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회사는 광고 이벤트회사입니다.
코로나 19로 집합 금지와 각종 규제로 1년 6개월 째 당사는 자본 잠식 상태로 버티고 있는 회사입니다.
대표의 사재를 털어 직원이 순차적으로 유급 휴직을 하며 버티고있으며 좋은 대표님 덕에 큰 눈치 살피지 않으면서
감사하게도 월급은 잘 받고있습니다.
직원들은 뭐라도 일을 찾아 해보려 악전고투하고 있고 그마저도 없으면 자발적으로 그간 바빠서 간과했던 자기 사용
컴퓨터 폴더 정리. 사무실 정리등 뭐라도 해보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지금 이 업종의 상황을 보면 내일 문을 닫는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지난 2월 L백화점 담당자가 친환경 ESG관련 제안서를 요청했고,
반가운 마음에 성실하게 사례를 분석하며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큰 기대는 안했지만 모처럼의 제안서를 열심히 쓰고 '혹시나'하는 기대로 피드백을 기다렸습니다.
담당자도 좋은 아이템이라며 성의있게 작성해 준 기획서에 고맙다는 표현을했습니다.
제안서대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여도 예상 기업마진은 10% 정도 밖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모처럼 일이라는걸 할 수 있을것이라는 기대에 직원들도 들떠있었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담당자는 당사 비용이 부족하다며 이번 제안은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고,
씁슬하게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 한 두번 있는 일도 아니고 시국이 그러하니....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4개월이 지난 어제 L백화점 다른 팀에 미팅이 있어서 매장을 둘러 보다가
숨이 '터억' 막혔습니다.
비용때문에 진행 못하겠다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우리 회사에서 만든 타이틀과 컨셉을 다 차용해서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경기가 좋을때는 차고 넘치는게 아이디어니 광고주의 무례함에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지금의 상황에서는 너무 화가납니다.
적어도 타이틀과 컨셉을 도용하겠다면 최소한의 양해와 이해를 구하고 자체적으로 진행하는게 맞지 않았을까요?
잠을 못잤습니다.
자다가 깨고.. 분하고.. 짜증나고....
아침에도 출근해서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너 그렇게 살지 말아라!"라는 충고를 해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고, 그 악의적인 방향에 싸인을 한 그 윗분들에 대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전화해서 퇴사를 각오하며 이판사판 따져볼까? 깊은 고민을했습니다.
대표님께 보고 드렸더니 깊은 한숨을 쉬며 ... '참아 보자'라고 하시는데 울컥했습니다.
무형의 지적 재산권을 악용하는 광고주들...
근거라고는 ppt자료가 전부라지만, 언제까지 이런 부당함을 밥줄이라는 이유로 참아야하는지
너무 분하고 화가 치미네요.
L기업이 살아야 우리같은 업종의 회사들도 먹고는 살겠지만,
양심없는 그 뻔뻔함과 보이지 않는 침해에 화가납니다.
끝으로
그 담당자와 그 결재라인이 보배드림 회원이기를 바라며 몇 자 적습니다.
제발......... 상생이라는 단어를 무개념으로 활용하지 말기를 바라며,
되지도 않는 희망고문으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사는 사람들을 기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떤 기분이실지 너무 잘 알기에 마음이 참 착잡하네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데..
그런 기업으 바라보며 살아야하는 이 현실이 슬프네요. ㅠㅠ
위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힘내시죠 동종업계님
올해 연말까지 보고있었는데.. 델타때문에 침울합니다.
버텨 보겠습니다.
그리고 cooluck님과 같은 업종의 모든 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도용한 아이디어로 하다니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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