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다소 긴 글이라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연말에 좋은 소식이 아닌 우울한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가끔 눈팅만 하다가 제가 여기에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과 대학생 딸을 둔 50세 가장입니다.
아들은 올해 18세인데 아직도 말을 하지 못합니다.
4세 때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이후로 많은 자책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말도 하고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키워왔습니다.
아들은 특이한 소리를 내거나 과잉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밖에서 산책을 하는 것도 꺼려해서
주로 지하주차장에서 함께 걷기를 하는 형편입니다.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서 제가 자전거에 많이 태우고 다녔는데
체중이 90kg가 넘어가서 요즘에는 그것도 잘 못하고 있습니다.
가끔 식사가 늦거나 주변에서 언성을 높이면 자해행동을 하기도 해서
그런 날은 엄청 서로 지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단함과 별개로 여러 치료 비용 또한 대학생 학비 이상 들어가는데
그래도 제가 직장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직장 출퇴근과 아이 돌봄 위주로 생활이 흘러가다보니
친구나 동료들과 거의 어울리지 못하고 50이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화초나 채소 키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지인들과 안부인사 나눌 겸 사진을 찍어 가끔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지난달에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친구요청이 들어오고
메신저로 메시지가 오기도 했습니다.
외국인들은 거의 차단하는 편인데 그 중 한 여성이 제가 올린 사진에 관심을 보이며
자신은 대도시에 살지만 그런 삶을 동경한다고 얘기하였습니다.
나는 친구들에게만 보이게 설정했는데 어떻게 보게 됐냐고 하니까
패이스북에서 추천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마침 휴일이어서 대화가 좀 이어졌는데, 라인 어플로 대화를 더 나누면 좋겠다고 해서
별 의심 없이 응하였습니다.
대화는 제 아이에 대한 내용까지 이어졌고
자기도 이혼 후에 아이를 키우는데, 정말 힘들겠다며 격한 위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위로를 건넸고, 서로간에 유대감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실 그런 구체적이고 깊은 위로를 받아본 적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상 사진을 보내고, 대만 출신인데 일본에서 보석 가공 판매업을 한다고 했습니다.
자산이 많고 부유한 삶을 사는 모습들도 보여주었고 유명인과 함께 찍은 사진도 보내왔습니다.
한국에 다녀온 사진도 올리고, 얼마 후에 한국에 방문할 계획인데 조언을 구한다고도 하고.
그러다가 어느날 자신의 외삼촌이 가상화폐를 10년 간 연구한 전문가인데
도움을 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고 4년 동안 한 번도 손실이 없었다며 인증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고액이었고, 대단하다고 하자, 외삼촌의 허락을 구해 정보를 공유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하며 자기가 돕겠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치료비라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저는 비상금 700만원을 안내에 따라 코인원에 가입하여 계좌에 입금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HTX’라는 거래소 어플을 깔아 송금을 하였습니다.
거기서 USDT로 환전을 한 뒤 다시 ‘OKX’ 어플을 깔고 링크를 따라 ‘HTR'이라는 거래소로 송금을 하였습니다.
시간이 꽤 걸리고 두려웠지만, 제 계좌로 입금되고 있다는 생각에 의심을 하지 않았고,
거래소에서 안내대로 거래를 하고 수익을 낸 후에는 다시 코인원으로 송금을 하는 것까지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이것이 신뢰를 쌓기 위한 전략인 줄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일주일 후에 더 큰 거래가 있는데, 저의 퇴직을 앞당길 수 있도록 외삼촌에게 특별히 부탁하였고,
증거금이 20~30만달러이고 수익은 25%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대출을 끌어모아 3억500만원의 거액을 코인원에 추가 입금하였고,
이때는 트론이라는 코인을 구매할 것을 안내받았습니다.
시장가로 100%를 구매하라고 했는데 사자마자 -8%의 손실이 생겨서 깜짝 놀라 얘기했더니
최종수익이 크니 걱정하지 말라고 얼른 보내라고 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HTR거래소로 입금한 후 실제로 큰 수익이 생겼고 257,107달러가 확인되었습니다.
그러자, 한 푼의 손실도 원하지 않는다며 자기의 안내 없이 어떤 거래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올해의 마지막 거래가 있는데 증거금이 총 60만달러라고 했습니다.
저는 더는 힘들다고 했더니 자기가 15만 달러를 빌려주겠다고 했고,
자신은 총 3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일주일 후에 모두 갚을 수 있으니 사채라도 빌리라고 했습니다.
수익은 1회당 45%인데 2회 참여할 거라고 했고요.
그런데 그날 코인원에서 ‘돼지도살 스캠’ 주의 안내 문자가 왔고,
검색을 한 결과 깜짝 놀라 거래소에서 인출을 시도했습니다.
안내 없이 전송하는 건 처음이라 손이 떨렸지만 분할로 인출을 시도했습니다.
계좌 잔고가 0이 되었기에 인출이 잘 되었나 확인해보니 HTX 계좌에 입금이 전혀 안 되었고,
HTR 거래소의 고객센터에 이 내용을 올리자 금액이 커서 보안 관계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계속 입금이 안 되어 다시 독촉을 했는데, 세금을 25%을 입금하면 인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또한 수법인 것을 검색으로 알았기에 더 이상 입금은 하지 않았지만, 인출은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서와 금융감독원에 신고는 하였으나 되찾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었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경찰서에 다녀온 저녁 내내 끙끙 않다가
아내에게 이혼을 각오하고 고백하였고, 아내는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내는 당신이 밉지만 아이도 우리도 앞으로 살아야 하고
돈은 다시 생길 수 있지만 아이의 진짜 아빠는 다시 만들 수 없으니
집을 팔아서 갚자고 했습니다.
저의 헛된 환상과 욕심으로 직장생활 20년 동안 모은 전재산인 집을 날렸습니다.
자식을 잘 키우지 못한 못난 애비의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며
옷 한 벌 사도 기본 15년 이상씩 입으며 스스로에게 인색하게 살았습니다.
다른 자산이 거의 없고 유산도 없이 맨몸으로 달려왔는데, 맥이 많이 빠집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흔한 해외여행 한 번 못 가고 지낸 가족에게 면목이 없고
‘아빠’라는 말도 못하고 나이 20을 바라보는 아들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자신이 없지만,
열심히 사는 형님들, 아우분들에게 고백하고 힘을 내고자 합니다.
저처럼 아둔한 사람은 드물겠지만, 뉴스도 잘 못 보시고 바쁘게 사는 분들도 많기에
여러 회원님들 보실 수 있게 염치없이 추천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도움이 될 만한 고견과 쓴소리도 달게 받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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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내용 1면에 올려 거듭 죄송합니다.
충고와 격려 잘 새기겠습니다.
돌아가신 아버님께 회초리를 많이 맞고 싶었는데,
덕분에 정신이 듭니다.
제가 좀 일찍 퇴근하는 날은
하교하는 아이를 받아 밥 먹이고 돌봅니다.
아이가 제가 만든 음식도 고맙게 잘 먹습니다.
주말에는 자전거나 차에 태워 돌아다니고요.
아내도 일을 좀 하고 있는데
정서적인 여유가 없다보니 서로 위로를 많이 못하고 살았습니다.
젊을 때는 자책감이 너무 심해 나쁜 생각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내 죽음 이후의 아이의 삶을 생각하는 게 너무 괴로워
그런 사치스런 생각은 다 사라졌습니다.
재산을 잃고 가족을 새로 얻었다는 마음으로 눈물을 닦겠습니다.
헛된 욕심 내려놓고
가족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뼛속에 새기며 가겠습니다.
정성어린 조언들,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른 여자의 위로가 그렇게 위안이 되셨습니까?
그리고 이제 일 터지니까 마누라하고 같이 해결해야 하구요?
참....뭐라....할말이.......
사기꾼들이 나쁜거지 횽탓이 아니예요..
자책 마시고 와이프하고 아이에게 더 잘해주세요..
그 돈 못찾습니다
코인이고 해외 계정..
찾을 확률 0%입니다..
정말 낡은 옛날 코인사기 수법인데
요즘 코인시장 장이 좋으니 또 고개를 드는군ㅇ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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