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일입니다.
휴일이라 전날 술 잔뜩 퍼마시고 지인집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 벨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뭐라드라... 첨에 전화받자마자...
완전 흥분된 목소리로..
상대:거~XXX차주시죠?
본인:네. 맞습니다.
상대:아니 앞에서 사고가 났는데.. 잠깐 와보셔야겠습니다.
본인:(이때까지만 해도 누가 내 차 박은걸로 생각함)네. 알겠습니다.
후다닥 내려가니 후덕하게 생긴 아저씨&아줌마가 씩씩 거리면서 경찰이랑 옥신각신중...
내차는 멀쩡하길래..
본인:무슨일로 부르셨죠?
상대:거.. 차에 블랙박스 좀 봅시다.
본인:.................
상대:아니.. 누가 내 차를 긁고 도망 갔는데.. 내차 뒤에 총각차가 있으니까 블랙박스보면 알꺼 아냐? 좀 봅시다.
본인:........하........... 어이없네. 부탁을 해도 보여줄까말까인데.. 아저씨 저 아셔요?
상대:...........새차산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아니..남의 차를 박고 도망가는 그런 썩을놈이 어쩌구~저쩌구....
무슨 전재산 털어서 신차 뽑은건지... 목소리 찌렁찌렁하니 벌쩍 뛰면서
아저씨&아줌마는 구경 나온 동네주민및 경찰에게 무슨 돌림노래 합창하듯이 미친듯이 꽁시랑 꽁시랑~~
결정타....
아줌마:어이 경찰양반~ 빨리 저 총각꺼 블랙박스 보라니까.!!!!!!!!!!
본인과 경찰의 눈이 마주쳤는데.. 둘다 헛웃음만 나오더라구요..
일단 블랙박스에서 메모리 빼면서 어떻게 하면 이 무개념종자들을 엿 먹을수 있을까 고민고민 하다가...
본인:일단 올라가서 메모리 확인하고 찍힌부분있으면 편집해서 보내드릴테니..메일주소 주세요.
상대:응? 잉? 뭐? 어? 뭔 소리여... 빨리 보여달라니까!!!... 총각 차라고 생각해봐..열 받나 안받나.!!!
본인:그럼 메모리카드를 드려요?!!!!!!!!!! 내 사생활도 있는데....
그제서야 경찰분도 이러다 쌈나겠다 싶었는지..... 본인 메일주소 적어주시면서 이해하시라고 하더라구요.
경찰분이 무개념들한테 설명.. 샬라샬라~~ 이건 보여주면 보고 안보여준다해도 어쩔도리가 없다.. 샬라샬라..
이제 볼일 보시라.. 영상 확인해서 가해차량 확보되면 연락 주겠다.. 어서 가시라.. 샬랴샬라....
그래도 분이 안풀렸는지.. 차 타고 가는 마지막까지 무개념 합창은 계속 되었고...
그 흔한 고맙다. 미안하다, 소리 한마디 없이 가시더라구요.
경찰과 본인만 남은상황.....
본인:메모리 포멧하고 마저 잠이나 더 잘께요.무슨 말인지 아시죠? 수고 하세요.
경찰:...........네. 괜히 제가 다 미안하네요. 그래도 영상은 좀........
본인:욕이 갑상선까지 올라왔다가 겨우 참았는데...아저씨같으면 이런경우에 부처예수노릇 하시겠어요?
경찰:...................................네... 뭐.. 그건 본인 자유니까.....
본인:수고하세요.
요즘은 어린것들도 문제지만... 나잇값 못하는 어른이 더 많고 문제인듯합니다.
저 상황에서 말이라도 아~죄송한데. 협조좀해주세요. 고맙습니다. << 이 몇안되는 단어만 있었어도
의협심에 불타는 싸나이.. 탐정놀이 기가막히게 해줬을텐데 말이죠..
그때 밧데리로가는 소나타 흰색 후진으로 간지나게 긁고 가신 1톤트럭님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아니..남의 차를 박고 도망가는 그런 썩을놈이 어쩌구~저쩌구~
좆물리면 절대 안빼줄기세..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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