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순진하던 고딩 3학년.....
공부랑은 별로 친할 생각이 없었던 저는
평소 어울리던 친구랑 그냥저냥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천주교 신자인데다가 나름 독실하여
대자(대부의 반대말 정도)까지 있는 그런 친구였죠.
아주아주 심심하던 어느 일요일....
그 친구는 자신의 대자가 성당에 안나온지 꽤 되었다면서
집으로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물론 심심함에 몸부림치던 저도 같이 갑니다.
여튼무튼 초딩 6학년의 그 대자는 잘 지내고 있었고
집안에는 그 누나가 되는 중딩 2학년의 아이가 이리저리 정심없게
뛰어 댕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같이 보드게임도 하고 뭐 대자 엄마한테 밥도 얻어먹고
그러다가 돌아온 것까지는 좋은데
제 친구놈이 성당에 놀러 갈때면 저도 같이 데리고 가고는 했다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갈때마다 그 대자의 누나.....그 중학생을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나머지는 상상하신대로 약 32년이 지난 지금 그 여자애가 제 아내입니다.
제 큰처남.....(당시 친구의 대자)가 성당만 열심히 다녔다면
제 친구가 가정방문까지 할일은 없었을 것이고
저도 따라 길일이 없었을 테고
그렇게 이어지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지금까지 그 친구만 나쁜놈이라고 욕하고 지냈는데
생각해보니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큰처남' 이었던 겁니다.
큰처남의 나태한 종교생활이 저를 이렇게......ㅜㅜ
여튼 무튼 종교가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멀리하고 있습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ㅜㅜ
신의 뜻이였군요...
여기에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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