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들러 눈팅만 하던 터에 불쑥 논쟁에 끼어들기가 좀 거시기하지만, 늘 고속도로로 출퇴근을 하는 처지라 추월차선에 대해 저절로 많은 생각을 하게 돼서 짧게나마 덧붙여 보겠습니다.
아래 여러 횐님들의 의견을 보면 나름 법적, 논리적 근거는 있지만, 제 견해로는 경직되게 규범만 고수할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닌가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월차선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만 추월차선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과속하는 차들을 위해 양보해야 되는 차선이 아닙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란 주행차선에서의 소통이 원활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소통이 원활한 상황이라는 것도 상대적입니다. 물건을 잔뜩 실은 화물차들이 주행차선에 쭈욱 늘어서서 70키로 정도로 달리고 있다면, 화물차들에게는 소통이 원활한 정상적 상황이지만 승용차 운전자들에겐 약간 지체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승용차가 100키로로 추월차선을 주행중이라면 그 뒤를 200키로로 달리는 슈퍼카가 비켜달라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 앞 선 승용차도 정상적으로 추월하고 있는 중이므로 남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지가 알아서 추월해야겠지요.
의도적으로 남의 주행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앞서 주행하는 차에 권리가 있는 것이고 뒷차는 앞차의 양보를 강요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주행차선이 텅 비어있거나 널널한 상황에서 추월차선을 130키로로 정속 주행하고 있다면 잘못된 운전이지만, 그 뒤를 200키로로 쫓아가던 슈퍼카가 똥침 자세로 위협을 가한다면 이는 잘못된 운전을 넘어 아주 망나니 짓이라 봅니다.
물론 앞차 운전자가 멍때리고 있어 미처 주행차선으로 이동을 못하고 있는 경우를 예상해서 한두 번 경적이나 상향등으로 주의를 촉구하는 정도는 허용되겠지요.
한두 번 그래도 반응이 없다면 ‘매너 없는 놈이군’ 생각하고 주행차선으로 추월해 가면 그 뿐이지만, 굳이 추월차선임을 주장하며 똥침과 상향등으로 위협하는 놈은 그보다 훨 저질입니다.
상황에 맞는 대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