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개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가 외세에 끊임없이 시달림과 침략을 받은 것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흑산도가 수많은 섬들 중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역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흑산도는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93km 떨어져 있는 섬으로 면적 20.03㎢에 해안선 길이는 41.8㎞에 달하는 제법 큰 섬이다. 흑산도는 섬의 95%가 상록수로 이루어져 멀리서 바라보면 검게 보인다 하여, 흑산도라 일컬어졌다 한다.
흑산도에 처음 오는 사람은 예리항에 닿는 순간 두 번 놀란다 한다. 섬 하면 누구나 조그마한 섬을 연상하게 된다. 공을 차면 금세 바다에 빠지는 정도의 크기를 상상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흑산도에 와보면, 먼저 섬의 크기에 놀라게 된다. 그 다음에는 예리항구의 어선들과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보며 또 한 번 놀란다. 섬답지 않게 번화한 규모에 놀라는 것이다.
흑산도는 목포에서 출발하는 관광지 홍도와 가거도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섬이다. 그러면서도 흑산면의 구심적 기능을 한다. 영산도, 대둔도, 다물도, 장도 같은 섬들이 흑산도를 빙 둘러싸고 있고, 더 멀리로는 상태도, 중태도, 하태도, 만재도, 홍도, 가거도 등의 섬들이 모여 흑산면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이들 11개 섬의 해상교통 중심지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근해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이 이곳에 와서 배와 그물을 수리하고, 기름과 얼음, 생필품과 물을 실으며, 선원들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일상인 곳이다.
파시가 성행했던 한때는 개도 천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흥청대던 예리항은 파시가 사라진 지금 다른 풍습이 생겨났다. 오히려 태풍이 오기를 기다리는 항구가 된 것이다. 한 예리항 거주민은 태풍을 피해 오는 어선들이 예리항의 주요 수입원이라 말한다. 7~9월 태풍이 기승을 부릴 때면 예리항에 배들로 가득 차게 된다. 어선들뿐 아니라 홍도를 비롯한 흑산면 주위 섬들의 모든 배가 예리항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풍 때면 예리에서 진리까지 배 위로 걸어서 갈 지경이라는 우스갯소리를 덧붙인다고 한다. 지금은 선박의 기능이 좋고 기상정보가 정확하여 미리 목포항으로 피항하는 선박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흑산도는 여전히 북적거린다.
흑산도는 다른 섬들과 달리 사람들이 살기에 조건이 불리한 곳이었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관계로 교통의 불편도 불편이려니와 농경지가 부족한 관계로 식량이 턱없이 부족하여 그 옛날에는 보릿고개가 닥칠 때마다 배를 곯아야 했다. 교육과 보건 및 의료 서비스 등도 열악하여 군에서는 육지로 이주계획을 세운 바도 있었다. 그 동안 흑산도는 파시의 성행으로 인한 어업 전진기지로 부상되었지만, 파시의 쇠락으로 홍도 관광길을 거쳐 가는 경유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파시의 쇠퇴로 섬 경제에 미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자 흑산도 젊은이들이 모여 대책방안을 모색했다. 그들의 해결책은 흑산도 새로 알리기 운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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