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길을 가던 중 길가에 희고 동그란 것들이 나뒹구러져 있는 걸 보았다.
차도 다니고 서둘러 가는 길에 나역시 지나쳐 지나가다가 혹시 양파나 사과가 아닐까? 호기심이 들어 어머니께 뒤에 뭐가 떨어져있으니 살펴보자고 제안했다.
눈이 안좋으신 어머니는 그마저 못보곤 가시다가 바쁜데 또 뭘 줍자는 거냐며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뒤돌아가 물건을 관찰하였는데,
흙이 뭍은 양파였다! 일부는 차바퀴로 으깨어진 것도 있었고 손으로 만져보니 상하지 않은 햇양파라는 것이다.
왜 양파가 찻길옆에 떨어져있을까?
누가 양파를 흘리고 간 건지 그리고 일찍 주워간 사람은 없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머니와 난 양파를 모두 주웠다.
우리의 추리는 이렇다!
야채를 잔뜩 실은 트럭이 양파 몇개를 흘리고 간 모양이다.
그걸 본 사람도 있었겠지만 차가 다니는 도로옆이라 위험하기도 하고, 주워갈만한 노인이라면 눈이 안좋고, 발견할만한 젊은이라면 줍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기에 아무도 주워가지 않았던 것이다.
어머니는 양파를 다듬으시며 햇양파를 잘주워왔다시며 이거 사려면 4~5000원은 줘야 한다시며 돈버셨다 하신다.
이글을 보는 젊은이라면
아니, 양파 얼마 안하는 걸 더럽게 땅에서 주워먹는단 말이냐?
나라면 어머니가 줍겠다해도 말리고 한자루 사드리겠다! 거지같은 사람아~
라며 빈정댈 수도 있겠지만,
내 예상으론 땅에 떨어진 흙뭍은 양파를 보면 98%의 노인들이 주워갈 것이다.
그건 노인들이 그만큼 어려운 시절을 살아오셨기에 근검절약이 몸에 배셨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딸들은 항상 어머니와 싸운다.
"어머니,제발 이런것좀 버리세요! 더 좋은걸로 제가 사드린다니깐요..."
왜 이런 싸움은 일어나는 것일까?
정말 어머니가 잘못한 것일까?
어머니는 TV드라마를 하루종일 보신다. 그것도 10년 지난 옛날 드라마를 보고 또 보신다.
그것은 그만큼 하루가 무료하다는 뜻이다.
하루종일 심심한 노인에게 단 몇백원어치라도 생산적인 일은 크게 가치있는 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옛날에 아들이 일하고 돌아와선 어머니가 아들의 발을 씻겨주는 모습을 보곤, 저런 세상에 불효자를 봤나? 다 늙은 노모에게 자기 발을 닦아달라니... 원~
그러자 아들은
어머니가 원하시는대로 하시게 두는게 맘이 편하실 것 같아서 사양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머니를 100% 이해할 순 없겠지만, 당신 하시는대로 그대로 두는 것이 최고의 효도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어머니가 시집올때부터 애지중지 보관해오신 옛날 미싱,뒤지,돌절구,다듬이돌을 형은 어머니 몰래 모두 버렸다~
학력,직업,지위를 갖고있는 형의 눈엔 그것이 모두 불필요한 쓰레기라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의 생각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가보다.
자꾸 눕혀놓고 때 밀어주시네영*.*;;
혼자 씻고 있으모
자꾸 욕실 들와가 등 밀어주고 했심더
그기 어무이라예
촤하하하하
상추도 심으시고 좋아하심
저 말고도 여러분들이 지켜보고 있어요.
어머님들이 그렇게 하셔서 자식들 키우셧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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