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엔필드 코리아에서 어드벤처 바이크 '히말라얀 450'과 로드스터 바이크 '게릴라 450'을 국내 출시했습니다. 전작 히말라얀 411을 포함해 기존 로얄엔필드 모델들은 레트로 감성이 진한 모델 뿐이었지만 이번 히말라얀 450 / 게릴라 450은 로얄엔필드 제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격변을 한 모습입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히말라얀 450이 699만원, 게릴라 450이 599만원입니다.
히말라얀 450은 디자인적인 부분을 포함해 어떤 부분도 히말라얀 411과 공유하지 않습니다. 이름을 떼고 보면 같은 제조사의 후속 모델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히말라얀 411에서 단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을 모두 수용해 더이상 낮은 성능을 감성으로 포장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이전 모델이 각지고 쭉쭉 뻗은 클래식한 라인을 가지고 있던 것에 반해 곡선과 직선이 조화된 날렵한 디자인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최근 중국제 어드벤처 바이크처럼 과다하게 뻗는 라인을 사용하지는 않아 '정석적인 어드벤처 바이크'라는 느낌이 듭니다. 기존 히말라얀 411은 엔진을 감싸는 형태의 전통적인 세미 더블 크래들 프레임이었지만 히말라얀 450은 강철 튜브로 제작된 트윈 스파 프레임을 채용해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줄였습니다. 바이크의 실루엣을 결정하는 연료탱크도 더 큼직해져 17리터의 연료를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800mm의 낮은 시트고로 발착지성이 좋았던 것이 히말라얀 411의 장점이었는데, 동시에 높은 시트고를 원하는 사람들도 만족시키기 위해 히말랴얀 450은 다양한 시트 옵션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순정 시트는 825mm와 845mm 의 두가지 시트고로 조절할 수 있고, 이보다 낮은 시트고를 원하면 805mm~825mm 로 조절되는 로우 시트를, 높은 시트고를 원하면 855mm로 고정되고 전후 시트가 일체형인 랠리 시트를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습니다.
투박한 아날로그 계기판에서 세련된 원형 LCD 계기판으로 환골탈태한 계기판은 주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간결하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스로틀 조작에 대한 RPM 게이지 반응성도 빠르고, 소위 '버벅거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조작 가능합니다. 4인치 원형 디스플레이는 수치만으로는 작게 느껴지지만 4인치 사각형 디스플레이보다 약 2배 가량 면적이 넓어 시인성이 좋습니다. 주변 밝기에 따라 라이트모드/다크모드가 자동 전환됩니다. 휴대폰과 연동해 핸들 스위치로 음악 앱을 조작하거나 내비게이션 화면을 계기판에 표시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서 자동차 길찾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 구글맵만 연동이 가능해 현재로서는 내비게이션 연동 기능을 실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새로 설계된 '셰르파 450' 엔진은 공랭식 엔진만 사용하던 로얄엔필드에서 최초로 수랭식 방식을 채용한 점이 눈에 띕니다. 엔진 근처의 냉각핀이 사라져 엔진 부피가 줄어든것처럼 보이지만, 배기량은 411cc에서 452cc로 늘어났습니다. 이전 엔진은 배기량에 비해 출력이 낮은 편이었습니다. 신형 엔진은 보어 84mm, 스트로크 81.5mm 로 숏스트로크 엔진이 되어 최대 회전수가 6500rpm에서 8000rpm으로, 출력이 40마력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압축비를 11.5:1로 일반유를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상한까지 아슬아슬하게 높여 고급유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
실제로 주행해보니 회전수를 높일수록 일정하게 출력이 상승하는 엔진으로 낮은 회전수에서 꺼질락 말락 하면서도 토크빨로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회전수를 높이면 웬만한 험로 주행에서도 부족하지 않을만한 출력이 나옵니다. 다만 기어비가 상당히 긴 편이라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 주행에 적합한 편이며, 오프로드에서 저속으로 달릴때는 최대출력이 나오는 엔진 회전수를 확보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듭니다.
스로틀 케이블이 직접 연결되지 않는 라이드 바이 와이어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퍼포먼스와 에코 모드 두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단 기어에서만 출력을 낮춰주는 에코 모드, 기어를 올릴 때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어시스트클러치, 기어를 낮출때 백토크를 줄여주는 슬리퍼클러치도 있어 고출력과 기어 변속에 익숙치 않은 초보 라이더들에게도 적합한 엔진입니다.
전륜 21인치, 후륜 17인치 휠로 험로 주파성을 확보했습니다. 튜브 림과 튜브리스 림 두가지 사양으로 나뉩니다. 브레이크는 전면 320mm 디스크와 더블 피스톤 캘리퍼, 후면 270mm 디스크와 싱글 피스톤 캘리퍼가 적용되었습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렘보의 저가 제품용 브랜드인 ByBRE 제품이 적용되었는데, 브렘보의 기술을 활용해 인도 현지에서 제작되는 제품입니다. 전후 듀얼 채널 ABS가 기본 적용되어 있고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후륜 ABS는 끌 수 있습니다. 전륜 브레이크 성능은 초기 응답성이 부드럽게 설정되어 있어 처음에는 약간 약한가 싶은 느낌이 들지만 레버에 힘을 주는 만큼 리니어하게 제동력이 증가하는 성향으로 컨트롤이 쉽고 충분히 강한 제동력을 제공합니다. 후륜 브레이크 레버는 전륜보다 더 민감한 편으로 ABS를 끈 경우 조작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쇼와 도립식 서스펜션, 리어는 싱글 프리로드 조절식 서스펜션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전후 모두 200mm의 충분히 긴 스트로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이더 무게로 푹 주저않지는 않을 정도로 어느정도 프리로드가 있는 편이고, 탠덤을 하거나 뒤쪽에 짐을 실을 경우 후륜 서스펜션의 프리로드를 높여 대응할 수 있습니다.
로드스터 모델인 게릴라 450은 히말라얀 450의 엔진과 프레임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입니다. 히말라얀 450의 기본 성능은 유지한채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기능을 빼고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연료탱크는 슬림한 라인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시트고는 순정 780mm 로 상당히 낮은 편이고, 옵션으로 800mm, 760mm 시트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엔진 출력은 동일하지만 무게가 약 10kg 가벼워 더 경쾌하게 가속합니다. '셰르파 450'엔진은 저속 토크보다는 회전수를 살려야 출력이 나오는 엔진 특성이기에 오히려 히말라얀 450보다는 게릴라 450에 더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브레이크는 동일한 캘리퍼를 사용하지만 프론트 디스크가 310mm로 직경이 약간 줄어들었고, 오프로드를 상정하지 않은 모델이기에 후륜 ABS를 끌 수 없습니다.
프론트 포크는 140mm 트레블의 정립식 포크로 변경되었고, 리어 스윙암은 좀 더 짧아졌습니다. 프론트 120/70 R17, 리어는 160/60 R17의 넓은 튜브리스 타이어가 적용되어 도로 주행시 그립 성능을 높였습니다.
히말라얀 450
게릴라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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