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시간까지 잠을 자지 않고 있게 되네요.
안녕하세요. 울산 방어진 조선소 도크장에서 취부일을 하고 있는 취부사입니다.
취부사라고 하면 용접사가 용접하기전에 철판이나 빔등을 모양에 맞게 간이용접(가접)을 하는 직종을 말합니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간단할 것 같은데 용접사는 용접피더기와 보호면, 가죽자켓만 들고 다니면 되지만 취부사는 들고 다니는
장비 수 만해도 최소 10가지가 넘고 총무게가 1톤은 거뜬히 넘어갑니다. (물론 사람이 전부 다 들어 나르는 건 아닙니다...^^)
취부라는 것을 하려면 직각 계산하는 피타고라스의 정의, 삼각함수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노가다 중에서 가장 힘든다는 조선소 노가다 중 가장 꽃이죠....^^
물론 이걸 손으로 서서 계산하는 건 아니고 공학용 계산기가 항상 품에 비치되어 있어서 관련 공식을 이용하여 계산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용접사는 6개월이면 B급 수준의 작업자가 되는데 취부사는 3년이 지나야 B급으로 인정 받기에 사람들이 잘 하려
하지 않는 직종이기도 합니다.
경주에서 울산 방어진으로 출퇴근하는 제 교통 수단은 뉴모닝입니다.
속도 잘 안나고 폼도 안나고 오르막에서는 겔겔 거리지만 연비하나 만큼은 정말 좋습니다.
부딪혀서 사고나면 다른 차량에 비해 더 많이 다치거나 죽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알고 있기에 조심조심 안전 운전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도 당장에 제가 꿈꾸는 BMW MINI나 DAKODA 같은 차량을 타고 싶지만 일단 제 집 마련이 꿈이라 잠시 미루어 두었습니다.
집이 없는 건 아니고 지금 살고 있는 전원주택(전세집) 근처에 땅을 사서 제 집을 지어 보려구요.
지하 1층에 지상 2층 정도로 지어서 지하층은 작업실(취미로 컴퓨터 조립, 프라모델 중이고 목공예에 관심 많음)하려구요.
그럴려면 많이 모아야 한다는 것도 잘 알기에 자주 마시던 술도 줄이고 담배도 끊어서 보태려고 합니다...^^
11살과 7살 딸이 있습니다.
간혹 회사 동료들과 의도치 않게 노래방이나 주점에 가서 도우미 분들 모시고 먹게 되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그런 자리가
불편해 지더군요.
일단 그 돈이 아깝고 (하루 저녁 술값 30만원이면 하드디스크 1테라로 3개, 그래픽카드가 2개...^^;;;) 옆에서 제 잔에 술 따르는
그 분도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도 남자이기에 여자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번씩 그런 자리에서 도우미분들을 만나면 그날 저녁 힘든 업무시간에
제 옆에서는 좀 쉬어가도록 배려(?)하게 되더군요.
그래서인지 아내와 두딸에겐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어 있습니다.
아내에게도 오늘 어쩔수 없이 그런 술자리 다녀왔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할수 있구요.
아내는 그런 저를 보며 자기 보다 이뻤냐고 투정아닌 투정 부리고 전 조용히 거짓말을 합니다.
"당신 보다 이쁜 사람이 어디있어?"
여러분들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저는 행복합니다.
글 읽는 제가 기분이 다 좋아집니다.
취부사라는 생소한 직업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요.
본인이 행복하시면 그걸로 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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