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페롱메냐 입니다.
독일 뮌헨에 그.... 모터공장이라는 이름 붙은 회사에서 자동차디자이너로 7월부터 일을 시작합니다 ㅎㅎ
그리고 새로운 일 시작기념인지 하늘에서 내려주신 선물을 받아왔습니다.
독일 뮌헨에서 600km 이상 떨어진 Zittau 라는 폴란드 국경에 있는 마을에 아주 오래된 차고에서 찾은 차량입니다.
80대 후반의 페터 라는 할아버지가 제 여동생이 태어나던 1996년에 신차로 출고해서 몇주전 돌아가시기 전까지 사랑으로 아껴주던 차량이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2년 동안은 요양원에 계시느라 거의 차량을 타지도 못하고 그냥 세워두시고 청소하고 절대 절대 팔지말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요양원에서도 늘 친한 이웃한테 차량 청소 부탁하고 언젠가 다시 나가서 이 차를 꼭 다시 탈거라고 늘 이야기했다 하세요.. 그리고 몇 주전 돌아가시고 인터넷에 따님께서 차량을 올리셨고 제가 저의 이야기를 장문의 편지형식으로 작성해서 보냈고 따님께서 이차는 이 사람에게 가는게 맞다 판단하셔서 제가 인도받았습니다.
따님분, 가족분도 프랑크푸르트 거주를 하시다보니 저나 그분이나 둘다 600km 가 넘는 거리를 달려와서 거래를 했네요 ㅠ
1996년 어느날 페터 할아버지와 만나서 13만3천키로를 달리며 약 28년을 저 뒤쪽 하늘색 문이 달린 차고에서 살아왔던 에스페로가 전 주인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이제 30살의 젊은 디자이너와 함께 600키로 떨어진 뮌헨으로 떠납니다. 그리고 저의 인생 끝에도 이차가 저와 함께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이 차량을 관리해주던 이웃 정비사가 지금 독일에는 에스페로가 약 70여대 정도 남았다고 합니다. 2.0 엔진에 수동 모델이고 정말 보기 드문 펄 남색 입니다.
아이디만 보셔도 뭐 이차를 왜 구매한지는 아실거에요 ㅎㅎ 그냥 저는 이차에 미쳐있습니다.
그간 폭스바겐, 미니, 마쯔다 내차 이야기만 계속 올리다가 드디어 저의 닉네임에 맞는 차를 구했습니다. ㅎㅎ
1996년 여동생이 태어나면서 큰 차량을 사려는 아버지의 의견을 무시하신 어머니의 강력한 의지로 구매하게된 에스페로는 2003년까지 저희집의 발이 되어주었고 그 뒤에 저희 가족을 떠나 어디선가 잘 살고있거나....
아마 폐차되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 차에 집착하는 이유는 2000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 해봅니다. 2000년 봄쯤 가족여행을 마치고 식사를 하던도중 어머니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하셔서 이 차를 타고 수십개의 병원을 전전하다 서울에서 말기 암 판정을 받으시고 시한부 선고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몇개월을 중환자실에 머무셨고 당시 9살이었던 저와 5살짜리 여동생은 매일저녁 퇴근 하신 아버지와 엄마를 보기위해서 이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올때는 늘 조수석에 앉아서 잠들곤 했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아버지께 "어! 눈 깜빡 하니까 집에 도착했어요!" 라면서 이야기하고 아버지가 웃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그해 가을 어머니는 그렇게 돌아가셨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제 곧 그때의 어머니 나이와 비슷해지네요... 어머니가 살아계실땐 늘 뒷좌석 중간에 앉아 앞을 쳐다보며 엄마 아빠와 이야기하던 그때의 추억이 늘 생각나는 차량입니다. 이 차를 생각하면 늘 그런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어제 봤던 것 처럼 생생한 그 모습이 아직까지 선하네요.
아직까지 선명하게 남아있는 테스트 확인 스티커... 그리고 기타 서류들도 전부다 새것처럼 보관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차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비단 어머니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2003년에 아버지는 이 차를 처분하셨지만 저는 이 차 자체를 너무 좋아했었고 어린시절 늘 인터넷을 통해서 에스페로를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중학생 시절부터는 에스페로 동호회에 가입해서 차도없지만 어른들 따라다니면서 동호회 활동을 했었고 그런 어린애를 기특하게 생각하시며 늘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셨는데 지금은 다들 잘 사시고계실지 궁금합니다. 누나, 형, 이모, 삼촌들
그때 그 어린애가 벌써 이렇게 커서 이런글 적고 있습니다 ㅎㅎ..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대우자동차는 잔고장도 많고 기술적으로는 WOW가 없었기 때문에 딱히 크게 와닿는게 없을겁니다. 저 역시 직접 운전해보면 멀미나는 현가장치에 2.0 엔진인데도 차가 나가는 느낌도 없고.....그냥 최악입니다.
다만 유럽 수출형 모델이라서 마감은 국산보다 잘 되어있어서 잡소리, 소음이 정말 안들린다는 점이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1.5 DOHC만 타봤어서 2.0엔진이 어떤지도 몰랐는데 본네트도 그렇고 바닥도 그렇고 소음을 잡기위해서 국산차람보다 훨씬 많은 마감제를 사용해서 너무 조용해서 깜짝 놀랐네요 ㅎㅎ 아 그리고 머플러도 앞을 바라보고있고 똑바로 달려있|습니다!
법규때문이긴 해도 그때당시 고오급 옵션이었던 에스페로 에어백이 유럽모델은 전부다 기본옵션으로 장착!
역시 내수차별 국산차 회사 짱!
암튼 에스페로가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공기 저항계수가 페라리 F40보다 낫다는점. 그리고 이런 공기저항계수는
디자인에서 나온 것인데요. 이 차량의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유명 자동차 디자인 회사인 베르토네가 담당했었습니다.
이 회사의 대표 디자인으로는 람보르기니 미우라, 쿤타치, 란치아 스트라토스, 스트라토스제로 등등이 있는데요 에스페로의 성능과 상품성은 그저 그래도...디자인 하나는 이탈리아제 명품 디자인이었죠.
우리가 아는 60-90년대 유명 디자인은 대부분 여기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요즘 현대덕분에 다시 유명해지신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님도 이 회사출신입니다. 어릴적부터 이런 에스페로의 디자인 역사를 살펴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동차디자인에 큰 호기심이 생겼고 그렇게 결국 그 아이는 에스페로를 결국 독일땅에서 손에 넣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로 일도 하게되었죠. 저에게 이차는 그정도로 의미가 깊은 차량입니다.
차를 픽업해서 기름을 가득 주유하고 뮌헨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길에 기차가 연착되면서 연결편을 놓쳐서 12시간이나 걸려서 늦은 저녁에 도착해서 차를 픽업했습니다. 거기다 오는길이 다시 600키로가 넘고.... 너무너무 먼데다 처음 타보는 차량으로 장거리를 뛰나보니 정말 너무 피곤하더군요. 더구나 전날 너무 설레고 불안해서 잠을 설쳐서 가다 자다 가다 자다를 반복하다보니 벌써 새벽이더군요...ㅠㅠ
늦은 새벽 배도 고프고해서 어딘지도 모르는 도시에 내려서 드라이브 쓰루만 되는 KFC를 먹고 다시 집으로 드라이브 합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해서 달리다보니 새벽 1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뒷좌석에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누웠는데 차가 어찌나 작아졌던지....그때는 다리를 펴고 누워도 편안하던 좌석이 이제는 쪼그려누워도 좁은 좌석이 되어버렸네요...
암튼 그렇게 잠들고 새벽 6시에 다시 일어나서 집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차를 가져오기위한 28시간의 여정이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605키로 정도 달려보니 기름 바늘이 바닥을 찌르고 있더군요. 기름통이 생각보다 작은건지 연비가 더럽게 나쁜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둘다 나쁜건가.....;;
아우토반을 달리다보니 평균속도가 연식에 비해 높기도 했었구요...
차를 가져오자말자 쌓여있던 먼지를 제거해주기 위해서 세차 한번 해주고나니 반짝반짝한 이 광빨...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 제 다른 올드카와도 한컷 ㅎㅎ
미아타 같은경우엔 2인승 로드스터의 균형있는 주행감성을 가져가기 위해서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해서 좀더 원래의 모습으로 놔두는걸 추구했지만 에스페로는 딱히 원래의 모습보다 팔아먹기 위해서 없어져버린 베르토네 디자인의 고유성을 더 찾아주기위한 튜닝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의 스팅어같은 모습이 그때당시 에스페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쿠페형 세단의 전신이기 때문에 좀더 스포티하고 다이나믹한 모습을 만들기위해서 연구를 해보려 합니다. 늘 이차가 후륜구동에 고성능 엔진을 달고나왔다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만..
거기까지는 무리일 것 같고 최대한 디자이너 감성으로 멋진 외관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같이 디자인 하는 친구들이 닛산 240SX 세단 같다며 엄청 좋아하네요.
에스페로 라는 차가 있는줄도 몰랐던 친구들에게 이차를 자랑스럽게 자랑하고 왔습니다.
개인 사업도 하고 이제 곧 회사에 들어가서 일도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너무 바빠서 차를 만질 시간이 많을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제가 늘 꿈꾸던 차량을 가져왔으니 꼭 시간내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종종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올드카 좋아하시는 분들
인스타 팔로 하시죠 ㅎㅎ
인스타 : Y_OUNG_KIM
연발했네요
정성글 추천합니다.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대견하게
바라보실거 같네요.
안전운전 하세요~
연발했네요
정성글 추천합니다.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대견하게
바라보실거 같네요.
안전운전 하세요~
좋은차 득템 축하드립니다
전자식 계기판도 있었던가 가물가물하네요.
추억이 있는 차는 언젠가 가져오게 되더라구요.
에스페로와 좋은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라요^^
디자인 은 지금 나와도 딸리지 않을듯 합니다.
추억이 새록 새록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
각그랜저는 계기판 140넘으면 무서웠는데요.
이 에스페로는 착붙어서 안정감이 좋더군요.
전반적으로 독일차들이 고속 안정성이 좋은이유가 다 아우토반때문이죠 ㅎㅎ
팔로우 했어요
너무 재밌게 잘봤습니다.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근데 타보면 정말 미션이나 엔진이나 전부다....난장판이긴 합니다 하하하 이것저것 바꿔서 좀 잘나가는차량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에스페로 하면 핸들이 센터에 있다는 센터표시등 하고 위쪽으로 들어올리던 실내 도어캐치로 추억되네요..
흰색 빨간색 두줄짜리 테일등이었던 초기형도... 그당시 무척 멋있었져
실내도어캐치는 아직도 너무 매력적입니다.
너무 멋지네요^^
저도 96년식 DOHC 탔었습니다~
추억이 떠오르네요^^
원래 현대 중형세단인 소나타와 경쟁하기위해 출시했지만 경쟁에서 밀리며 1.6dohc엔진을 탑재하며 엘란트라와 경쟁하던 모델이었습니다.
Eu국가 넘버에는 국가별로 알파벳이 다른데 폴란드는 pl,독일은 d가 표시되는데 전차주가 독일에서 등록하셨던 모양이네요.
폴란스에서 독일로 차량 사오려면 너무 복잡해서 독일차량으로 구매했습니다.
택시도 이차 타면 먼가 더빨리가는 기분이였는데 ㅎㅎ
해피해피해피
종종 근황기 올려주세요~~
오랜만에 로그인 해서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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