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 서울 노원구 천수주말농장 바나나 나무에 덜 익은 바나나가 달려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도 열대·아열대성 작물이 잘 자라는 생육 환경을 가진 지 오래라지만, 이번엔 열대과일로 잘 알려진 바나나가 서울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바나나가 재배된 가장 큰 이유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온도 때문이다. 기상청의 '2023년 기온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연 강수량 역시 1746㎜로 평년 대비 131.8%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전국 평균기온은 22.7도를 기록하며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6월로 남기도 했다.
꾸준한 기온 상승은 과수 재배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사과 등을 비롯한 과수 재배 한계선은 지속적으로 북상 중이며, 단감이나 감귤 등 과거 남부지방 일부에서만 자라던 과일 재배지 역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지 않았던 올리브나무 같은 품종은 이미 제주 지역 노지에서 재배되기도 한다. 갈수록 짧아지는 겨울과 상승하고 있는 평균기온은 우리나라에서 아열대 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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