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중국 심천에 와있는데, 베스트 글에 장님 아빠 얘기도있고 술도 한잔 한김에 옛날 얘기 해봅니다.
재미는 없어요!
군대 전역하고 23살에 혼자 배타고 중국 단둥에서 선양 연길 백두산 방천 북경 남경 제남 상해 계림 양쑤오 장가계 따리 운남 난주 청해를 거쳐 티벳 네팔 인도까지 육로로 배낭 여행했었습니다.
16년전쯤이네요.
지금과는 다르게 그 당시는 중국기차를 타면 양도타고 닭도타고 했었죠
화장실도 문짝이없어서 생판남인 사람과 마주보고 응가도 하고, 그중에 독일처자 응가장면을 라이브로 볼 기회도 있었죠.
물가도 엄청싸서 서부쪽엔 쌀국수가 우리돈 150원 정도했고 민박집도 7000원에 하루 3끼 주던 시절이었습니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티벳라싸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간체에 아침에 내렸습니다.
내리니 라싸에서 같은 숙소에 묵었던 유럽 아줌마와 아줌마 칭구인 프랑스 대머리 아자씨가 동시간에 도착한 다른 버스에서 내리더라구요.
셋이서 같이 숙소를잡고 아침 먹으러 갔습니다.
가는 길목에 식당옆에서 아침부터 애들이 축구공으로 놀고 있었고 구석탱이에 남매로 보이는 꾀죄죄한 애 둘이 축구하는 애들을 부러운 듯이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머 그럭가보다 하고 무시하고 식당안으로 들어갔죠
유럽 아줌마는 가지볶음 인가를 시키고 전 볶음밥, 프랑스 아자씨는 물고기찜 비스무리한걸 시켰습니다.
음식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좀전의 그 꾀죄죄한 남매가 쭈뼛쭈뼛 식당문을 열고 들어 왔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외국인 상대로 식당에서 구걸하는 애들이 중국에 많았습니다.
대충봐도 구걸하러 오는구나 싶어서 속에서 짜증이 확났죠!
근데 주인 양반이 그 애들이 들어오는걸 막고 막 화를 내며 쫒아내더라구요.
귀찮게 거절안해도되니 속으로 내심 기뻤죠!
주인냥반 빠이팅~~
음식이 나와서 다 먹고 셋이서 얘기를하는데 주인 양반이 다 먹은 거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다 먹었다고하니 식당 밖에 서 있던 그 남매를 부르는 겁니다.
속으로 머지?? 이러고 있는데 자세히보니 여동생 목에 컵모양의 그릇을 줄로 연결하여 걸고 있는겁니다.
그 그릇에 우리가 먹다 남은 음식을 주인 양반이 그 그릇에 쏟아 주더라구요.
아~~ 쟤네들 우리한테 구걸하러 온게아니라 집에 개 가져다 줄려고 음식 받으러 온거구나 싶어서 약간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남매가 나가고 조금 얘기하다가 숙소로 돌아갈려고 식당밖으로 나셨는데, 애들은 여전히 공놀이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리고 아까 남매가 있던 구석을 쳐다 봤는데 정말 내자신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수가 없었습니다.
그 구석에서 여자애가 세상 가장맛있는 음식인냥 물고기 뼈다귀를 그릇에서 꺼내서 쪽쪽 빨고 있는겁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던 적이 없네요
애들한테 밥이라도 사주고 싶어서 갈려는데 유럽 아줌마가 그냥 가자고 하더라구요
쟤들한테 동정심으로 밥사주면 진짜 거지가 된다고.. 영어가 짧아서 대충 알아 듣은바로는 그렇게 말한거 같습니다.
안떨어지는 발걸음으로 숙소에 돌아 오기는 했는데,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그 일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어른들이야 다 컸으니 어찌어찌해서 먹겠지만...
아이들은 어른 누군가가 가져다 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굶기 일수죠...ㅜㅜ
"기브미 원달라~"
하던 장면이 생각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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