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으로 아들뻘 되는 친구에게 욕을 먹었다는 글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우선 예상치도 못하게 너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서 이후 상황을
업데이트 하는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우선 저는 용기를 내서 며칠 전 제가 사는 빌라 단톡방에 글을 올렸습니다. 보배드림의 제 글도 공유를 했고요.
몇 분이 댓글을 달아 주신대로 일단 공론화를 시켜서 중재도 받고 시시비비를
가리는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후 저와 마찰이 있었던 친구의 어머니가 글을 올리시면서 톡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 생각에 그 어머니는 대단히 현명한 분 같았습니다. 우선 그날은
아들 생일을 기념해 친구들이 모였고 층간 소음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간 오해가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단 오해의 발단은 일년 전쯤 저희 집을 사이에 두고 옆집과 윗집이 거의 같은 시기에 이사를 오면서 시작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옆집 소음을 제가 윗집의 것으로 판단한 것이 오해의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항의 차 윗집을 방문했지만 소음의 진원지가 그곳이 아님을 알고는 얼마 후 옆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옆집 사람들이 정말 엄청난 빌런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밤낮없이 소음을 일으켰고 빌라 주민들과도 수차례 마찰을 일으켰습니다.
덕분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소음이 날때마다
벽을 두드리는 것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드림을 윗집에서는 당신들에게 항의하는 것으로 여겨왔던 것입니다. 거의 일년 가까이 말입니다.
당시 벽을 두드리는 것이 옆집 때문이라는 설명을 했어야 했는데 그것을 하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습니다.
당연히 윗집 청년이 그간 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기는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사과를 드리면서 오해를 풀었고 각자 이해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엄청난 응원을 받으면서 단톡방에
글을 올릴 용기도 내게 됐습니다. 모두가 여러분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한가지, 제 명예를 위해서라도 와이프가 한가지는 밝히라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몇몇
댓글 중 제가 와이프가 다쳤는데도 그냥 넘어간 사람이라는 비난이 있었고 와이프가 그게 못내 힘들었나 봅니다.
그날 옥신각신하는 상황에서 와이프 손에 상처가 생겼을 때 저는 거의 눈이 뒤집혔었습니다.
그때 오히려 와이프가 저를 밖으로 밀치면서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 거죠.
와이프는 제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지요.
사실 저는 군대를 두 번 다녀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 보직 특성상
온갖 특수훈련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한국 군대는 80년대 말에 입대해서 11사단에서 30개월 현역으로 복무하고 전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미군은
2002년에 입대해서 8년 정도를 복무한 뒤 제대를 했습니다.
제가 원래 술을 잘 먹지 않는데 오늘은 좀 불콰하게 취기가 올랐나 봅니다.
여기서는
조금 TMI가 있을 예정이오니 유념해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군대를 제대한 뒤 1년 쯤 뒤 저는 집안 사정으로 미국으로 혈혈단신 떠났습니다.
가자 마자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고생 끝에 자리를 조금 잡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닷컴 열풍이 불던 90년대 말,
뉴욕에 있는 후배들과 함께 인터넷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닷컴 열풍에 뛰어들게 된 거죠.
처음에는 펀딩도 많이 받았고 한참 주가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희가 만든 사업모델이
뉴욕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었죠. 얼마 안가 9.11테러가 터졌거든요.
이후 저는 하루 아침에 전도유망한 벤처사업가에서 감당하기 힘든 빚을 진 채무자로 전락했습니다.
그렇게 바닥까지 내려온 제 앞에는 오직 죽음만이 기다리는 듯했습니다.
그때
문득 길을 걷는데 미 육군 모병광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애써 외면했지만 그날부터 제 눈 앞에는 자꾸 그 광고가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황이 힘들어도 재입대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은 아마 제 심정을 이해하실 겁니다. 그것이 아무리 미군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죽음이냐 재입대 냐의 갈림길에서 재입대를 선택했습니다.
2002년 1월 저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미군에 입대했고 8년의 시간을 보낸 뒤 제대를 했습니다.
제가 복무할 당시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두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 중이었고
병사들은 항상 전투에 투입될 것을 가정한 채로 훈련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보직상,
다양한 훈련들을 받게 됐고 지금도 나이는 먹었지만 거의 현역때의 몸무게와 체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다툼이 있던 날 이후, 한편으로는 처음에 문을 열며 저에게 사과를 건넸던 친구가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만 아니였어도 그렇게 내려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시간이 지날수록 드는 생각이 차라리 3명이
합세해 저를 공격했었다면 나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아들뻘 되는 친구들과 3대1로 싸웠다면 아마 제가 흠씬 두들겨 맞았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와이프가 다쳤는데 가만 있던 인간이란 스스로에 대한 자책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오해를 풀고 나니 그 친구에게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런 무력충돌이 있은 후에는 화해가 거의 불가능 했을 테니까요.
사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도 어쩔 수 없는 한국사람이란 것을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설령 나이차이가 난다 해도 외국인들과 이랬다면 이렇게 마음고생이 심하지는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오랜 외국 생활 동안 인종차별을 당한적이 꽤 있었지만 이렇게 감정이 상한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괜히 고국에 돌아왔나 하는 후회가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
원래는 부모님의 병환 때문에 귀국했다 길어야 1, 2년 정도 후에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연로하신 어머님을 외면하고 갈수가 없어 이렇게 있다 보니 상당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와중에 이런 일이 터졌고 온갖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일주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듭니다.
이곳에 우연찮게 글을 올리면서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았고 그 친구를 이해하게도 됐으니까요.
역시 동방예의지국에서 이유없이 이런 일이 벌어질 리가 없다는 안도감은 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다투더라도 한국말로 다투고 한국말로 응원을 받는 것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마음의 짐만 던지면 완벽할 것 같습니다. 제가 신세를 지면 꼭 갚아야 되는 성격 이라서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다 불현듯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건 제 소설을 선물해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몇 년 전 작은 웹소설 공모전에서 수상한 적이 있었고 이후 출판사의 제안으로 책을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를 응원해주신 분들 중에 혹시 책 좋아하시는 분이 있다면 제가 제 책을 선물해 드리려 합니다.
혹시 광고로 오해하실 수 있어 책 제목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그저 이라크 전에 참전했던 한인 청년과
뮤지컬 배우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라는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독자평에는 “남주의 인생이 너무 가슴 아파 눈물을 흘렸다.”거나
”한동안 먹먹했다.”는 글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또한 소설 안에는 제가 두곳의 군대를 경험하면서 느낀
전쟁에 대한 소회와 감상들이 들어있습니다.
이건 설령 제 책이라도 제가 출판사에서 구입해서 댁까지 보내 드려야 되는 것이기에 쓸데없는
오해는 사양하겠습니다.
혹시 책을 읽고 싶으신 분들이 있다면 제 이메일로 닉네임과 성함, 그리고 받을 주소를 보내주시고
댓글에 “주소 보냈습니다.” 란 글을 남겨주시면 제가 확인 후 빠른 시일 내에 책을 구입해서 보내 드리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50분 까지는 감당해 보겠습니다.
제 이메일 주소는 seinfield@naver.com 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현재까지 쪽지로 따로 신청해 주신 분들까지 포함하면 원래 약속드렸던 50여분 가까이 됩니다.
맨 밑에 신청해 주신 캄차카의 바람님을 끝으로 책 나눔 신청을 마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맘고생 많으셨는데 이제 편히 지내시면 좋겠네요
힘내셔요~~!!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마지막 협의가 잘되서 다행입니다
건축구조상 서로 오해와 불만이 쌓이고 있었네요
보배는 사기꾼들이 판을 차지 ㅋㅋㅋ
특수부대에서 개뿜었네 ㅡㅋㅋㅋㅋ
앞으로 좋은일 가득하길 빕니다.
참다행입니다~
잘 해결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
제목 알려주십시요...
저도 한번 읽어 보고 싶네요
제목좀 올려주세요☆
소설광인...나도 엄청 읽어보고싶네요.
제목이라도...
그리고 저도 책 제목만 가르쳐주시면...제가 구입해서 읽어 보도록하겠습니다
읽어내려가며 글솜씨가 상당하시다라고 생각했는떼.. 역시 책을 내신 분이시네요. 제목 힌트라도 주시면 이북이라도 구매해서 읽고 싶네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 보군요
타국에 이미 충성 을 맹세 한 사람은 입대가 불가능 하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아쉽네요ㅠㅠ
글쓰신 분이 참 현명하시고 경우에 바른 분이시네요...
몇가구 같이사는 빌라는 아파트보다는 서로 가까이 지낼수 있는 방법이 더 있을겁니다.
서로 잘 해결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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