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 혹은 버티기..국산車의 '갑질' 대응
경향신문 안광호 기자 입력 2014.12.10 19:06
르노삼성자동차의 주력 모델에서 차체 결함으로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 주장이 이어지고 있으나
르노삼성차 측은 원인 파악과 적정한 피해보상 보다는 소비자와의 '힘겨루기'로 의심되는
모습을 보여 비판이 일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부활'을 이끌며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QM3 차량에서는 출고된 지 4개월 된
신차의 하부가 온통 녹이 슬어 있는 결함이 확인됐다. 이 차량은 지난 10월말 주행 중
과속방지턱을 넘다 차량이 한 쪽으로 쏠리면서 파손돼 견적이 340만원가량 나왔고 이 과정에서
하부 곳곳에서 녹이 발견됐다.
새차를 인수 받은 지 4개월 된 QM3 차량의 하부 곳곳에서 발견된 녹슨 모습.QM3 차주 김모씨는
"과속방지턱을 저속으로 넘었는데 갑자기 차량이 오른쪽으로 쏠렸고 이어 도로와 인도 경계턱과
부딪혔는데 르노삼성차 측은 제 말을 일절 믿지 않고 운전자 실수로만 몰아가고 있다"며 분통을 터
뜨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자체 분석한 결과 방지턱을 넘다가 일어난 사고라기 보다 연석(경계
턱)을 받은 충격에 의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측은 김씨에게 "운전자 과실을 뒷받침해주는 분석 자료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김
씨의 자료 열람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차량 하부 녹슨 부분에 대한 해명은 '고객서비스' '고객만족'이란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르노삼
성차 측은 차량 하부의 부식에 대해 "코팅이 안 된 부분은 녹이 생길 수 있다. 차량의 안전이나 주행
능력과는 무관한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김씨는 결국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운영하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지난해 9월에는 출고 1년이 안 된 SM5 차량에서 주행 중 '로어암 볼 조인트'가 빠지는 일이 었었다.
해당 SM5 차주 성모씨는 "로어암 볼트가 빠지면서 차량이 급격히 오른쪽으로 쏠렸고 가드레일에
부딪히며 가까스로 멈춰 섰다"고 주장했다. 성씨는 "이 차량으로 SM5 동호회와 커뮤니티 등에서 논
란이 일자 르노삼성차 측이 직원을 보내 '고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차
량은 1년이 지난 10일 현재도 서울 모 정비사업소에 입고 중이며, '보관료'를 두고도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QM3 차주 김모씨의 차량 역시 정비사업소에 세워져 있다.
르노삼성차는 두 차량에 대해 여전히 "고객 과실로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실내에서 룸미러를 조작하다 앞 유리에서 균열이 생긴 사례.지난 10월에는 QM3와 SM5 동호회를
중심으로 앞 유리가 금이 가는 '균열 현상'을 호소하는 주장이 잇따랐다. 주행 중이거나 정차해 있
을 때 앞 유리에서 금이 가는 결함이 발생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외부 충격이 아닌 실내
에서 룸미러를 조작하다 앞 유리에서 균열이 생긴 사례도 있었다.
피해 고객들은 "발생한 결함에 대해서는 피해 고객들에게 명확한 원인을 설명해 주고 그에 상응하
는 범위에서 해결해 줘야함에도 대충 덮으려 하거나 거꾸로 힘없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소송 운운
하며 입막음을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지난 9월 자동차 전문 리서치 회사 마케팅 인사이트가 진행한
2014년도 '자동차 품질 및 고객만족' 조사에서 국산차 중 유일하게 고객만족도 부문 3개 항목 모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 동안 고객 대응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사례들 역시
원만하게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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