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신호위반 차량으로 발생한 사고 피해자입니다.
우선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고, 걱정도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일일이 댓글 못 달아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조언대로 어제 입원을 해서 몇 가지 검사를 하고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사고 당일에는 못 느꼈고 골절이나 큰 외상은 없지만, 하루하루 지나니까 전체적으로 몸이 뻐근해지고 움직이는 것도 불편해지더군요.
그리고, 작지 않은 사고여서 후유증 걱정도 컸었습니다.
사고영상을 보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지인들, 병원 관계자 분들, 같은 병실에 입원해 계시는 분들 모두 하나같이 정말 운이 좋았다면서 중상을 입을만큼 큰 사고였는데 천운이라고 정말 다행이라고 하십니다.
사고 처리로 조언을 받고자 글을 올렸는데, 바쁘실텐데도 직접 내 일처럼 도와주고 계시는 사랑나무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제가 혼자 처리를 했더라면, 분명 실수도 많았을 거고 시간도 오래 걸렸을 겁니다.
어제 하루만에 웬만한 큰 일들을 정말 깔끔하게 처리해 주셨습니다.
회원분들의 여러 수식어들처럼 끝판대장이시더군요.
덕분에 편안히 병원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입원하기 전 사고차량 관련해서 직접 차 안의 짐들을 가지러 갔었습니다.
처참하더군요. ㅡㅡㅋ
옆에 앉아서 담배 한 대 폈습니다.
5년전 멀리 경기도 안양에서 데리고 와서, 그 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팔도를 저와 함께 열심히 달려주느라 고생한 생각을 하니 씁쓸하고 마음이 짠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똥차라고 무시해도 길게 설명하긴 그렇지만, 저에게는 사연이 있는 차였고 그동안 저에게 즐거운 추억들을 만들어 주었기에 그만큼 애착이 가는 차였습니다.
아직 한참은 더 달릴 수 있을만큼 잔고장도 없고 멀쩡한데, 하루 아침에 이렇게 되게해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날 그쪽 길로 안 가고 다른 길로 갈 걸..
아예 그날 그 약속을 잡지 말고 집으로 갔을 걸..
의미없는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고생했다고 한번 쓰다듬어주고 입원을 하기 위해 다시 발길을 돌렸습니다.
왜 저러지 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정에 좀 약한 놈이니까 이해해 주세요.
정말 사고는 가해자 신분이 되든 피해자 신분이 되든 일어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만약 다음에도 이와같은 상황이 되면 피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더 신경써서 조심히 운전을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랑나무님을 비롯한 신경써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고맙다는 말을 드립니다.
병원은 모두들 일찍 취침 하시네요.
이제 저도 슬슬 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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