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누가 즐기거나 보여주는 장식품이 아니다. 팩트, 사실이라야 한다. 더럽고 치사해도 사실이라면 그게 역사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내놓은 ‘독립운동가 이승만, 그 신화를 벗긴다’라는 자료집, 그리고 이 단체가 만든 ‘백년전쟁’이라는 영화 주장도 황씨 주장과 대개 일치한다. 황씨는 스스로를 ‘역사를 가장 역사답게 강의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래서 황씨가 ‘역사답지 않다고’ 주장한 ‘이승만의 25가지 과오’를 중심으로 검증해본다.
[황씨 주장1] 이승만은 돈에 혈안이 되어 살았다.
①황씨 주장
“이승만의 독립운동은 돈을 쫓았습니다. 이건 내가 한 말 아닙니다. 미국 CIA 기밀 문서가 해제되면서 정확하게 뭐라고 이야기 했냐면 ‘이승만은 사적인 권력을 채우기 위해 독립운동을 했다. 이 목적을 추구하며 그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제가 한 말이 아니라 미국 CIA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②분석: CIA 문서에는 ‘이승만은 애국자’
우선 CIA 기밀문서라고 제시한 ‘Prospects for Survival of the Republic of Korea’라는 문서는 1948년 10월 28일 생산된 18페이지짜리 문서다.(미 CIA, ‘Prospects for Survival of the Republic of Korea’, 1948년 10월 28일) 이미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작성됐다.
황씨가 인용한 대목을 보자.
‘Rhee has devoted his life to the cause of an independent Korea with the ultimate obejct of personally controlling that country.’
‘이승만은 자기가 한국을 통치하리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평생을 한국 독립이라는 대의에 평생을 바쳤다’라는 뜻이다.
이게 어떻게 ‘돈에 혈안이 되어 살았다’는 첫번째 과오에 대한 증거인가. 정치인의 궁극적 목표는 권력 쟁취다. 독립운동을 통해 독립을 쟁취하고, 독립한 나라에서 권력을 얻겠다는 목표가 과오인가? 여기에 돈 벌려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말이 도대체 어디에 있나.
황씨가 한 더 황당한 행위는 조작이다. 이 문장 바로 위에 이런 문장이 있다.
‘Rhee Syngman is a genuine patriot acting in what he regards as the best interests of an independent Korea. He tends, however, to regard the best interests of Korea as synonymous with his own. It is as if he, in his own mind at least, were Korea.’
직역해보자. ‘이승만은 독립 한국의 최고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 것들만 행동으로 옮기는 진정한 애국자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이익이 곧 자기 이익과 동일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마치 본인이 한국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가 이익이 곧 자기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진정한 애국자라고 미국 정보기관이 분석했다. 황씨는 이걸 왜 빼먹었나? 황씨가 인용한 문장 뒤에는 CIA가 파악한 부정적인 판단들도 나온다. 그리고 CIA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Yet Rhee, in the final analysis, has proved himself to be a remarkably astute politician.’
‘그럼에도 이승만은 놀랄 만큼 통찰력 있는 정치인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는 게 최종 분석 결과다.’
진짜 애국자고, 놀랄 정도로 통찰력 있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이게 무슨 이승만이 돈에 혈안이 됐다는 증거인가.
게다가 이 보고서는 미 군정이 1945년부터 3년 동안 관찰한 한국 보고서다. 미군정을 사정없이 괴롭히며 한국에 필요한 걸 다 얻어내려 한 노련한 정치인에 관한 보고서다. 군정 이전 이승만이 한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는 여기에 없다.
③진실: 1센트도 가져간 적 없는 이승만
황씨는 이어 돈에 혈안이 됐다는 증거로 자료화면을 제시했다. ‘하와이 동포 로버타 장씨가 밝힌 이승만 행적’이라며 동포 모금액으로 부동산을 사고 그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상환을 동포에게 넘기고 동포회 부동산을 단 1달러에 사고 기타 등등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뒤 상환책임을 동포회에 넘겼다고 주장한다.
꽁무니가 빠지게 하와이로 망명했다.
이런 사람이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는 것은 국가의 수치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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