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폭 악몽 속 고교 진학했더니…가해자와 '같은 급식실·운동장' 써야
윤길환 기자l기사입력 2023-03-08 18:50 l 최종수정 2023-03-08 19:26
【 앵커멘트 】
강제 전학 처분을 받은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이 진학 후 피해 학생과 같은 교문에, 운동장과 급식실까지 함께 쓰는 학교로 배정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두 학생은 다시 마주쳤는데,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조롱하며 위협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쉬는 시간, 교실 뒷문에 한 학생이 서 있습니다.
다른 학생이 갑자기 이 학생의 머리를 잡고 벽에 붙이더니 다른 손으로 얼굴을 후려칩니다.
맞은 학생이 얼굴을 부여잡고 교실 옆 교무실로 들어갑니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학생이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입니다.
피해 학생은 폭행을 당하고 벽에 부딪힌 충격으로 턱 두 군데가 부러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두 차례나 수술했는데, 아직도 곳곳에 신경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학생 어머니
- "턱이 부러져서 아예 먹지 못하니까 몸무게도 7kg 이상 빠졌거든요. 그래서 면역력도 계속 떨어져서 자꾸 아프고…."
학폭위 심의 결과 가해 학생은 중학교 최고 수위 징계인 강제 전학과 함께 피해 학생에게 접촉과 협박 등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 받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다시 학폭의 공포가 되살아났습니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길 바랐던 가해 학생이 바로 옆 고등학교에 배정된 겁니다.
두 곳은 특성화고와 일반고로 건물이 서로 붙어 있고 교문과 운동장은 물론 급식실까지 함께 쓰고 있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근 교문 앞에서 마주친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조롱하며 겁을 주고 사라졌습니다.
▶ 인터뷰 : 피해 학생 어머니
- "비웃고 때리는 시늉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나를 조롱하네', '또 때리면 어떡하지?' 위협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교육청은 물론 국민신문고에도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모두 어쩔 수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가해 학생은 아직도 사과는커녕 치료비조차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려움 속에 고교 생활을 시작한 피해 학생 측은 어쩔 수 없이 피해 보상을 위한 민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윤두메 VJ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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