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착한 여자가 천국에 간다면 잡년은 어디든 간다” 서울 명동 카페 ‘마리’ 에서 잡년 행진을 준비하는 이들이 현수막을 들고있다. 사진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잡년’은 금색으로 칠할까?”
다섯명 언니들이 무지개 천에 스프레이를 칙칙 뿌렸다. ‘잡년은 어디든 간다’라고 쓴 현수막이 뚝딱 만들어졌다. 이 사람들. 원래 알던 사람들이 아니다. 트위터에서 봤다며 쭈뼛쭈뼛 문을 열고 들어온 마포 라디오 엔지니어, 동양 철학을 공부해서 이런 곳에 나온 걸 알면 큰일난다는 뿔테 안경 낀 연구원, 연극 배우, 모르는 사람, 또 모르는 사람…. 난생 처음 만난 사람들이 토요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잡년행진’을 준비하기 위해 수요일밤 서울 명동 카페 ‘마리’에 모였다.
잡년 행진은 세계적으로 번지는 성평등 시위다. 지난 1월 캐나다 한 경찰관이 “성폭행을 막기 위해선 여성들이 매춘부(slut) 같은 야한 옷차림을 피해야 한다”고 대학 강연에서 말했는데 그 한 마디가 ‘잡년 행진’의 불씨가 됐다. “어떤 옷을 입든, 누구도 내 몸을 건드릴 권리가 없다!” 미국 보스턴에서, 영국 런던에서, 호주 시드니에서 속옷 차림을 한 채 수백명이 거리서 소리쳤다.
» “인사는 간단히, 바로 작업 시작” 서로가 낯선 사람들이 인사도 생략한 채 잡년행진 플래카드를 만들고 있다. 사진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한국 말로 거침없이 번역해 ‘잡년’행진 이다. 트위터의 ‘도둑괭이’가 “리트윗 20개 넘으면 우리도 합시다!” 먼저 날렸다. 동의한다는 멘션이 쏟아졌다. 준비단 8명이 지난 달 한 부침개 집에서 모였다. 죽이 척척 맞았다. “캐나다는 ‘잡년’이란 말 한 마디가 불씨가 됐는데, 우린 지하철에서 성추행당해도 여자 탓이라잖아요.”“정숙지 못하게 입었다고?” “예, 한 순간의 욕정을 이기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면서… ”
잡년 행진 공식 트위터로 공격적인 멘션이 날아왔다. “잡년? 누구 좋으라고 야한 옷입고 걸어다니나.” ‘품위있는 시위를 하라’는 걱정도 보태졌다. “남성들의 판타지에 소모되는 일이 될 뿐” “‘잡년’이란 말에 거부감부터 든다” 모두가 여성학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아니었고, 회의 때마다 고민을 거듭했다. “심한 욕설은 일단 넘겨버려요. 사실 한 번 행진하는 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생각하지 않아요. 근데 자각을 하고 경종을 울리는 정도. 그럴 시기가 지금인 것 같아요.”(트위터 ‘아르미깡’)
잡년 행진(Slut Walk)이 7월16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다. 어느새 참가하겠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옷차림이나 행실이 문제라고 지랄하는 싸가지들에게 엿 먹이고 싶다면... 광화문으로 오라!”며 “팬티가 다 보이는 미니스커트 입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동화면세점부터 덕수궁까지 걸을 뿐 아니라, 코르셋의 ‘유물’ 브래지어를 이어붙인 줄넘기도 단체로 뛰어 넘고, 댄싱퀸 노래에 맞춰 군무도 출 작정이란다.
문 밖에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토요일엔 비가 안 왔으면 좋겠네요..” “에이~ 그럼 진짜 야하게. 우하하하.” 착한 여자가 천국에 간다면 잡년은 어디든 간다는 이 사람들, 되게 씩씩하다. 아참. 옷차림은 자유.
법적으로 공연음란죄라는게 적용되는데
쌴
보기 안좋습니다.
내 딸이 빤스만 입고 돌아당기던 말던 무슨상관이냐 하면 가만있지는 않을듯
눈동자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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