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특권층만 수입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으나,
지금은 젊은 직장인들도 수입차를 이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1987년 처음 수입차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2001년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
댓수가 1만대를 넘지 못하고 시장점유율서 1% 미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2002년 처음으로 판매대수 1만대와 시장점유율 1%를 넘은 후 매년
약 1%포인트 정도씩 점유율을 올려 수입 21년째인 올해에 시장점유율은
처음 5%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수입차 비중이 커지게 된 것은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차들이 대거 들어왔기 때문이라 것.
국산 중형차 가격에 조금만 더 보태면 구입할 수 있는 3000만원 안팎의
수입차는 20여 종류에 이르고 있다. 대중 브랜드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고급차 브랜드도 3000만원대 차종을 선보였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수입차 회사들이 연초부터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인 반면 국산차 가격은
올라가면서 수입차와 국산차 가격차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입차 가격이 아무리 내려갔다고 하더라도 국산차에 비해 여전히
비싼 것은 사실이다. 수입차를 타고 싶은데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차를
구입하는 방법은 없을까.
◆거품 빠져 50% 가격으로도 구입 가능
이런 소비자들이라면 중고차로 시각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다. 국산차도 마찬가지지만,
차량의 성능이 좋아져 아주 오래된 차량이거나, 사고차량이 아니라면 중고차를
구입해도 사용해도 큰 하자가 없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고 수입차 시장은 국내 수입차 오너들이 내놓는 소수의
매물 위주로 돌아갔다. 또 싼 값에 수입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폐차나 다름없는 차를 겉만 번드르르하게 고쳐 파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고 수입차 딜러들이 자체 자정을 실시해 마음 놓고 중고차를
구입해도 큰 탈이 생길 가능성이 없다. 또한 중고 수입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딜러도 생겨나 국내에 수입된 다양한 차종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한 금년에 출시된 차량이 중고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새차나
다름없는 차량을 구매할 수도 있다.
특히 수입 중고차의 경우는 국산 중고차량에 비해 감가율(減價率)이 높은 편이다.
수입차의 경우 출고된 지 1년 가량 된 중고차의 감가율은 약 25% 정도다.
물론 차종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일부 차종의 경우는 출고된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감가율이 50%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대부분의 수입
중고차는 신차 가격에 비해 30~50%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수입 중고차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수입차에 붙어 있는
거품(?)이 제거된 채 거래되기 때문이다.
서울오토갤러리 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김진한 부장은 “1년에 2만Km 정도 달린
중고 수입차의 경우 신차에 비해 20~30%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며
“수입차는 신차로 출시될 때 가격에 거품이 많이 붙기 때문에 중고차가 되면
감가율이 높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수입차업체들이 신차 가격을 내리거나 취·등록세 지원 등 사실상의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중고차값 하락으로 직결돼
수입 중고차 구입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허가업체에서 구입해야 안전
‘중고차 매매시장’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서울 장안평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주로 국산 중고차가 거래되고 있다.
수입 중고차를 구입하려면 서울 양재동을 찾는 것이 좋다.
한 때 서울 삼성동을 중심으로 테헤란로에 있던 수입 중고차 매매상들이
양재동으로 옮겨 ‘서울오토갤러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오토갤러리는 국내 최대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로 전국 수입
중고차 거래의 85%가 이곳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울오토갤러리에서 매월 거래되는 수입 중고차 매매건수는 약 500건 정도.
그러나 이는 거래계약서상에 나타나는 매매건수이며, 실질 매매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1200여건 정도라는 것이 김진한 부장의 설명이다.
김 부장은 “중고차 매매건수에는 리스 승계 등은 포함되지 않는데,
수입차의 경우는 신차와 마찬가지로 중고차에서도 리스가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리스 승계가 포함되지 않고, 또 계약서를
쓰지 않고 개인간 거래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허가업체를 통해야만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들 업체를 통할 경우 차량 성능기록부가 제공되는데,
차량 구입 후 성능기록부 내용과 실제 차 상태가 다를 경우 구입 1개월,
또는 주행거리 2000Km 이내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 보험사고 여부를 조회하는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
사이트에서 해당 차량의 사고 여부를 직접 조회하는 것도 수입 중고차를
구입할 때 필요한 사항 중 하나이다. 이 사이트 이용 수수료는 건당 5000원이다.
김 부장은 “성능기록부와 계약서에는 사고유무 등이 표시돼 있다”며
“이것만 꼼꼼히 살펴봐도 잘못된 매매를 막을 수 있으며,
구입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기차종은 중고차 값도 높아
시장 가격은 수급과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차량 자체의 성능과 품질이 아주 뛰어난 차라 하더라도 수요에
비해 물량이 많으면 가격의 하락폭이 크다.
서울오토갤러리 자동차매매사업조합은 매달 ‘수입중고차 시세표 가이드 북’을
통해 중고 수입차에 대한 가격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이 자료는
서울오토갤러리의 시세위원 15명이 매달 소비자에게 팔리는 중고차 가격을 조사해 결정한다.
그렇다면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는 어떤 차들이 인기가 있을까.
폭스바겐의 뉴비틀 2.0의 경우 출고된 지 3년이 지난(2005년식)
차량의 가격은 2300만원(중급 기준)으로 신차 가격(3270만원)의 70%의
가격으로 감가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이는 그만큼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외에도 BMW 미니쿠퍼S, 벤츠, 포르쉐, 푸조, 아우디 등 신차 시장에서
젊은층으로부터 인기가 있는 차종은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신차가격의 40%대 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는 수입 중고차들도 많이 있다.
보다 저렴하게 수입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이런 차량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도 있다.
한편 일반인들이 쉽게 타기 어려운 최고급 차량도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차 가격으로 7억8000만원인 마이바흐 62의
중고차 가격(2005년식 중급)은 4억원으로 잔존가치가 51.3%에 불과하다.
그러나 신차 가격 기준으로 마이바흐 62보다 싼 롤스로이스 팬텀(신차 가격 6억8000만원)의
중고차 가격은 4억8000만원으로 잔존가치가 70.6%에 달한다.
신차 가격은 저렴(?)하지만 중고차 시세 및 잔존가치는 롤스로이스 팬텀이 훨씬 높다.
이는 수입 중고차 시장에서 마이바흐를 찾는 소비자보다 롤스로이스를 찾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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