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40-쏘나타' 세단 투톱 내세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9월 중형왜건으로 i40를 내놓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진 뒤 3개월 만에 i40 세단을 전격 투입한다. 이를 통해 'i40-쏘나타' 중형 세단 투톱을 내세워 국내 중형 시장을 완전 평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i40 세단
3일 현대차와 업계 등에 따르면 i40 세단 투입은 당초 일정보다 조금 늦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왜건을 내놓은 뒤 곧 이어 세단을 추가하는 작전이었지만 내부적인 조율 등으로 출시가 다소 지연됐다는 것. 그러나 올해 별 다른 신차가 없다는 점에서 세단 출시를 일부러 늦춘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현대차가 i40 세단을 내놓으며 고심한 부분은 쏘나타와의 잠식 현상, 일명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다. 이를 파하기 위해 현대는 i40 세단을 디젤과 가솔린으로 운영하되 왜건처럼 가솔린은 2.0ℓ GDi 엔진을 적용한다. MPI 엔진의 쏘나타 2.0ℓ와 차별화하는 것. 실제 i40가 쏘나타보다 고급화 전략에 따라 개발된 차종이어서 쏘나타보다 한 단계 격상시키는 제품전략이 활용됐다.
반면 i40에는 쏘나타 2.0ℓ GDi 터보 엔진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쏘나타 MPI 엔진이 엔트리급 중형이라면 i40 GDi가 고급 중형 세단, 쏘나타 GDi 터보는 중형 고성능 세단에 맞춰 구분되는 셈이다.
현대차 YF쏘나타
하지만 현대차가 정작 기대를 거는 차종은 i40 세단 디젤이다. ℓ당 18㎞에 달하는 1.7ℓ 디젤엔진 효율이 결과적으로 수입 디젤세단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 최근 폭스바겐, 푸조, BMW 등 유럽 업체 디젤세단이 국내로 쏟아져 온다는 점을 감안, i40 디젤 세단을 대항마로 내놓는 형국이다.
물론 i40 디젤 세단의 경우 국내 중형 디젤 입지도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판매된 i40 왜건 1,300여대 가운데 디젤은 75% 이상이었다. 업계에선 i40가 왜건이 아니고, 세단이었다면 중형 디젤 세단으로 더 많은 틈새 시장을 형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도 왜건 디젤이 적지 않은데, 국내에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왜건의 선호도가 한국에서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가 해치백 i30 성공에 고무돼 i40로 중형 왜건 개척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신통치 않았다"며 "그러나 i40 세단 디젤은 양상이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른바 수입 중형 디젤 세단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 i40 세단
현대차도 이런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i40 디젤 세단을 적극 내세워 최근 유럽 수입차를 중심으로 퍼져가는 디젤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것. 디젤 세단으로 쏘나타가 아닌 i40를 선택한 것도 i40가 유럽형에 가까운 데다 쏘나타 대비 고급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i40 왜건 디젤의 제품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며 "디젤 세단도 높은 효율과 고급스러움이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 i40 왜건은 지난해 3개월 동안 1,296대가 판매됐으며, 이 가운데 디젤 선택은 80%에 가까울 정도로 디젤 수요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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