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 명왕성 궤도 근처에서 보이저 1호는 지구의 지령에 따라 자세를 제어, 신호 도달에 6시간이 걸리는 명왕성 근처 우주 공간에서 계획에도 없던 지구를 조준해 사진을 찍었다. 여기에 유명한 이야기가 있는데, 보이저 프로젝트에 참여한 칼 세이건은 보이저 1호의 카메라 방향을 지구 쪽으로 돌려 찍자는 제안을 했다. NASA 측도 대체로 세이건의 의견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으나, 칼 세이건의 생각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한 보이저 1호에게 만에 하나 태양빛 때문에 카메라 렌즈에 손상이 가는 것을 원치는 않았고 제안은 무산되나 싶었다. 그러나 당시 NASA 국장이였던 전 우주 비행사 리처드 트룰리가 보이저 호의 카메라를 돌려 지구 쪽으로 사진을 찍으라고 지시하는데, 그것이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사진을 찍은 날짜는 1990년 2월 14일이었다.
그 사진에서 지구는 자그마한 티끌에도 미치지 못하는 창백한 푸른 점'의 형태였고, 그 유명한 Pale Blue Dot 이라는 고유명사를 탄생시킨다.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칼 세이건은 사진의 지구를 보고 아래의 명언을 남기게 된다.
"저 점을 다시 보세요. 저기가 바로 이곳입니다. 저것이 우리의 고향입니다. 저것이 우리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들어보았을 모든 사람들, 존재했던 모든 인류가 저 곳에서 삶을 영위했습니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이, 우리가 확신하는 모든 종교, 이념, 경제 체제가,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가, 모든 영웅과 겁쟁이가, 모든 문명의 창시자와 파괴자가, 모든 왕과 농부가, 사랑에 빠진 모든 젊은 연인들이,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가, 희망에 찬 모든 아이가, 모든 발명가와 탐험가가, 모든 도덕적 스승들이, 모든 부패한 정치가가, 모든 인기 연예인들이, 모든 위대한 지도자들이,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저곳 -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입니다.
지구는 우주라는 거대한 극장의 아주 작은 무대입니다. 그 모든 장군과 황제들이 아주 잠시 동안 저 점의 일부분을 지배하려 한 탓에 흘렀던 수많은 피의 강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저 점의 한 영역의 주민들이 거의 분간할 수도 없는 다른 영역의 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잔학 행위를 저지르는지를, 그들이 얼마나 자주 불화를 일으키고, 얼마나 간절히 서로를 죽이고 싶어 하며, 얼마나 열렬히 서로를 증오하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만용, 우리의 자만심,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희미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합니다. 우리 행성은 사방을 뒤덮은 어두운 우주 속의 외로운 하나의 알갱이입니다. 이 거대함 속에 묻힌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구해 줄 이들이 다른 곳에서 찾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알려진 바로 지구는 생명을 품은 유일한 행성입니다.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종이 이주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다른 세계를 방문할 순 있지만, 정착은 아직 불가능합니다. 좋든 싫든, 현재로선 우리가 머물 곳은 지구뿐입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면 겸손해지고 인격이 함양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서 찍힌 이 이미지만큼 인간의 자만이 어리석다는 걸 잘 보여 주는 건 없을 겁니다. 저 사진은 우리가 서로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보금자리인 창백한 푸른 점을 소중히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칼 세이건-
우리가 겪는 모든 행복이나 시련 등은 사실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할 지도 모릅니다. 인생을, 세상을 아주 넓고 긴 것이라고 인식할 때, 그리하여 안녕과 고통도 찰나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사소한 행복도 크게 다가오고, 가슴아픈 시련도 금새 지나가리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지 않을 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의 '순간'들이 늘 소중하기를 기원합니다.
모래한톨 티끌하나의
존재도 못되는데...
석열이와 TK를 보듬어
아껴주는 마음을 가져야하나?
물론 굳이 인문학을 배울 필요가 없는 분들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창백한푸른점과 코스모스 두개 쌓으면 적당한 침목이 되니 그냥 자빠져 쳐 자기를 부탁드립니다.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어렸을때 너덜너덜할 정도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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