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월 11일 당선 수락 연설에서 한 말이다. 기자가 지난 6월 이 말을 인용해 기사를 쓴적이 있는데, 다시 이 문장을 적은 것은 지금 돌아가는 국민의힘 내부 사정과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표는 36세의 정치 초년병이 거대 야당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당내 불안한 시선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이 말을 썼다.
초기엔 불안보다 기대가 더 컸다. 이 대표는 당선됐을 때만 해도 여론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정치 신데렐라’가 된 듯했다. 그때까지 거대 여당의 기라성 같은 대선 주자들에게 맞설 만한 인물이 잘 보이지 않는 무기력한 국민의힘에 ‘30대 0선’ 대표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당 지지율도 올라갔다. 이게 중도를 고집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민의힘 대선판으로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대선 빅텐트’ 구상도 어느정도 먹혀들었다. 그러나 두 달여가 지난 지금 국민의힘 내에선 이 대표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고 ‘불안한 눈빛과 시선’은 더 강해지는 듯하다.
대표와 대선 주자, 지도부, 의원들까지 뒤엉킨 이전투구
준비 안 된 대선 주자 …정책과 비전, 통찰력 ‘빈약’
제1 야당으로서 시급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 무언지도 모르면서 온통 집안싸움에 정신이 팔릴 뿐이었다. 국민의힘은 지금 ‘정권 교체’ 대의(大義)와 구호만 난무할 뿐 그럴 만한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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