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대형 트럭이나 컨테이너 차량들이 무거운 화물을 싣고 소형 차량보다 더 빨리 앞서 지나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러다 대형 사고나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될 정도로 말입니다. 이런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든 대형 차량에는 광폭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급정지 시 차량의 제동 거리를 짧게 해주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왜 광폭타이어를 사용하면 제동 거리가 짧아지는 것일까요? 단순히 일반 타이어보다 지면과의 접촉 면적이 늘어나 마찰력이 커진 걸까요?
마찰력의 원인
매끄러운 접촉면의 거친 표면
아직까지도 마찰력1)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지라 마찰력의 원인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공존하고 있죠. 하지만 최근 들어 마찰 현상을 원자 이론으로 설명하는 응착설이 대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표면이 매끄러운 금속도 고성능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돌출된 부분과 들어간 곳이 있는 매우 거친 표면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두 표면이 접촉하면 각 면의 돌출부가 서로 접촉하게 되고, 이 접촉점에서의 압력은 보통 표면 전체의 평균 압력보다도 엄청나게 커서 두 점은 뭉개져 응착하게 되는 것이죠.
즉, 접촉 부분에 있는 원자들이 서로 단단히 달라붙게 되어 마디를 만들게 되고, 이 때 두 표면을 서로 미끄러지게 하려면 이들 작은 마디들이 부서져야 하는 것입니다. 대체로 1mm2의 면적 속에 이런 마디들이 수천 개 정도 있고, 그것들이 부서지자마자 다른 돌출 부분이 접촉하게 되어 또 다시 응착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마찰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광폭타이어의 제동 거리
타이어의 구조
그러면 계속해서 광폭타이어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이론적으로 마찰력은 접촉면의 넓이와 관계가 없습니다. 흔히들 접촉 면적이 넓어지면 바닥면에 더 많이 접촉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마찰력도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질량의 변화가 없다면 접촉 면적이 넓어진 만큼 각 접촉점에 작용하는 압력은 오히려 작아지게 되므로 마찰력은 변하지 않습니다. 접촉 면적뿐만 아니라 압력이라는 변인도 함께 고려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마찰력의 크기는 분명히 접촉면의 면적과 무관하므로 보통 타이어와 광폭타이어의 마찰력은 같게 되어 제동 거리도 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광폭 타이어의 제동 거리2)는 보통 타이어의 제동 거리보다 짧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타이어 바닥에서는 지면과의 마찰에 의해 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발생한 열로 인해 타이어 표면의 고무가 녹아서 부드러워지게 되므로 마찰력이 감소하여 더 미끄러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정거를 한 도로에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도 남게 되는 것이죠. 광폭타이어의 경우 지면과의 접촉 면적은 커졌지만 마찰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따라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일반 타이어와 같은 양의 열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 타이어보다 접촉 면적이 커서, 각 부분은 정지 시 발생되는 열을 더 조금씩 나눠가질 뿐 아니라 더 잘 방출하므로 타이어 바닥이 덜 녹게 됩니다. 그 결과 일반 타이어보다 마찰력이 덜 감소하게 되고 제동 거리도 짧아지게 되는 것이죠.
ABS의 원리
이런 원리는 자동차 ABS(Anti-lock Braking System)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ABS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자동으로 1초에 10회 이상 바퀴를 잠갔다 풀었다 하면서 제동력을 발휘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말합니다. 마치 발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놓았다를 순간적으로 빠르게 하는 효과를 내는 거죠. 일반적으로 자동차가 급제동을 하면 타이어의 회전은 멈추지만 자동차는 관성에 의해 곧바로 서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타이어가 멈춘 상태에서 마치 스키를 타듯 미끄러지게 되죠. 그렇게 되면 타이어의 한 단면만이 바닥과의 마찰로 녹게 되어 마찰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러나 ABS는 타이어가 녹기 직전까지 브레이크를 최대로 밟아주다가 순간적으로 놓았다 다시 밟는 것을 반복하여 바닥과 접촉한 타이어면을 계속적으로 바꿔줍니다. 이로 인해 타이어가 녹지 않고 순간순간 최대의 마찰력을 유지해주는 것입니다.
마찰력이 접촉면의 넓이와 무관하다는 것에는…
지금까지 논의에서 마찰력은 접촉면의 넓이와 무관하다고 말했지만, 이 말 앞에는 다음과 같은 매우 중요한 조건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압력에 의해서 모양이 크게 변하지 않는 두 물체 사이의 마찰력의 경우에만 마찰력이 접촉면의 면적과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완벽하게 단단한 표면에 대해서만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동차 타이어와 같이 위에서 누르는 힘에 의해 모양이 변하는 경우에는 접촉면의 면적이 증가하면 마찰력도 약간 커지게 됩니다. 실제로는 광폭타이어에서도 접촉 면적의 효과를 간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과학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과학질문사전, 의정부과학교사모임, 2011.7.30, 북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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