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의 아들인가 ?
이혼하고 홀로 사시다가
서울의료원에서 치질수술 받다가 반신불수가 되신 후로 우리집에서 같이 사시고 있는 작은아버지 (이하 작아로 줄임)
나는 가끔 장애인 복지관이나 병원에 작아를 모시고 가면서 편의상 내가 작아의 아들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사실 아버지는 아들이 셋이라 외로운 작아의 아들역할을 한 셈이다.
비록 몸은 불편하시지만 작아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아에 대해 많은 걸 알게되었다.
특히 작아와 난 성격이 비슷한 점이 많은데,
공부와 연구를 좋아하는 점,
과일을 많이 좋아하는 점,
생활은 더러우면서도 먹는건 유난히 위생을 따진다는 점 등이다..
그건 아버지의 성격과는 매우 다른점이다!
물론 폭력을 써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 사람을 속이려는 야바위 기질은 아버지를 닮았지만 작아에겐 아버지에겐 찾아볼 수 없는 나와 닮은점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내가 의심하는 이유는,
나는 평생을 날건달로 살아오신 아버지의 정신세계를 도저히 이해를 못한다는 것이다.
그에반해 소심함, 셈세함, 생각이 많은 부분이 작아와 닮았다.
또한 아버지에겐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거의 영향을 받지않은 작아와 성격이 닮았다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문득 내가 작은아버지의 아들이 아닐까?
이야기는 내가 태어나기 1년전으로 거슬러올러간다.
당시 아버지는 폭력으로 감옥살이를 하고 계셨고, 작아는 20살 군생활을 하고계셨다.
요즘 재밌는 만화처럼, 젊은 형수님이 혈기왕성한 도련님에 밥상을 차려주다가 그만...
근데 어차피 아버지와 작아가 형제로 닮았으니 내가 작아의 아들인데도 아버지를 닮은 것으로 여기셨던 게다.
도대체 내가 누구의 아들인가?
어머니나 작아는 옛일은 기억하지만, 내가 작아의 씨라는 것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 눈치다.
실제로 어머니도 작아도 모를 수 있다. 왜냐하면 형수를 범한건 단발성이지만 원주인이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이제와서 DNA친자식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간 미친놈 소리를 들을것이고,
열쇠는 부산에 살아있는 작아의 친아들을 만나보면 이놈이 내 친동생인지 찬찬히 뜯어볼 수가 있겠는데 현재 연락두절이다~
부산에 최진영아 !
사촌형이다. 내가 너희 아버지를 그동안 10년간 친아버지처럼 돌보아왔거늘 어찌 친아들인 네가 생부에게 이리도 무심할 수 있더냐?
과거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진 모르지만, 그래도 너에게 생명을 주신 아버지잖니?
늦지않었다!
이제라도 전화도 드리고 찾아와 손이라도 붙잡아드리는 것이 작아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겠니?
문득 네모습을 떠올리니까, 내가 작아의 아들은 아닌것 같구나!
왜냐하면 넌 분명히 작아의 아들인데도 이혼후 외롭고 쓸쓸하게 의료사고후 1급 장애인으로 사는데도 한번 찾아보지 않는 아들이라면, 불쌍한 3촌을 10년동안 거두어모시는 나와는 천지차이인데, 어떻게 우리가 친형제란 말이냐?
너 혹시 작은아버지 아들이 아닌 것 아니니?
넌 생기것부터가 최씨같지가 않아~
그래 맞네!
자기 아버지가 아니니까 죽었는지 살았는지 찾지 않는것 아닐까?
작은아버지가 말씀하셨어!
작은어머니가 딴남자와 바람을 폈다고...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건, 작아의 아들이든 이제와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더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작은아버지의 선량함과 지혜를 본받아 살면 되는것이다!
그것이 친아들 진영이에게 가르쳐주지 못한 작아의 마지막 바램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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