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천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형님’ 아들 소유 농장과 MB 선영
네 차례 IC 설치 거부되다가, 지난해 이용인구 6배 늘려잡아 허가승인
한국도로공사가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선영이 있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주변에 남이천 나들목(IC)을 신설하는 것을 놓고 ‘이 대통령 일가의 성묫길 닦기용’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12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남이천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이명박 대통령의 선영과 형님일가 소유의 영일울릉목장이 있다”며 “지난해 8월 중부고속도로 남이천 나들목 사업 허가 과정에서 경제 타당성 조사결과와 통계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천시가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과 일죽 나들목 사이에 남이천 나들목을 새로 만들어달라며 제출한 사업 신청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가 행한 경제 타당성 평가가 1년여 만에 급변했다”고 지적했다.
신설되는 남이천 나들목은 이 대통령 일가의 선영 앞까지 뚫린 안평~송갈 간 도로와 연결된다. 남이천 나들목이 신설되면 이 대통령 일가는 선영에서 한참 떨어진 서이천 나들목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져 성묫길이 더욱 편리해진다. 호법면의 선영에는 이명박 대통령 부모의 묘소가 있고 이 대통령 부부와 아들 시형씨, 이상득 전 국회의장 등은 지난 추석 때 헬기를 이용해 성묘를 다녀오기도 했다.
» 남이천 나들목이 설치되는 부분을 나타낸 지도. X 자 표시된 곳이 이명박 선영 있는 곳.
문제는 남이천 나들목이 제 구실을 하기 위한 충분한 교통량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천시는 2004년부터 5차례 나들목 추가 건설 사업 신청을 냈지만 교통량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번번이 건설불가 결정이 나왔다. 실제 도로공사가 낸 관련 자료를 보면 도로공사는 2007년 “(남이천 나들목은) 나들목 배치 기준에 부합되지 않고 세력권 인구가 적어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불가판정을 내렸다. 2009년에도 “제2경부선 건설에 따라 중부선 교통량의 30% 감소한다”며 비용편익비(B/C, 1.0 이상이면 타당)를 0.87로 산정,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판정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이천시는 다시 한번 남이천 나들목 설치를 신청하고 결국 9월3일 허가승인을 받았다. 도로공사는 2009년 3867대였던 남이천 나들목 1일 예상 교통량을 6233대로 2배 가까이 늘려 잡았고, 2만명 수준이었던 나들목 이용 예상인구 역시 1년 만에 12만2869명으로 6배가량 늘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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