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 때문에 지방을 자주 다닙니다. 지방으로 갈수록 검문이 심해 다니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양곤 시내는 검문할 때 여권까지는 확인 안 하는데, 지방으로 갈수록 여권도 확인하고 비자도 확인하는 등 매우 까다롭습니다.
오늘 양곤의 서쪽에 있는 파테인이라는 지역에 미팅이 있어 다녀 왔습니다.
보통 지방을 갈 때는 통역직원과 남자직원이 함께 갑니다. 운전은 저와 남자직원이 돌아가면서 합니다.
통금도 있고, 스마트폰 인터넷도 안 되고, 외국인은 아무데서나 잘 수가 없어 일찍 출발 했습니다.
오전에 제가 운전을 했는데 갑자기 경찰이 차를 세우는 겁니다. 신호위반 했다고 면허증을 주고 대기하라고 했습니다.
통역직원은 교통경찰 초소로 따라 갔습니다.
10분 정도 후에 통역직원과 경찰이 함께 왔고, 통역직원이 차 안에서 스낵면 10개를 경찰에게 주고 서로 고맙다고 말하고 경찰은 돌아 갔습니다.
제가 통역직원에게 돈 얼마 줬냐고 물어 봤더니(벌금이 아니라 뒷돈 입니다) 돈은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대신 제가 한국 사람이라서 큰일이 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통역직원이 초소로 갔더니 한국 사람인데 신호위반 했다고 상급 경찰서에 전화를 하는 중이었다 합니다. 그러면서 다른 경찰들은 통역직원에게 한국사람들 나쁘다, 한국이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합니다. 쿠데타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가장 심하게 반대 하니 경찰이나 군인도 한국에 대해 불만이 많겠지요.
통역직원은 큰일 날 듯 싶어 본인의 집은 경찰집안이며, 친척오빠는 군인이다. 저 사람 한국사람이지만 중국사람과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라고 하면서 아버지 어머니가 근무하는 지역, 친척오빠 소속부대 전화번호 등을 말했다 합니다. 이 후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변하고, 제가 사고 쳤을 경우 통역직원이 책임지겠다라는 각서를 쓰고 마무리 되었다 합니다.
실제 이 친구 집안은 경찰 집안이긴 합니다.
작은 에피소드이지만 막상 이런일을 겪으니 무서웠습니다. 통역직원이 한국사람이라서 더 심하게 하는 거라고 합니다.
미얀마의 군인이나 경찰에게 한국은 이런 이미지 입니다. 그리고 저는 일하기는 불편해도 이런 한국의 이미지가 자랑스럽습니다.
경찰도 스낵면은 처음 먹어보지만 한국 라면은 다 좋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갔습니다.
여담으로 검문 할 때 트렁크나 가방을 확인 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역직원은 본인의 핸드백이나 가방에 생리대 1개씩 가지고 다닙니다.
생리대가 있으면 제대로 검문하지 못 한다고 합니다. 길위에 여자치마를 걸어 놓으니 그 밑을 시위진압하는 군인이나 경찰이 지나가지 못 한 것과 같은 것 입니다.
미얀마 지인은 시위 했던 아이들 12명을 자신의 집안에 숨겨 주었고, 이 아이들은 며칠전에 지방으로 떠났다고 합니다.
만약 시위대를 숨겨준게 걸리면 집주인은 구속 인데 그래도 끝까지 숨겨 주었습니다.
그 중 가장 어린아이는 14살 이고, 저는 만날수는 없었지만 한국라면도 주고(불닭볶음면, 엄청 좋아 합니다), 롯데리아 햄버거 세트도 사서
전달 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그 지역의 반군에 입대하여 끝까지 싸운겠다고 갔습니다. 실제 반군에서 군사교육을 마친 미얀마 젊은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어떤 변수가 없는한 승리가 불가능한 싸움인데, 신념이든 애국심이든 무엇이든 간에 그렇게 싸우는 애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이러한 소소한 이야기는 뉴스에 안 나오는거 같아 한번 써 봤습니다.
저는 외국인인데도 이런 글을 쓰면서도 무슨일이 일어날까봐 걱정 됩니다. 이래서 독재가 무섭습니다.
앞으로 미얀마에 지내면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가 있으면 또 쓰겠습니다.
부디 몸 조심하세요.
화이팅~
화이팅~
우측통행 우운전석이라 힘들텐데 하지마세여
삥 뜯기 딱좋은 조건인거임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응원하고 있다고...ㅜㅜ
자유를 응원합니다.
전해주십시요
몸 건강히 지내시길 빕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