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제는 제 입장을 얘기해도 될 것 같네요. 저는 조국장관이 더 이상 적절할 수없는 시점과 상황에서 전격 사퇴를 결단해 대통령과 정부, 개혁열망시민, 가족, 그리고 본인 모두에게 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세 가지 이유로 국민과 역사가 높이 평가할 훌륭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조국사태로 대통령지지율이 무너지고 자한당이 살아나 내년총선에서 의회권력교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습니다. 이제 조국장관이 사라져서 자한당과 동조세력이 닭 쫓던 개 신세가 되었습니다. 조국사태로 인한 지지율추락은 더이상 없을 겁니다. 오히려 실효성높은 검찰개혁으로 점수를 따게될 겁니다.
둘째, 검찰개혁은 서초동집회로 이미 돌이킬수없는 국민요구가 됐고 누구보다도 준비된 조국장관이 가장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검찰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제 국민들도 뭣이 중요헌지 다들 알게됐기 때문에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셋째, 이렇게 된 이상 검찰도 아주 무리한 아님말고식 기소는 안 할수 있게 됐습니다. 국민과 당정청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위해서도 기소전사퇴가 바람직한 측면이 있습니다.
실은 대권주자선호도 여권2위에 오른 여론조사결과가 말해주듯이 조국장관은 개인적으로도 이미 정치적으로 성공한 측면이 있습니다. 당분간 가족의 송사만 잘 대비하면 향후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만큼 정치몸집이 커졌습니다.
실은 저한테 조국사태는 전혀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 사건이 났을 때도 국민들이 멀리서 본 정의감의 발로로 비난을 퍼부었고 검찰은 언론에 돌아가며 피의사실을 기획배급했습니다. 언론은 그걸 뻥튀기하며 무차별난사했지요. 다 질리도록 겪은 일이었습니다.
조국이 대학원생이던 88년말부터 저는 그를 개인적으로도 잘 아는 관계입니다. 제가 진보적 법학연구자모임의 회장이고 그는 열렬회원이었지요. 그뿐인가요. 저도 남들이 보기에 팔자 좋은 사람이라 제 안에 조국이 어떤 뒤틀린 모습으로 있는지를 끊임없이 성찰했어야 했습니다. 제가 조국사태에 대해 숱한 설왕설래에도 불구하고 입을 굳게 다문 배경이었습니다.
저는 조국이 법무장관으로 취임하자마자 오직 준비된 사람만이 할수있는, 자로 잰듯한 행보를 하는 걸 보면서 기뻤습니다. 윤석열의 과잉수사에 질려서 서초동집회에 100만이 넘게 모인 걸 보고 조국표 검찰개혁이 동력을 얻었기에 행복했습니다.
조국사태로 말미암이 무기력했던 현정부가 검찰개혁과 교육개혁, 언론개혁의 기치를 높이들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조국장관의 전격사퇴는 지금 국면에서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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