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군번 동원사단 포병.
6.25 때 쓰던 155미리 똥포 운용하는 포대였음.
생긴게 똘똘하게 계산 잘하게 생겼다고 사격지휘병(FDC_계산병) 차출됨.
FDC는 FIRE DIRECTION CENTER의 줄임말로 사격지휘소를 뜻함.
자대배치 된지 얼마 안되서 전라도 장성으로(상무대) 후반기 교육까지 다녀오고 덕분에 10월 군번이라 혹한기 훈련 안감.
후반기 교육 다녀와서 넌 뭘 배우고 온거냐며 갈굼당함. (교육 시간에 잠만 쳐 잤으니 당연함 ㅋㅋㅋ)
여튼 군대는 안되는게 없어서(갈굼 당하면 다 됨) 여차저차 나중에는 견장까지 달았음.
그럼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에피소드 1
아들군번으로 들어온 녀석들 중에 상근예비역 한 녀석이 있었음.
이 녀석이 웃긴게 개념이 없음.
본인 주장 IQ가 75 정도라고 했던것 같음. 군가 못외움. 암구어 외웠다가 바로 잊어버림.
나 주말에 일직하사 근무중이었을때 ...이 녀석이 와서 PX가고 싶다고 함.
짬이 안되는 후임이 PX 가고 싶다고 와서 얘기하는것 자체가 개념이 없는 거였음.
게다가 동원사단이라 모든 병과가 사단 안에 있어서 규모가 좀 있었음. 그래서 PX 멈.
짬이 안되서 너 혼자서는 못간다. 너 데리고 갈 선임도 없다. (워낙 고문관이라 데리고 갈 선임 없음)
옆에서 듣고 있는 박중사가... 그냥 혼자 보내줘라. 뭐 별일 있겠냐. (워낙 덜 떨어져서 측은지심이 있었나 봄)
속으로 '아 ...안되는데' 하면서 어쩔수 없이 다녀오라고 함.
주말이라 일직사관에게 중간인원보고 해야 하는데, 한명이 빔.
맞음. PX 간놈이 복귀를 안함.
그날따라 뭐에 씌였는지 PX 보낸걸 잊어먹고 복귀여부를 확인 안함.
아 씨바 좆됐다...
근데 여기서 나도 무슨 생각이었는지...일직사관에게 솔직히 얘기할 자신이 없었음.
(내가 보낸것도 아닌데 ㅠㅠ)
인원 보고 시 한명 빈다고 얘기 안함. (허위보고 ㅋㅋㅋ)
인원보고 후 애들 시켜서 근처 다 디빔.
안나옴.
식은땀 나고 똥줄타는데...전화벨이 울림.
사단에서 전화 옴. 이 새끼 와서 데리고 가라함.
상황을 몰랐던 일직사관은 어리둥절.
난 이제 죽었구나...
이 미친놈이 PX를 안가고 사단 후문 바로 옆 구멍가게로 간거임.
후문 보초 서는 타부대 위병한테 잠깐 먹을거만 사가지고 온다고 사바사바했나봄.
(구멍가게가 후문에서 20미터 정도 밖에 안떨어져서 잠깐 다녀온다고 하고 다녀오는 병사들도 있다고 얘기만 들었지 나도 해본적이 없었음.)
사단 작전사령이 짚차타고 후문으로 들어오다가 도로 옆 나무 밑에서 1.5리터 탄산음료와 과자로 소풍을 즐기고 있는 녀석을 발견한 거임.(이때가 이미 PX 간다고 떠난지 3시간 정도 지난 시간이었음)
차에서 내려서 넌 뭔데 여기서 이러고 있냐 했겠지...이 미친놈이 우물쭈물 했겠지...
이 새끼 그대로 사단으로 끌려감.
여기까지만 보면 이 미친놈이랑 난 영창 갈 각이었음.
근데 다행이 사단 작전사령은 이 새끼 데리고 가서 니들이 알아서 하라고 넘겨줌.
어리둥절 일직사관 나보고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봄.
방금까지 인원보고 때 있던 놈이 왜 후문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었던거냐...
하... 씨바...어쩔수 없이 솔직하게 얘기함.
난 분명 안된다고 했다. 박중사가 보내라고 해서 어쩔수 없었다. 복귀 확인 안한건 내가 잘못했다.
최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얘기함.
일직사관......어이가 없었겠지...
또라이 상근예비역 하나 때문에 이게 뭔일인가 싶었겠지...
일직사관 관측장교 였는데... 다행이 부대 내 장교 중에는 제일 착했음.
저 새끼 또라이니까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자고 함.
나도 조심할테니 너도 저새끼 조심해라 얘기해줌...ㅋㅋㅋ
나도...다른 후임이었으면 얼차려를 주던가 했었을텐데...녀석은 몇개월만 있으면 떠나가는거라 걍 참자 생각함.
그리고 또라이라 건들면 무슨일을 벌일지 몰라 넘어간 이유가 컸음.
이때 생각하면 아직도 똥줄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남...
그런데 이 녀석 때문에 벌어졌던 사건이 또 있었으니...그날도 내가 주말 일직하사 근무일때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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