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푸념이라 편의상 반말 이해 해주세요^^;
살다보니까 18살때 시작한 알바가 32살까지 이어지게 되더라.
어릴 때 초등학교 들어서 중, 고등학교 걸치고 성장하는 동안에도
뭐 달리 가진 것 없는 부모님이 그래도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늘 감사하며
착하게 컸고 알바도 그래서 빠르게 시작하고 싶었는데 18살에서나 가능했던 것 같애.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급식비 못내서 굶고 버티다 쓰러져도 봤다.
그 뒤로 열심히 산다고 먹을 것, 입을 것, 즐길 것, 사고 싶은 것
무엇하나 제대로 만족스럽게 안하고 아끼고 더벌자는 주의로 보통 일 3개씩은 계속
했던 것 같애. 850원 짜리 육개장 컵라면 하루에 한 그릇으로 버티면서 꾸역꾸역...
그러다가 30살 즈음이었나 결혼이란걸 했지.
개뿔 가진 것 없는 삶인데 나름 착하고 성실해 보이는 2살 어린 공무원이랑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됐다.
잘 살 줄 알았어.
그런데 야근이 많은 회사였고 주말에도 밤에도 일하는 내가 못마땅했던 것인지
아니면 진짜 뭐 다른 맘이 있었던 것인지 엄청 의심하고 감시하고는 했었다.
처가도 뭐 힘겨웠어.
이미 헤어진 마당에 욕하고 싶진 않은데 자기 딸 공무원이라고 그렇게
나를 무시했다. 난 중소기업 다니고 있었고 그러다가 어떻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중견기업 몸 담게 되면서 의심의 꼬리도 이제 잘라내고 다시 화목하게
살면서 인정 받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더라.
처가는 농사 짓는 농가였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농기구 바꾸고 싶다,
뭐한다 하면서 돈을 요구했고 둘째였던 당시 와이프 위로 언니가 하나
있었는데 그 언니가 먹고 살만한데도 시집가고 5년 간 집에 용돈 한번 준적이
없다더라. 난 뭐 열심히 벌어서 나야 아껴도 마누라 부모님인데 꼬박꼬박 없는
살림에 농기구 좋아야 좀 편하시지 않겠냐고 용돈이며 돈이며 해드렸고.
그래도 난 명절에 어쩌다 가면 고기굽는 노예였어. 그게 뭔 소린가 이해가
안될 것 같은데 내가 가면 풀떼기만 나오는 내 집에서도 안먹을 극빈한
밥상이 나오고 손윗 동서 형님이 오면 용돈 안주고도 소고기 굽드라 ㅋㅋ
난 그 소고기 구워서 상에 올리기만 했다.
장모가 오죽 불쌍했는가 나중엔 내가 가면 몰래 고기 숨겼다가 주시더라.
장인 오시면 못먹는다고... 우리 집에 말하면 그 마음 오죽하실까 싶어서
말 한적 없이 시간은 흘렀고 그래서 마누라도 처가댁 갔다가 서울로 올라가는
차에서 늘 미안하다며 눈물 짓고는 했어.
이렇게 아내의 의심+처가의 홀대 그냥 묵묵히 견디며 좋은 날 올거라고
살아보니 가뜩이나 마른 체형에 살이 8킬로 빠지더라.
병원 입원만 4번. 전부 과로였고 그래도 돈 벌어야 한다고 그렇게 살았어.
와이프도 불쌍했던게 연애 할 때 알아보니 모아둔 돈이 없더라.
데이트를 해도, 사는 것을 봐도 검소한데 이상해서 물어보니 처가에서 여태
키워놨으니 돈 내놓으라는 식으로 계속 돈을 빨았더라.
그거 안쓰럽기도 해서 그냥 시집 올 때 혼수 500이 끝이었다.
전부 내가 그간 모은 돈으로 집 마련하고 가전, 가구, 예물 다 했었고.
그런 사람들이었으니 사위한테도 뭔가 바랬던 것이 아닌가 싶기는 해.
여튼 그래도 아내 의심이 제일 힘들었고 나도 울면서 절대 네 통수 치는 일은
없을 거라고 그렇게 믿음주려고 더 노력하면서 살았다. 걔도 울면서 전에 만난
남자가 바람나서 헤어진 적이 있었다고 하더라고...
뭐 그 마음 아예 모르지는 않아서 나도 이해하지만 결국 그거에 지치고 지쳐서
결국 이혼을 하게 됐다. 마침 시기도 안 좋아서 신생아 애기는 있고.
돈에 환장한 나머지 돈 안 주면 이혼도 안해준다고 버티는 처가랑 또 처가가서
뭐라고 세뇌를 당했나 거기 동조하는 전 와이프 보면서 우리집에서 그냥 다 주고
비싼 경험했다고 생각하자고 하더라... 솔직히 내가 뭘 잘못하고 그런게 아니라
와이프가 나랑 이혼하고 살아갈성 싶지가 않아서 고민하다가 정말 다 주고
나오게 됐다. 아이는 내가 키우기로 했고. 경제적으로 내가 좀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다가 내가 계속 고민하며 말한 11살 어린 그 친구를 만나게 됐지.
내 상황 모르지 않았던 것이 잠깐이지만 같은 회사를 다녔고 나를 잘 알고 있었어.
뭐 그냥 내 후배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내가 좀 아랫 사람들한테 다정하고
동생같아서 하나하나 챙겨줘서 그런가 잘 따랐던 친구 중 한명이었고.
얼마 다니지도 않고 나갔는데 나도 그 뒤에 얼마 안 있다가 갑질 오지게 하던
실장이 내 부하들 부당해고 줄줄이 10명 시키는 것 보고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어서
회사 나오게 됐지. 회사도 내 상황도 다 정리되고 행정절차 기다리는데 연락이 온거야.
애기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 것인가... 직장은 또 어떻고... 힘든 참에 그 친구랑
다른 부하직원이었던 애들이랑 연락이 왔어.
그렇게 나 따르던 부하들 울고불고 하면서 나랑 소주 먹고...
시간은 또 흐르고...
그러다가 이 친구랑 나랑 둘이 남게 된 적이 있어.
근데 나한테 그러더라고. 나 좋아한다고.
처음에는 취해서 한 줄 알고 귀담아 듣지도 않고 집에 데려다 줬어.
11살이나 어리고 예쁘고 게다가 집안도 좋아. 뭐 어디라 말은 못하겠는데
친척+가족들이 그 근방에 상가 몇개씩 들고 있고 어릴 때 승마랑 발레랑
기타 돈 좀 든다는 악기, 유학에 대학원까지 줄줄이 다 경험한 친구 정도?
뭐 가난한 우리집이랑은 비할 바도 아니었고 아파트에 난 마당이 있을 수 있단 것도
얘 집에 데려다 줘서 처음 알았다.
여튼... 난 이미 애딸린 이혼남이고 힘든 생활이 더 힘들어질 것을 알기에
그냥 혼자 어찌 살아갈지 그 고민만 하게 됐던 것 같다.
근데 이 친구가 한결같이 내가 좋다고 그러더라고.
솔직히 나도 와이프, 처가에서 그렇게 홀대받고 힘든 와중에 너무 인생 살기
힘들었는데 이혼 결정나고 힘든 상황에서 그렇게 한결같이 못난 나 봐주는
사람이 있는게 참 감사하기도 해. 이 친구 집에선 당연히 날 반대하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애기까지 있어서 그냥 흘려 들었던 거지.
다른 후배들과 계속 찾아와 얼굴 몇번 보게 되고 이 친구가 나중에는 술을
안 먹고 묻더라. 왜 자기가 나 좋다는데 대꾸를 안해주냐고.
그래서 진짜 꿀먹은 벙어리마냥 10분은 말을 못했던 것 같다.
나도 솔직히 좀 좋아하게 됐거든.
"난 나이도 많고 이혼도 했고 아기도 있어요. 그래서 xx씨를 좋아할 수가 없어요.
난 가진 것도 없고 있던 것마저도 이혼을 위해서 다 내주고 지금은 만신창이죠."
울면서 얘기했던 것 같아. 힘들었어. 너무...
지금도 눈물이 나네.
근데 그때 아무 대답이 없길래 고개를 들어보니 울고 있더라고.
"아직 xx씨가 어리고 현실을 몰라서 너무 낙천적으로 나와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힘들고 외롭고 많이 버거울 거에요. 나의 편안함, 행복만을 생각하면
난 아마도 xx씨에게 더 적극적이었을 거에요. 그런데 정말 중요한 순간이고 중요한
결정이에요. 스스로의 인생을 너무 힘들게 하지 마요."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집에 데려다주고 다 끝났겠거니 했는데 다시 연락이 오더라고.
고민을 좀 했던 모양이야.
"팀장님도 팀장님 애기도 사랑하면서 같이 키울게요. 많이 고민했는데 지금까지
제 행복을 위해서 살았던 적이 없었어요. 팀장님보다 젋고 돈 많고 키도 크고
잘생긴 남자들도 많이 만났고 연락도 많이 오는데 그래도 팀장님이랑 있을 때처럼
행복한 적이 없어서 그냥 다 내려놓고 갈래요."
그렇게 말을 들은 상황이야.
나 어떻게 해야해? 근데 나도 얘 좋아. 내가 좋다고 말하면 얘가 폭주기관차 될까봐
생각해본다고 하고 만 상황이야. 아침에 그래서 말 끝을 흐린거고 ㅎㅎ
근데 얘 진짜 예쁘고 집도 괜찮고 성격도 다정다감하고 착해. 왜 날 좋아하는지 족히
200번은 물어본 것 같아. 내 아내가 되고 싶다는데 이게 감당이 될까 싶다.
형들 막 까지말고 나 정말 이런 말 어디 할 데도 없고 처음 올려봐 ㅎㅎ
이혼하고 대인기피증 같은게 생겨서 사람들도 잘 안 만나거든. 내 후배들이야
진짜 나랑 너무 친해진 상태라 어쩌다 만난게 고작이고 ㅎㅎ 그러니 너무
물어뜯지는 말아줘~
길어서 안읽거든요
- 마누라 및 처가 식구들한테 개 데임
- 아이 내가 데리고 이혼함
- 돈 많은 어린여자가 나 좋다고 함
횽들 나 어떻게 해?
아이를 안가지는 조건이면 괜찮을 듯.
새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헬이 열릴 것같은데요.
뭐합니까 언넝 낚아 채지않고??
이혼후 평생 혼자살겠다는 결심한거 아니면
데리고 사세요.나좋다는데 뭐 어쩝니까
근데 님만 생각해봐요.
과연 행복할까요?
만나면서도 살면서도 온갖 소리 다들으면...
아이가 없다면 좀 비벼라도 보는데 애도 있어서...
여친하고 몇년 만나요.
어릴땐 다 내사랑같고 내운명같아서 좋아보임.
그리고 아이도 내 새끼태어나면 큰애는...
솔직히 님만보면 잡아라 하고 싶은데 더 힘들어질수도 있을까 걱정됩니다.
여자쪽 부모님 설득해야지요.
애라도 없으면...
한번 잘 만나보세요!!!! 잘 되길 바라는 해피엔딩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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