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을 걷다가 따끔한 걸 밟았다.
어? 이게 뭐지? 하고 훤한 곳에서 발바닥을 살펴보니 작은 유리조각 아닌가!
작년에 벽시계를 건 고리가 떨어져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는데, 그 파편이 어딘가에서 나온 모양이다~
유리조각을 빼내며 문득 어머니가 이 유리조각을 밟았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봤다.
어머니는 감각이 나보다 무디셔 유리가 박힌채로 더 걸으시다 아픔을 느끼실 것이다.
그러나 발바닥을 살펴봐도 투명하고 작은 유리조각을 빼내진 못하실 것이다. 눈이 안좋기 때문이다.
피가 날 정도의 유리조각이라면 병원에 가시겠지만, 1mm작은 유리나 가시가 박혔을 때 바늘로 후벼보시곤 그냥 지내실 것이다.
병원비가 아깝기 때문이다.
참고로 생활수급자인 친구는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병원에 간다고 한다. 병원비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노인들이 웬만한 고통은 그냥 집에서 삭히신다. 병원비 몇천원이 아까워서 말이다.
밥한끼 음료수한잔만 먹어도 만원이 훌쩍 넘는데, 돈만원을 아끼려고 가시와 유리가 박힌채로 사시는 부모님들...
어린이가 엄마의 도움을 필요로 하듯, 노인도 자식의 도움이 필요하다.
노인이 눈이 안보이고 귀가 안들리고 걷기가 불편하면 생활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들이 눈이 되어주고 딸이 귀가 되어주고 며느리가 다리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렸으니 요양원에 보낸다는 말이 있다.
얼핏 들으면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니 요양원으로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입은 비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해야한다!
전국에 요양원에 입소한 어르신 중에 치매노인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럼 그 많은 노인들은 치매도 아닌데, 왜 들어왔을까?
국가에서 전문간병인이 더 잘 관리해주는데 왜 자식이 사서 고생이냐며 빈정대기도 한다.
그럼, 멀쩡히 건강하신 노부모님을 홀로 놔두는, 대부분의 40대들은 왜 자기 부모님을 안모시는가?
그것은 귀찮기 때문이다.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고 매일마다 챙겨드리기 싫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들끼리만 편하게 살고싶어서다!
요즘 오후에 유치원, 초등학교 앞은 고급 자가용으로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자기 아이를 안전하게 모셔가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노인정이나 데이케어센타에 자식들이 자가용을 대절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우리사회는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그러나 정작,
내 부모 발에 유리가시가 박힌채로 살게 놔두면서 무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단 말인가?
부모가 빈털터리면 안보지만 재산이 많은 부모는
무조건 잘하더라구요
슬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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