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오랜만에 글 적습니다.)
어떤 사회든 원인을 정확히 알수없는 사고가 계속해서 반복되면
사회구성원들은 불안감에 빠질수 밖에 없으며, 이게 원인이네 저게 원인이네 하면서 서로 목소리를 높여 싸우게 되죠.
몇년동안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는 차량사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페달오조작, 급발진의 원인을 찾는 방법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정확한 EDR (Event Data Recorder, 사고기록장치) 데이터만 있으면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악셀페달을 안 밟았는데 가속이 되었는지 등등 모든 정보를 확인할수 있습니다.
마치, 비행기 사고가 나면 사고원인을 알기위해 블랙박스를 가장 먼저 분석하는것처럼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의 (현행법의) 우리나라 EDR 데이터는 이빨 다 빠진 멍텅구리 데이터 입니다.
지금의 EDR 데이터로는 급발진인지, 페달오조작인지 판별이 힘든 상황입니다.
최근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강릉 도현이 할머니 급발진 사건의 EDR데이터를 보면서
얼마나 엉터리인지 짚어보겠습니다.
A. 해당 EDR 데이터를 보면 사고(충돌) 전, 5초 동안의 기록만 있습니다.
5초의 기록만 가지고 사고를 분석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급발진이 시작되고 초반에 제동하기 위해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았어도 충돌하기 전 5초동안 브레이크를 밟은 사실이 없다면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최소 20초 동안의 기록을 저장하게끔 법으로 되어있습니다. (참고1)
B.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여부가 On / Off 로만 되어있습니다.
밟았는지, 밟았다면 얼마나 쎄게 밟았는지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On / Off 로만 표시되고 있습니다.
C. 사고가 있은후 도현이의 아버지(운전자의 아들)가 차가 날라가서 뒤집어지는 사고나는데 저 상태에서 악셀을 쭉 흔들림없이 100% 밟고있는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고 , 저 5초간 100% 의 악셀링을 했는데 고작 100 -> 106Km 의 속도변화밖에 없었다는게 정상적이지 않다.
즉, EDR 데이터를 신뢰할수 없다고 문제제기하여 재현실험도 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페달 값은 리니어한게 일반적이고, 제가 운전을 30년 넘게하면서 악셀페달을 뒤에 닿을정도로 밟아본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악셀 페달값이 70%, 93% 이렇게 나오면 이해가 되겠는데, 이상하리만치 급발진 추정사고들은 일정하게 쭉 100%가 나오는게 좀 이상해 보입니다.
D. EDR은 ECU에서 나온 출력값을 저장하게 됩니다. 즉, B 구간의 데이터만 기록됩니다.
급발진의 추정원인 중 하나로 ECU의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 오류를 원인으로 보고있는데 이 ECU에서 나온 데이터만으로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만약 폭주한 ECU가 출력한 데이터가 EDR에 기록되었는데 이것을 순진하게 사람이 악셀을 세게 밟았다고 해석해야 하느냐?
지금은 그렇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EDR에 저장되는 데이터가 제한적이니까요.
현재의 EDR 데이터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급발진을 포함한 차량사고를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불합리성을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제기해왔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2월 법개정을 통해 기존 45개 항목 저장되던것을 67개 항목이 EDR에 저장되게끔 변경예정이였습니다. (참고2)
그런데, 제동압력값이 필수항목이 아니라 선택항목에 되어 있는걸로 봐서
또 하는 시늉만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조사는 안 해도 되거든요. 선택항목이니.
5초 기록 문제는 언급도 없습니다.
이러니 국토부가 현기차 대변인 또는 영업사원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지요.
아직 통과되었다는 뉴스는 보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법이 제대로 통과될때까지 관심을 가져주셔야 할거 같습니다.
아직 넘어야 할 고개가 더 남아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EDR 데이터를 차량제조사가 공개해주지 않으면 받을수가 없습니다.
급발진이 나면 소비자가 증명해야하는 우리나라에서 칼자루가 제조사에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가 EDR 리더기를 언제든지 구입해서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수 있으며,
사고시 신뢰할수 있는 기관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EDR 데이터를 분석하여 공개합니다.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나죠.
저는 충분히 급발진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 근거로, 굉음과 함께 급가속이 이루어지며, 차량이 통제불능의 상태가 된다는 점입니다.
페달오조작으로는 굉음을 설명할수가 없습니다.
운전자, 보행자 인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할수 있게끔
이 부분의 법 개정이 좋은 방향으로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참고1)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AJnk7p41JVE
(참고2)
근데 그 현상이 특정 연령대에 집중되니~~
사고를 정확하게 재현하기 위해서는 영상분석을 통한 각 스팟의 속도를 구해야 하고 최종 5초전 의 상황까지 만들어야 하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하지 못했겠죠. EDR의 5초 기록은 비용절감 측면에서 메모리를 최대한 낮은 용량을 쓰기 위해서 인데 만약 20초의 데이터가 기록되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것 같네요... 사고차량은 23년 개정된 규칙 이전 차량이기에 기록되는 데이터가 최신의 차량들에 비해 한정적이라 생각됩니다.
급발진으로 인정 받으려면 제조사가 국제기준으로 만든 장치의 오류에 대해 증명해야 되고, failsafe 에 헛점 오류등을 찾아서 증명해야 됩니다. 그러한 기준들에 맞춰서 제조되니깐요..
EDR 에 기록이 되는 데이터에 대해서도 수많은 검증단계가 들어가고 더군다나 브레이크와 엑셀의 신호가 기록되는 라인도 다르다고 합니다. ecu 의 오류로 기록이 반대로 저장되었다는 것에 대한 반박이 가능한 설계로 제작된거죠.
급발진에 대해 올라온 영상들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수십번씩 돌려보면 돌려볼수록 운전자의 편에서 대변하기가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솔직히 차 안에서 당황하면서 소리지르는거 수십번 보면 정말 마음아픕니다. 그래서 더욱 찾아보려고 했던거구요... 교통사고분석에 대해서는국과수와 버금가는 공신력있는 기관을 세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여력이 되지 않아 못하는 것도 아쉽습니다. EDR 데이터에 대해서만 일반 공신력을 가진 기관이 분석하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제조사의 잘못이 없다고 결과가 나오면 돈받았다는 얘기만 안나온다면요.
그리고, 풍부한 식견에 먼저 감탄합니다.
사고기록장치로써의 제 역할을 할수있게 먼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정부와 제조사가 변화할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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