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고 보고 들은 세상과 다른 소위 말하는 무서운 빨갱이이의 표식인 운동권 소속이라 이야기하는 그 형을 봤을때..
말만 성인이지 대학 신입생인 나는 너무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J형은 천성이 착한 사람이였고, 남의 이야기를 들을줄 아는 사람이였기에..
나는 형에게 매료되어갔고, 존경했다.
우리가 즐기던 막걸리집에서 형은 늘 내게 물었다..
'K야 너는 왜 그렇게 생각하니?' 생각없는 20대중 특히 감성이 우선인 내 답변을 들은 형은 거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였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래봐야 둘다 20세 남짓 몸만 큰 애들인데..그럼에도 우리간의 대화는 진지했다.
나는 각종 총련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내 기준엔 그냥 너드인 그들이 'NL', 'PD'로 구분되어 있음을 J형에게 처음 배웠으며,
항상 남의 생각을 존중하지만 본인의 생각이 확고한 J형이 그중 극렬인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끼리끼리 동색이라 했던가..
군생활이다 취업이다 몇살 아니지만 그땐 컸던 나이..
그 시절 내게 다른 세상에 살던 J형은 서로의 길이 달랐기에 언제부턴가 다시 보지 못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보배에서 나포함 나만 옳다 주장하는 사람들을 매일 보았지만....
오늘 뜬금없이 J형이 생각났다...
성향은 달랐지만, 서로의 대화를 존중할 줄 알았던 형.
공부가 아닌 교양은 쌓을수록 좋다며 내 생각을 존중하지만 마르크스와 체게바라를 권해줬던 형..
그럼에도 내게 토론방이나, 학보 모임으로 오라고 떠보지도 않았던 형..
나는 법대 다니는 기득권 J형이 운동하는걸 이해 못하지만 존중했고,
형은 내가 서울 기득권 지역출신이라 모른다 어쩐다 하는 선민의식이 아닌, 내 생각을 존중했다.
J형 만큼 나랑 다른 생각을 가지면서 이렇게 기분좋은 토론을 해본 기억이 없다.
주변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정치이야기를 하면 결국 감정소모였을뿐이며..
언젠가부터는 예전처럼 친구들과 감정싸움하면서 정치 이야기를 할 나이가 지나버렸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철이 없기에, 존중엔 존중으로 비아냥엔 비아냥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 내 젊은 날이 생각난다. 좌가 우가 정답이 있는게 아니라 건설적 대화를 나누던 많은 날들이..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니편은 어쩌고가 아닌 건설적 대화들이..
굳이 정치를 떠나, 나같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 커뮤니티 일 것인데...
양비론이 어쩔수 없다면 잣대는 동일해야된다는 내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온도차이는 있을지언정 기조는 동일한데..
나만 옳고 너는 틀리다는 커뮤니티를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닌데..오늘따라 J형이 생각난다.
정치인은 정치가니 본인의 생업때문에 그럴수 있다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셀럽이 정치성향을 밝히는건 님께서 말씀하신 다른 문제인가요?
저는 다른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인기도를 계산해서 말씀하시고 있다면 또 다른 문제이겠지만 말입니다.
말씀 들어보니 이렇게 당연하고 쉽고 명쾌한 답도 없네요 ㅋㅋ
저야말로 나는 옳고 니네는 ...이라는 선민의식을 은연중에 가졌던 것 같습니다ㅋㅋ
'나는 놀지만, 너네는 진심이야?제정신이야?'라고..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재주가 없어서 줄이겠습니다 ㅎㅎ
편안한 밤 되십시요
홍익민주주의나라 홍익인간들의세상 선언- https://youtu.be/7N7k17AcS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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