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커뮤니티 활동은 눈팅만 하고, 가끔 삘 받을 때 글을 씁니다.
오늘은 다른 분의 일본 경험글을 보고 잠도 안 오고 해서 야밤에 경험담 한 번 씁니다.
저는 일본에 두 차례 유학을 했습니다.
그 중 한 번은 국비유학으로(일본에서 돈 주는 겁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도쿄대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20년 전의 일본은 제게 선진국이었고
10년 전 일본은 제게 어라 뭐지 얘들? 이었고
지금의 일본은 제게 후진국입니다.
보배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저는 무엇보다 일본 최고 명문대라고 하는 도쿄대(=동경대)에서의 학교 생활이 너무 후져서
정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이지만, 일본 특성상 아마 크게 변한 게 없을 겁니다.
10년 전 이후로도 일본에 해외출장과 여행으로 몇 번 다녀왔지만 정말 변한게 거의 없더군요.
앞에 얘기가 너무 길었는데 각설하고
10년전만 해도 도쿄대에서 수강신청은 OMR로 했습니다.
OMR....다들 아시죠? 컴퓨터용 싸인펜으로 마킹하는 겁니다.
처음에 제가 이걸 받았던건 2000년대 초반 대학교에서였습니다.
그래도 그 때는 인터넷 보급된지 몇 년 안 됐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도 OMR로...그것도 일본 최고 명문대라고 하는 대학에서 이러고 있었습니다.
홈페이지는 TEXT 투성이고, 뭔가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아침에 등교를 하면 다들 게시판(홈페이지 게시판이 아니라 정말로 밖에 종이가 붙어있는 게시판)으로 갑니다.
왜냐구요? 수업에 대한 공지나 학교생활 공지가 종이에 적혀있었거든요.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수업을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습니다.
교수님들중에는 이메일이 없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메일이 있어도 안 써서 확인을 안 하는 분이 태반이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해외 학자들이 도쿄대 교수들과 이메일 연락이 안되서 총장에게 complain 했고,
총장이 교수들에게 제발 이메일 정도는 확인해 달라고 했을 정도입니다.
도쿄대에는 약 50개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시스템이 있지만 후지기 그지 없습니다.
책을 빌리면 그 자리에 종이책 모양의 책을 꽂습니다. 책등에 해당 책의 이름을 손으로 써서
어떤 책이 대출되었는지 표시합니다. 아...진짜 이건 충격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발표할 때, PPT 쓰는 걸 못 봤습니다.
하긴 제 일본인 친구들도 엑셀이 뭔지, 워드가 뭔지도 모르는 애들이 많았으니.....
그리고 학사행정은 무조건 행정실로 가서 종이 서류를 떼어야 합니다.
컴퓨터로...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게 없습니다.
그냥 무조건 종이입니다.
아마 10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달라진 게 별로 없을 겁니다.
저는 30여개국에 일과 여행으로 다녀봤고, 100개 넘는 도시도 다녀봤고
5대양 6대주 사람들과도 일을 해봤습니다.
국뽕일 수도 있지만, 정말 어디 가도 한국인처럼 빠르게, 정확하게, 부지런하게, 스마트하게
일하고 공부하는 민족은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불평과 불만은 많지만, 또 그만큼 만족을
모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지금 이만큼 쌓아올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삼성과 LG, 현대, SK 등의 대기업과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고,
K-POP, K-Drama, K-Movie, K-Food등의 K-Culture가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제 갈수록 더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가 만든 제품으로, 우리의 문화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팬데믹 조금 힘들겠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끝이 있을 테니 그 때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고
잘 견뎌냈으면 좋겠습니다.
이횽은 채소 배운 횽이 학실합니다.
30개국, 100개 도시가 부럽삼
앞으로도 쭉 간지나게 사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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