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조금전 조언을 해주신 분의 글도 읽었구요.
제 나이 마흔일곱. 저한테 폭풍이 몰아친 시기는 30 살때 였었죠.
대형 건설사 하청업을 하던 아버지가 부도를 맞고 순식간에 아버지 갖고 계신 땅, 집, 예금 모두 압류 당하고
이제 대학졸업하고 조금씩 아버지 일을 배우기 위해 일하고 있던 저도 살고 있던 집이 압류되어서 경매로 넘어갔었죠.
결혼해서 살고 있던 여자는 집안이 부도맞았단 말을 듣자마자 걱정한마디는 커녕 "그럼 부모님 모시고 살아야 될수도 있겠네? 나는 못산다" 말을 남기고 짐싸서 나갔습니다.
부모님이 정말 힘드셨을테지만 저 개인으로도 이혼+집 경매+실직 3가지가 동시에 닥쳐서 정말 하루 하루 눈뜨는게 힘들정도였었죠.
33평 집에 살다가 볕 하나 들지 않는 사람 하나 누우면 딱 맞는 원룸으로 이사를 갔구요.
하루 하루 삶이 지옥이었고, 1초도 잠을 못드는 시간이 몇달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죽기는 싫더군요. 이대로면 몇달 못가서 죽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근처에 있는 아무 한의원을 갔습니다.
그래서 지나온 세월을 있는 그대로 말을 하고 지금 1초도 잠을 못자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소주를 2-3 병 마시다가 지금은 4-5 병을 마셔야 기절을 해서 수면 아닌 수면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니 한의사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 당신은 정말 잘하고 있다. 소주 4병이든 5병이든 계속 드셔라. 그렇게라도 해서 뇌를 몇시간이라도 쉬게 했으니 당신이 살아있지. 24시간 그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벌써 죽었을거다. "
그 한의사분의 위안 아닌 위안을 듣고 나니 눈물이 줄줄 흐르더군요. 그러면서 속에 엉어리져 있던 무언가가 녹아 내리는것 같더라구요. 누군가 나를 이해해 준다는 그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더욱 살아갈 용기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아무일이나 닥치는데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전공이고 나발이고 공장 경비라도 일자리만 생기면 해보자는 생각으로 덤볐었었죠.
17 년이 지난 지금 수 많은 우여곡절 이 있었고, 현재는 새 와이프와 함께 조그마한 회사도 운영하고 있고, 조만간 집도
이사할 생각으로 돈 모으고 있고, 남 부럽지 않게 삽니다.
힘듭니다. 누구나 다들. 당신의 고통을 100 % 이해하는 사람은 세상 그 누구도 없겠지만, 비슷한 고통은 다들 힘겹게 이겨 내 가면서 삽니다.
남들 다 하는거 당신은 왜 못합니까. 해보세요. 포기는 50년만 더 살아보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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