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77년생인데 다들 잘 지내?
84년 3월 2일 전국의 77년이 다 입학했었잖아.
왼쪽 가슴에 옷핀으로 손수건 걸어놓고.
국민학교 때 방위성금 기억나?
그거 50원 안 낸다고 샘 한테 야단 많이 맞았는데.
엄마가 방위성금 내라고 50원 주시면 그거 안내고 버텨서 오락실가서 제미니(이 겜 기억나나 모르겠네)했다.
고등학교 1학년때 기억나?
그때 막 수능 도입돼서 논리가 중요하다고 해서 논리야 놀자라는 책 많이 봤잖아.
좀 앞서가는 애들은 독서평설인가 그거 구독해서 보고.
시사도 많이 알아야한다고 해서 조선일보도 막 찾아보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선일보ㅋㅋ
고2때 1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오니까 김일성 죽었다고 하더라? 이게 뭔가 싶더라고.
97년도에 대학교 앞에 식당에서 저녁먹고 있는데 뉴스에 아엠에프 구제금융 받는다고 하더라고. 이게 뭔가 했지.
그때 뉴스에 어떤 전문가가 나와서 하는 말이 앞으로 비정규직이 50%를 넘을 거라는거야.
그게 말이 되는건가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규직이 50%를 넘는 세상이 있었다는게 더 신기하다.
2002년 어느날 동아리방에서 대단한 정치인 나왔다고 친구들이 막 흥분했었는데 그게 노무현이었어.
그 친구들이랑 2009년 5월에 광화문가서 참배하고 목놓아 울었다.
이래저래 나이를 먹고보니 2030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기성세대도 아닌 가운데 낀 세대가 돼있네.
386처럼 사회를 주도해본 적도 없고 2030처럼 관심을 받은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면 이도저도 아닌 세대같아.
나랑 동년배가 이 땅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이 글을 쓰게됐어.
벌써 세상을 떠난 친구도 있을테고 잘나가는 친구도 있을거고 힘든 친구도 있겠지?
우리 지금 닿아있는 곳은 서로 다르지만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삶을 시작했고, 같은 하늘 아래 45년을 살아온 동지네.
45라는 숫자 적어놓고 보니 현타가 오네.
마음은 고등학교에 머물러 있는것 같은데 벌써 45라는 숫자를 안게 됐으니 참...
암튼 다들 잘 지내라.
건강 잘 챙기고, 우리가 딴 건 못해도 건국이래 가장 오래산 세대로 남아보자ㅋㅋㅋ
과목은 남았지만 목총들고 교련복입고
운동장에 흙먼지 피우는 훈련은 이때까지죠
날 삼재라 내년엔 좋은 일만^^
모두들 내년에는 좋은일만요~
20대엔, 못느낀 45km/h....세월 참 빠르다는걸 느낍니다.
내일은 천천히 가고싶습니다. 항상 10으로.....
열심히 삽시다^^
쌍칠년 화이팅!!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