까지 르노가 주력으로 쓰는 CMF 모듈러 플랫폼이 소형부터 중형까지 커버하는 플랫폼이긴 한데, 아무래도 소형이 주력인 플랫폼이라 얘네들이 중형 이상급에나 쓰일만한 승용 멀티링크를 따로 안 만들었습니다 (SUV는 4륜 샤프트 등이 들어가니까 멀티링크를 만들어놨습니다만 승용은 따로 멀티링크 없이 토션빔 하나로 다 때웁니다)
애초에 CMF 플랫폼으로 만든 중형차가 탈리스만 한대 뿐이라 시장성도 떨어지기도 했구요 (같은 그룹의 닛산은 중형 플랫폼으로 구형 D 플랫폼을 계속 개량해서 쓰거든요 (VQ 엔진 등의 확장성을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CMF 플랫폼은 6기통 라인업이 없어요)
그래서 같은 플랫폼의 고성능 차인 메간 RS가 경쟁차와 달리 토션빔을 쓰는 이유기도 합니다
SM5D 도 생각나네요 1.5디젤
오죽하면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서민5호는 한대도 없다는 말이 ㅋㅋㅋ
주변에 타는 지인있는데 볼때마다 놀리니까 놀리는 재미가 솔찬합니다.
르삼은 SM7 RE35 초창기 버젼 까지가 전성기였고 그 뒤로는ㅠ
프랑스 감성은 그나마 르노보다 푸조가 우리나라 정서에 더 가까움.
아니지 그냥 조립만 하는거구나..
부품도 비싸 부품도 없어
저때 계속 닛산쪽으로 갔으면 아직도 흉기차는 한순간에 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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