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
그날도 주말 일직하사였음. (이런 우연이...씨바)
군대 다녀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말엔 할 일 없으면 총기수입 시킴.
그날 총기 수입을 지시함.(물론 일직사관이 시킨거 ㅋ)
부대원들 전부 신문지 깔고 본인 소총 분해해서 먼지 제거 및 기름칠 함.
제대한지 오래되서 총기 부품 명칭이 잘 기억이 안나는데... (실린더, 공이, 노리쇠 뭉치, 힌지, 가늠자 ...또 뭐가 있지?)
어쩄든...총기수입 시 소총분해라 함은 보통 손으로 가능한 분해를 얘기하는거임. (총기 부품을 이용한 분해까지는 포함. 근데 어떤 부품으로 뭘 분해했었는지 기억이 안나네 ㅋㅋ)
부대원들 총기수입 하던 중에 연대에서 연락 옴.
무슨 행사연습 중인데 가상의 관중 인원 필요하니 부대인원 모두 내려보내라함. (씨바... 행사연습인데 관중인원이 왜 필요한거야)
방송으로 총기수입 마무리하고 바로 연병장으로 모이라 함.
근데 이 미친 상근예비역 아들놈께서...
총기를 완전 분해해 놓았음.
도구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한건지 알수가 없음. (이 새끼 원래 천재?)
여튼...나는 이 미친놈에게 '야야 그냥 두고 지금 연병장으로 나가'라고 함.
근데...이새끼...듣는척도 안하고 고개도 안들고 계속 조립해보겠다고 만지작거림.
이미 부대원들 모두 연병장에 집합.
'아 그냥 두고 나가라고'
몇번이고 묵묵부답...결국 내가 쌍욕...
뭐라뭐라 혼자 중얼거리며, 바닥만 보면서 마지못해 일어남.
근데...연병장이 아닌 화장실로 감.
손 씻고 계심.
아놔...이새끼 뭐야...진심 빡침.
군대 생활중에 정말 후임을 때리진 않았는데...손바닥으로 손 씻고 있는 녀석의 뒷통수를 가격...
이 녀석..열 받았는지...세면장과 연결된 막사 뒤 후문으로 나가버림.
이후 후문(투명유리문) 너머에서 돌을 집어 나한테 던지려는 위협행동을 보임 ㅋㅋㅋ
어이가 없어서 일직사관에게 보고함 (대대장도 옆에 같이 있었음)
저새끼는 내가 잡아올테니 일단 애들 연대로 내려보내라고 함.
일직사관과 대대장 막사 뒤로 출동...난 애들 내려보내고 행정실에서 대기...
10분...20분....30분이 지나도 일직사관과 대대장 안옴.
결국 1시간 조금 안되서 녀석을 데려왔는데....
데리고 온게 아니라 끌고왔음...
근데...8자 매듭으로 포박을 당해서 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은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들어옴.ㅋㅋㅋㅋㅋㅋㅋㅋ
일직사관, 대대장이 쫓아갔는데 다가오지 말라고 욕하면서 계속 도망갔다고 함. (둘이서 왜 못잡았는지 알수가 없음 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PX 있는데까지 도망 갔다는데....(1편에서 얘기했지만 거리가 좀 멈)
사단 담벼락 넘어가려고 하는거 끌어내서 제압했다고 함.
이 과정에서 일직사관이 소지하던 포박용 끈(정확한 명칭이 뭐였지? 포승줄인가?)으로 8자매듭으로 포박.
군대 다녀오신분들은 아시겠지만 8자매듭은 손을 뒤로 묶은 상태에서 포승줄을 목까지 둘러서 손을 움직이면(반항하면) 자기 목을 조이게 되는 최상위 매듭 중 하나임.
일직사관, 대대장...이 놈이 보통놈이 아니란걸 알아버려서 8자매듭 안풀어줌.
이 새끼...계속 울면서 나 살려달라고 ...죽고 싶지 않다고...진정을 못함.
여튼 시간이 꽤 지나서 진정이 됐는데...나한테 맞았다고 진술...
컥...순간 쫄았음.
대대장..나한테 '너 정말 때렸냐?' 물어봄...
당시 부대원들 모두 연병장에 모여있었으니 세면장엔 나와 또라이 둘만 있었음...목격자 없음..
'안 때렸습니다' ㅋㅋㅋ
어차피 녀석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었음. ㅋㅋㅋ
이번에도 난 무사히 넘어감.
근데 이 녀석 또라이라 대대장도 어떻게 처리하지 못함.
이 사건으로 녀석은 진정한 관심사병으로 등극함.
갑자기 군대 생각나서 주저리주저리 써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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