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때가 20여년전, 내나이 20대 초반에 한창 호기심많고 전방 100미터 앞에서도 아가씨의 향기를 맡을 수 있던 시절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듯 나역시 한명회 보단 압구정동을 먼저 알았다.
지금도 압구정동은 부촌이지만, 1990년대 압구정동은 대한민국 최고의 부촌이자 강남에서도 가장 비싼 땅과 집이 있는 전국민이 자면서도 압구정동에 사는 꿈을 꾼다는 천국과도 같은 곳으로 대중매체에 그려졌다.
그 압구정동이 조선시대 한명회의 호(별명)에서 유래됐다는 사실은 뒤늦게 알고나서, 한국 지존의 마을을 설립한 압구정을 꼭 순례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던차에,
2000년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엘 잠입, 찬란한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였다!
저기, 말씀 좀 묻겠는데요~ 이근처 압구정이라는 정자가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몰랐다!
지나가는 열명한테 물어봐도 아무도 몰랐다~
이상했다?
한명회가 지은 압구정 이라는 정자가 지금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자리에 있었다고 하는데,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각자 관심사가 다르고 기호나 취미가 달라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은 미쳤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과 환경이 다르다 손 치더라도 어떻게 압구정에 사는 주민이 압구정을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도 압구정을 모른다면, 하물며 강남구민중 압구정의 유래와 터를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가?
단언컨데/ 압구정동민 99%가 압구정 정자의 위치를 모른다.
뭐~ 그깟 역사와 지명유래까지 꼭 알아야 되나?
자기 마을이름이다!
우리동네 이름이 무슨뜻인지도 모른채 살수있단 말인가?
외지인이 그 고장의 유명한 문화재나 명승고적을 공부, 구경하러 왔을때 바로 자기집옆에 있는 유적이 뭔지 모른다?
내가 시골 촌 무지랭이였다면 이해라도 하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주민이다 !
바뻐서 모를 수도 있다?
그렇게 바쁜 사람이 매일 한두시간씩 TV오락프로는 볼 것이다.
그 오락방송에선 무슨 수다를 그리 재밌게 떨고 있을까?
자기 조부모와 외조부모 이름도 모르고, 가까운 곳에 어떤 문화재가 있는지 관심도 없고, 자기가 다닌 학교이름의 뜻도 모른채로 졸업을 했고, 어릴때부터 매일 보는것에 단한번도 왜?라는 의문을 가져본 적도 없고 !
사람이 그렇게 막산다면, 들짐승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이 신기하고도 기막힌 경험담을
압구정동 강남구 커뮤니티에 글을 쓰면 도리어 내게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며 엄청나게 욕을 하고, 삭제와 이용정지를 당한다.
물론 말이나 글은 보기 좋고 듣기 좋은 글을 써야 한다.
사물의 나쁜면보다는 좋은 점을, 사람의 단점이나 치부를 들추는 일도 삼가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지적을 듣기싫다, 불쾌하다는 이유로 무시, 배척해버린다면 그 사람이나 단체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많은 시민들의 뜻이 가장 옳다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 뜻이지만,
나는 그말을 믿지 않는다.
자기가 사는 동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매일 밤마다 TV속 유재석 송은이의 수다에 자지러져라~ 웃어대는 사람들을 결코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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