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최태국은 모 정치인을 모욕하여 인천 학인동구치소에서의 감옥생활의 경험을 들려드린다
Q.출소한 소감부터 말하자면?
A.다시는 죄를 짓고 들어가지 말아야겠다!
Q.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지?
A.흔히 오해하는 게 교도소가 무섭고 힘들지 않았냐? 어디 다친덴 없냐고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요즘 감옥은 감옥이라기 보다는 시설이 후진 요양원 정도로 생각하면 딱이다.
첨에 우려했던 강제노역이나 엄격한 의식같은 건 전혀 없으며, 3시3끼 밥도 많이 먹을 수 있고,잠도 충분히 자며, 너무 할일이 없어 심심할 지경이다. 개인시간이 많으니 혼자서 공부나 글쓰는 사람에겐 오히려 돈을 주고 갈만한 곳이다.
대체로 김대중대통령때부터 감옥을 이렇게 편하게 바뀌었다고 하는데, 교도관이 반말도 하지 않고 존댓말을 써주는 이런 무료숙박시설에서 어떻게 교화가 될까? 개도 웃을 일이다~
물론 불편점이라면 자유가 없다, 전화를 못한다, 인터넷도 못한다, 규칙적인 단체생활을 해야한다, 절간처럼 조용하다는 것들은 이내 적응만 하면 하루종일 딩굴딩굴 TV보며 죄수들하고 수다떨다 밥많이 먹고 똥싸고 자고, 하루하루 아르바이트로 먹고살기힘들다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없을 정도이다. 특히 사람들에 피곤하다거나 빚이 많은 사람, 만사가 귀찮고 한 몇달 푸~욱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12시간 잠만 자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여름엔 약간 덥고 겨울엔 약간 춥다. 감옥 시설이 전반적으로 그렇다! 의식주가 뭔가 어설프게 갖춰져있다~ 제일 불편한 점이라면 온수가 안나와서 충분히 씻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딱한번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을 뿐, 겨울에도 찬물로 씻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방에는 24시간 온수로 목욕을 할 수 있었다는데 그건 감옥이 아니다~
특히 그분은 몇달을 대형병원에서 살다시피 하셨는데, 인천구치소에선 병에 걸려도 병원에 갈 수는 없다.
대개 몇개월 살다 나가면 살이 쪄 나간다. 반찬수준은 절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거노인이나 백수보다는 영양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콩밥은 아니고 약간의 잡곡밥이 나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옥보다는 바깥세상이 낫다! 감옥안에서 쇠창살 밖을 바라볼 때는 자유로운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다. 특히 출소한 날은 이세상이 눈이 부시도록 밝고 행복한 천국처럼 보인다.
사실 삶이 너무 괴롭고 힘들다면 감옥에 가서 생활해본다면 자살할 생각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Q.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A.현대인은 핸드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증을 느낄만큼 중독돼있다. 그런데 감옥에선 정말 핸드폰이 없는데 불안하지 않다. 오히려 이러 저러 연락이 안오니 편하기도 하다. 어디 천재지변 재해가 나도 바깥세상 난리가 나도 나라가 망하지 않는한 감옥안에선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도소에 감사한다.
Q.신고식이나 방장의 구타는 없는지?
A.없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기존에 방 수형자들이 나의 범죄기록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내가 말하지 않는한 전혀 알 수 없다. 아무리 오래된 방장이나 어떤 계급도 같은 수형자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일 뿐이다.
Q.영화처럼 조폭이나 유명범죄인을 만난적은 있는지?
A.없다.감옥은 같은 종류의 범죄자들끼리 한방을 쓰게 하는데 대체로 우리방은 자질구레한 잡범들이 농담하는 이웃집 아저씨들이 어째서 감옥에 왔나 싶을 정도로 친근한 사람들였다~
감옥안에서 특별히 깡패같이 키,덩치,무섭게 생긴 사람을 못봤다~ 내가 있던 인천구치소가 그런진 몰라도 특이한 건 20~30대 젊은 죄수들이 많았다. 즉 일반 사회구성원과 다를게 없었는데 다만 하나같이 풀이 죽어있고 꼬질꼬질해보인다는 점이다.
근데 운동할때 운동장에서 큰소리로 "형님!"하고 부르는 위계질서가 보이긴 했는데 내가 눈빛을 피해서 그 정체를 잘 파악하진 못했다.
아참! 260짜리 새 고무신이 자기것이라 아무도 신지말라던 옆방 형님이 있었는데, 내가 출소할 때 그걸 훔쳐가지고 나왔다. ㅋㅋ~
심지어 나는 파란죄수복도 기념으로 가방에 넣어가지고 나왔다.
Q.교도관과 죄수들의 사이는 어떤지?
A.교도관은 절대권력자다. 사회에서의 경찰 이상이다. 교도관의 한마디에 하루종일 불편하고 내가 나가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를 갈 때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출소만 하면 감옥안에서의 억울함은 죄다 잊혀지게 되고,다시는 교도소 근처에도 가지 않게된다. 또한 죄도 없이 감옥안에서 생활해야하는 말단 공무원이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근데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은 감방동기이다!
사람은 같이 고생할 때 기억이 오래남는지 밖에 나와서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이러니 감옥안이 범죄자 양성소가 되는 것이다.
Q.마지막으로 교도소에 바라는 점은?
A.너무 편한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먹고 입고 자는 비용은 벌어서 충당하려면 작업장에서 무임금으로 강제노동을 시켜야 한다.
또한 왜 여자죄수들을 완전히 차단해놨는지 너무했다. 감옥에서 여자는 오로지 TV로밖에 보지 못한다. 아마 여자죄수를 보호하려고 그러나본데, 너무 여자 구경을 못하니 잘생긴 남자가 좋아질 지경이다~ 남자가 여자죄수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또 눈이 맞아 결혼도 하게 해야지,온통 남자뿐이라면 생지옥이 따로 없지 않은가?
오류 몇가지
일과시간이 정해져 있어 12시간 잘 수도 누워 있을 수도 없습니다
특별식이 아니라면 쌀밥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9시경에 잠을 자서 6시에 일어나니 일반인보다 수면시간이 많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제가 기억하기론 백미가 아니라 약간의 보리쌀이 섞인 밥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몇년도 징역이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쌀밥만 나옵니다.
구치소랑 일명 교정의 해병대(청송.화원.등등)몇몇 빡신 곳 살아보시면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등받이 없이 취침시간 이외 각잡고 앉아있어 보시진 않은 것 같습니다.
구치소는 빵잽이들한테는 호텔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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