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저는 아주아주 평범한 삶을 사는 40대 중반의 가장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오시고,

가족들을 위해 평생을 일만 하시다 올해 83세의 힘없고 늙은 초라한 노인이십니다.

먹고사는게 늘 힘들어 평생 넉넉치 못한 삶을 사셨지만,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않고

자신의 일만 묵묵히 하시며 살아오신 아버지 입니다.

이제 많이 늙고 약해진 모습이 마음아프게 합니다. 건장하고 단단한 남자이셨는데...

이런 아버지께서 요즘 부지런히 어디를 다니십니다. 

아버지의 할아버지... 저희 증조부께서 독립운동을 하셨다 하십니다.

80년대 독립운동가 등제 신청을 하시려고 하다가 먹고사는 일이 바빠 못하시고,

그렇게 정신없이 삶을 사시다가 이제야 시간적 여유가 있으시다고, 다시한번 등제신청을 해보시려 하십니다.

그런 아버지께 저는 거동도 불편하신데 왜 꼭 그래야 하냐고, 우리 가족들은 다 아는 사실이고,

우리가 자부심을 갖고, 존경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알고있으면 되는 일이니

힘들게 그러시지 마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몇일전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울컥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힘들게 저 일들을 처리하고 계신 이유가 다름아닌 독립유공자 혜택이였습니다.

굉장히 이기적인 모습이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아버지께서는 손자에게 학비라도 도움을 주시고자 하시는 일이라 하십니다.

저에게는 두명의 중학생 아들들이 있는데 독립유공자 자손이라며 그 자손중에 한명의 학비가 지원된다고 합니다.

많은 자손들중에 한명은 학비지원을 해준다는 얘길 아시고는 연로하신 몸을 움직이시며 다니신겁니다.

제가 사회나와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게 미안하시다고

이렇게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하십니다.

저는 거지가 아닙니다. 잘사는건 아니지만,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들으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독립유공자 자손에게 혜택을 주는걸 이해못하는 1인 입니다. 

제가 그 혜택을 받고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증조부님께서 훌륭한 일을 하시고 존경받으실 일을 하신게 맞다면 모든 칭찬과 혜택은 증조부님 본인께 

가야하고 이미 그럴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마음속으로 고맙게 생각하며 

배울점을 배우고 자식들에게 전하고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도 아버지께서는 완고하십니다.

말씀안하신 다른 이유도 있다는 걸 다는 아니지만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침일찍 보훈처에 혼자다녀 오셨다고 하십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인듯하여 그게 가슴이 먹먹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식에게 해줄수있는게 있어서 좋다고 하시는 아버지.....

혼자 사무실에서 말할곳도 없어 글 써봅니다....

당시 증조부님께서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투옥되신 사진을 보니 마음이 먹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