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로퍼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자연히 미쓰비시 자동차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게 파제로의 연도별 판매실적입니다.
보시다시피 90년대 중반 까지만 했어도 꽤나 잘 팔다가 21세기의 문턱을 전후해서 급속도로 추락하는 것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일본 내수시장에어도 단종을 결정하였습니다. 3만대를 넘는 판매량도 사실 호주나 아랍 등지에서의 판매량으로 겨우 유지중이고요.
판매량이 급감하는 시기를 대조해보면 미쓰비시 자동차의 미국 공장 여성근로자 대상 성범죄 스캔들 및 리콜 은폐사태가 터졌던 시점과 거의 일치하기도 합니다.
미쓰비시도 한 때는 현대자동차를 키워낼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고, 파제로 하면 미쓰비시 자동차의 간판 모델 중 하나였는데, 몇번의 병크로 인해 수출 시장은 물론이고 일본 내수 시장에서 까지 외면할 정도가 되었던 것이지요(전 차종 판매량도 03년도에는 25만대를 넘던 것이 현재는 10만대를 겨우 넘음.).
어쩌면 번영은 영원할 수 만은 없다는 의미의 '권불십년'과, 세상 일은 순리대로 돌아간다는 뜻의 '사필귀정'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을 우습게 여긴 기업의 말로인 것이죠.
P.S. 아시는 분들은 아시다시피 파제로는 2009년 쯤에 한국에 진출했다가 터무늬 없는 가격(무려 6500만원)으로 인한 판매부진 때문에 짐 싸서 나가야 했던 적이 있는데, 일본 사람들도 안 사는 차를 프리미엄 광고하며 인피니티 QX60 보다도 비싸게 팔아먹으려 했던 것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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