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를 말하려면 대장금을 언급해야 하고 대장금을 이야기 하려면 드봉, 엘지, 사스를 말해야 한다. 또 드봉과 엘지는 겨울연가와 관계가 있고 겨울연가는 장동건을 이해 할 필요가 있다. 미리 이야기 하지만 나는 이들과 이해 관계가 전혀 없으며 아쉽게도 두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못한 티비를 안보고 사는 사람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신화, 그에 못지 않은 폭발력을 가진게 "겨울연가"다. 나는 장동건이 누군지 모르지만 괜히 싫다(?). 내가 가는곳마다 장동건만 물어보니 나도 생길 만큼 생겼는데 말이다. 여기저기 초대되어 식사도 하고 그러는데 나를 초대해 놓고 앉지도 않았는데 장동건 이야기다. 나에 대해서는 잘 안 물어 보고 말이다. 세수하고 구루무 바르고 가도 소용이 없다. 식사 끝나고 헤어질 때도 장동건이 말이야~~~로 끝난다. 아마 이즈음 대륙스타 장국영의 비보가 있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장동건이가 중국 전역에 베이스를 깔고 있을 즈음에 2002년 겨울연가 배용준 최지우가 나타난 거다.
창사는 여러분들이 장가계 갈 때 들르는 곳이고 여름에는 40도를 넘나들고 겨울에 영하 0도를 찍으면 한국 영하 10이하도 상황이 벌어지고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이다. 당시 중국의 방송국은 공식 통계만 2만4천 여개 한마디로 군웅할거 시대였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창사, 창사티비가 말도 안되는 환경, 눈을 주제로 한 겨울연가를 방영해 일약 2만4천개 방송국중 선두권을 달리게 되자, 여기저기서 방영을 하게되는데 그야 말로 티비를 돌리면 몇 회 째 인지 모르는 겨울연가를 어디서든 볼 수 있었다. 중국 전역의 여성은 물론 남성들까지 보고 또보고 흰눈이 펑펑내리는 눈밭에서 용준이 지우와 뛰놀고 하얀 눈위에서 포근한 그의 팔을 베게삼아 잠을 자고 최지우같은 뽀얀 얼굴이 되는 꿈을 꾼다. 불법CD가 수북히 쌓여 판매되고 보고 또 보고 대륙 전체가 흰눈, 배용준, 최지우에 빠져 잠자리에 들고 깨어났다. 그러면서 남부 창사를 기점으로 동서남북으로 대륙에 광풍처럼 전파된다. 창사에 배용준이 하얀 옷을 입고 방문한 날 창사 숙박교통항공편이 마비되었고 북경 방문 날에는 북경호텔 뿐만 아니라 인근 호텔이 전날부터 일본, 중국, 동남아 여인들로 full book이 되어 우리 같이 비지니스 하는 사람들은 십여키로 이상 떨어진 외곽으로 나가 여관급에서나 숙박해야만 했다.
그렇게 겨울연가의 광풍이 조금 수그러지는 듯 하던 2003년초 돌발상황이 발생한다. 갑자기 모든 대중상점이 폐쇄돼고 거리는 말 그대로 6시 좀 넘으면 유령도시가 된다. 북경의 배후도시 석가장에서 시작된 사스가 북경을 위협하고 전국으로 확산되자 인민들은 집안에서 주로 생활을 하게 되는데 할게 뭐 있었겠는가? 그래 "겨울연가"다. 다시 보고 또 보고 흰눈 속에서 배용준 최지우와 함께 잠들고 깨면 또 보고를 반복하면서 또 한번 겨울연가가 전성기를 맞는다.
이때 이미 보따리상, 우리같은 이들에 의해 한국제품 드봉이 최지우처럼 뽀얀 얼굴이 될 수 있는 한국제품으로 알음알음 알려지는데 이때 LG에서 초강수를 둔다. 공관, 유럽기업, 자국기업 까지도 조업중단, 철수, 귀국을 하는데 LG생건만 정상근무는 물론 철야증산까지 불사하고 막대한 물량의 소독제등 위생물품을 기증하고 전직원 위생관리를 통한 성공적인 방역작전의 선봉으로 일등공신이 된다. 북경시장이 엘지 같이 하지 않을 기업은 중국에서 사업할 생각을 말라는등 국가주석, 성정부까지 LG를 닮으라며 모든 매체에서 대서 특필 해댄다. 중국인민을 구하기 위해 최선봉에 섰던 엘지, 국가 주석이 수차례 칭찬한 그 엘지가 만든게 "드봉"이란다. 드봉이 최지우 같은 뽀얀 얼굴을 만들어 줄 수 있고 그 뽀얀 얼굴로 흰눈이 펑펑 내리는 눈밭에서 배용준과 함께하는 환상속에 행여 잘못될까 선물로 받은 드봉을 꼭 껴안고 잠든다. 아마 내가 대장금이 나타 날 때까지 인편, 수입품 밑에 깔아 들여온 드봉이 안돼도 오백개는 넘을 꺼다. 배용준, 이영애, 한류스타가 대륙을 방문하는 당일에 맞춰 그 지역에 있는 대리상 출장계획을 세우고 드봉을 미리 보내 놓으면 100% 목표를 달성할수 있었다. 엄중하고 공포스런 사스 환경에서 대륙 인민이 겨울연가를 보고 또 보며 꿈속에서 행복한 나래를 펼 때 가을쯤 한국에서 대형사고가 터진다.
대장금이 시작된 거다. 대장금은 공포스런 사스(감기)에 지쳐 버린 중국 인민들에게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 음식이 보약이라는 건강 개념을 심어주었고, 겨울연가를 넘는 광풍을 불러 일으켰다. 환상과 꿈이었던 겨울연가의 펑펑 내리는 눈과 설원은 대장금에서 생활속으로 들어 왔고 한방은 중국한방을 능가하는 문화로 받아들여 지게 된다. 정관장 해마 인삼 해구신 개구리기름 이런거 말고 음식으로 말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 대화에도 선물 목록에서 정관장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전에는 최고위급에 만 하던 선물인데 말이다. 대장금이 시작된 직후 추석부터 금융위기까지 한번도 선물 걱정을 안해봤다.
"대장금 궁중떡" 한국돈 1만 2천원부터 5만원 짜리까지 "대장금 한방궁중떡"은 "언터쳐블 기프트"로 등극하게 된다. 정부서기에게 사과박스 반 높이의 대장금 떡 바구니를 들고 찾아가서 야 이거 대장금떡이야 오늘 딴데 가지말구 집에가서 같이 먹어! 하고 예쁘고 고급진 보자기를 플어 보면 이영혜와 상궁 사진과 함께 가운데 대장금이란 한문 글씨가 금박으로 박혀 있고 5만원 짜리니 20여 가지의 고급지고 금방 몸보신이 될 것 같은 한방떡이 자태를 뽐낸다. 알았어! 알았어! 다음날 연락이 온다. 하나 더 없냐고, 너 집에 안갔지? 뭘 물어봐? 알았어 이거 한개 밖에 없어 오늘은 집에가? 알았어 알았어! 다음에 만났을때 눈치를 보니 두번다 집에 안간거 같다. 뭐 작은 집이 더 좋을 수도 있지~~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만들어 준 대륙의 유행이 었다. 그것도 둘 정도는 둬야 하는 유행 말이다. 돈이 필요한 애인과 돈이 남아 돌아가는 애인의 재산, 신분 일부의 분배라는 긍정적 반응도 무시 못했다. 남성들 만이 그런게 아니고 지위고하 남녀노소 불문하고 마찬가지 였다. 남이던 여던 두 명 정도 애인을 드는게 기본이 된다~ 꿈속에서 하얀눈속에서 배용준 최지우와 뛰놀고 팔베게하고 포근하게 잠들던 환상이 현실에서 "애인열풍"으로 대륙을 휩쓴 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은 크고작은 불륜스캔들이 신문 방송매체를 뒤덥게 된다
이때 엘지는 드봉 중국 생산을 시작하며 한국에서 정가 3만2천, 이마트2만6천, 동네화장품 가게에서 20개 주문하고 포장지 사다주면 포장해서 2만3천원인 드봉을 월 최저 임금의 80%인 한화 65,000원 정도로 백화점 브랜드로 런칭을 한다. 이제 드봉은 구하기 쉬운 보편적인 제품이 된거다.
평범함을 벗어나려는 세력은 어디에나 있다. 그 뒤에 설화수가 등장한다.생각해보라 펑펑내리는 흰눈, 하얀눈밭 거기에 배용준, 최지우, 이영애와 함께 생활 속에 들어온 건강음식 한방, 대륙 인민들의 환상과 꿈이었던 흰눈이 대장금을 통해 현실 생활로 들어오고 그 환상과 꿈, 그 눈속에서 핀 꽃에서 추출한 물! 그 화장품 설화수!!!!! 당시 대졸 윌 최저임금의 4배가 훌쩍 넘는 가격, 출시 시기와 이름이 너무도 절묘 한거다. 겨울연가 드봉 대장금을 모두 품은 설화수에 모두가 빠져들어 버렸다. 내가 납품하던 모 대기업은 1억짜리 장비를 주문하면 설화수 1셋을 경품으로 주는 마켓팅을 대대적으로 펼쳤고 설화수를 받기 워해 몇대씩 선주문한 대리상도 있고,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를 하기도 했다. 말도 안된다고 진짜다 대형 프랑카드가 걸리고 대장금이 들어간 카다록이 제작되고 한화 1억이나 되는 장비 판촉에 그것도 1대 사면 화장품 1set 딸랑 주는 마켓팅에 동원된 화장품이 있으면 나와 보라구 해라.
부직포로 된 서류가방에 나의 만능 필살무기 드봉 2셋이 나중에는 설화수1셋 드봉 1셋으로 바뀌었다. 특히 외국에서 영업하는 사람들은 말을 잘 시작해서 분위기를 잘 타야 되는데 이들이 먼저 겨울연가 배용준 최지우부터 대장금 이영애 찬모까지 알아서 분위기를 잡아주고 배용준 이야기만 나오면 소리를 질러 환호 해주니 그야말로 출장 갈 때 마다 걱정하던 부담스러움이 없어졌다. 지긋 지긋하던 미수금도 드봉, 설화수로 해결한 적이 있다. 이렇게 한류를 제대로 올라탄 설화수와 올라타지 못한 정관장은 대륙시장에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투서 건으로 최종 면담 및 진술을 통역 2명을 동행하고 국세국 여성부국장하고 한적이 있다. 한참 진행중 처음부터 다리를 꼬고 도도하던 그가 "겨울연가 CD를 한편이면 한편, 두편이면 두편 만 넣어 똑 부러지게 좀 만들어 달란다"고 통역이 전한다. 무슨 뜬금 없는 소린가. 알았다 내가 한국에 연락해서 그렇게 하라고 하겠다고 했다. 지들이 불법 시디를 그렀게 구운건데 말이다. 겨울연가로 화제가 바뀌고 그래도 투서 건이라 없던 일로는 안된 단다. 이미 납품 대기업 법무팀 조언을 받은터라 기록을 확인하고 정중하게 인정, 서명을 하고 일어 서서 가방을 열어 황금색으로 포장된 드봉을 내 밀었다. 뜯어 보더니 볼이 붉게 환해지며 꼬인 다리를 풀고 이럴 필요 없단다. 겨울연가, 드봉, 환해진 얼굴, 꼬인 다리를 풀은 걸 보면 성공 한 거다. 쿨하게 인사하고 돌아왔다. 매년 세무 조사를 받아야하는 벌금을 면하고 법무팀이 예상했던 1/10 과태료 고지서가 발부되었다. 물론 한참 뒤에 "대장금 궁중떡"으로 인사를 했고 오랜동안 회사의 후견 인사 관계가 유지되었다.
나는 한류덕을 제대로 받은 사람 중에 하나다. 금번 코시국에 LG생건은 대륙에서 사스때 만큼 횔약 기여하지 못했고 20년 성장을 구가하던 LG생건(설화수)이 내리막을 타는 요즘, "대장금 궁중떡"은 살아 남지 못했나 보다. 설이나 중추절 때 마다 봉고차로 가득 배달받아 가격 부담도 적고 품격높은 겨울연가 드봉 대장금 설화수를 모두 품은 세상 편한 "언터쳐블 한류 기프트"였는데 말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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