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여건상 외부인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형태입니다.
그러하다 보니 이런저런 영업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2012년 즈음 같은데, 하루는 사무실에 젊은 친구가 그림 몇점을 들고 들어오더니 입구에 세워놓고는
미대 다니는 대학생인데 학비나 수업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할 돈이 모자라 본인의 작품을 팔러 왔다더군요.
... 그냥 딱 보기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외면하는데
같은 사무실에 이런저런 관심이 많은 팀장 한분이 다가가 어느학교냐 묻더군요.
그림팔이가 어느학교라 이야기를 하니 팀장이 같은 학교라며 반색을 하는데...
이거 아니다 싶은 생각에 말리러 뛰가려는데 말릴틈도 없이 그림 한점을 덥썩 사더군요.
당시 10만원정도 준든 한데... 가물...
암튼 돈을 꺼내고 하는 중에 다가가 비싼것 아니냐, 그림 괜찮은게 있는가 살펴보고 결정해라 ~ 하고 말리는데
결국 돈을 건네고 샀습니다.
문제는 그림 한점을 사고 뿌듯해하는 팀장이 잠깐 자리비운사이 저와 직원 두어명이서
아무리봐도 사기같은데 이걸 그 돈을 주고 샀냐... 이러면 그림을 살펴보다 보니
그림이 캔버스에 그려진 것이 아니라 울룩불룩 튀어나온 플라스틱에 칠한 것이더군요. 마치 유화처럼 보이게.
이미 산 것이고 사기친 놈이 이미 빠져나간 상태이니 그냥 모른척하자고 덮었습니다만,
후문으론 집에 들고갔다 욕 뒈지게 먹고 그 그림은 창고방 한켠에 고이 걸어두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길에서 파는 그림장사가 보이면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아주 가끔 그 그림과 같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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