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최근 일본에서는 외국인을 배척하는 이른바, 민족차별적인 구호가 난무하는 우익 단체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을 죽이자'며 노골적으로 반한감정을 드러내는 이들에 대해 일각에서는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일본과는 맞지 않다며 법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박철원 특파원!
지난해 8월 이후 일본 내 반한 감정이 극한 표현을 서슴지않는 쪽으로 흐르면서 우리 교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죠?
[리포트]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 발언 이후 일부 우익들의 반한 시위에서 거친 표현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태극기에 대한 모독 행위는 물론 '한국인에게 독을 먹여야 한다'는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구호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도쿄 내 한인 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신주쿠 신오쿠보 거리에서는 휴일이면 이들이 벌이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반한시위로 교민들의 삶의 터전인 신오쿠보 한인 타운은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우익들의 거칠고 기세 등등한 반한 시위로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여기서 신오쿠보 한인 타운 내 교민들의 반응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조선옥, 조선옥 요리연구소장]
"한국이 없어져라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한국 업소 간판이 있으면 발로 차고 하는 일이 있을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인터뷰:김덕호, (주)오작교 대표]
"태극기가 자동차에 매달려 끌려가면서 그것도 경찰 보호 하에, 그것도 누가 제지 못하고 쳐다 보는 저희 심정은 굉장히 가슴이 아프죠."
[질문]
일본 내 교민들의 안전이 우려되는데요.
우익들의 시위가 같은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다며 반한시위 자체에 반대하는 양심적인 시위가 최근 자발적으로 일고 있다죠?
[답변]
선량하고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자발적인 시위가 교민들에게는 큰 위안거리입니다.
최근에는 민족차별적인 우익 시위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 150여 명이 신오쿠보 한인 타운에서 맞불 시위를 벌일 정도입니다.
'민족차별적인 시위대는 물러가라'는 구호와 함께 심지어 몸싸움까지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럼 여기서 한국인들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양심 시위대와 반한 시위에 염증을 보인 일본 시민의 말을 잇따라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민족차별에 반대하는 양심 시위]
"우리들이 지킬 테니까, 우리들이 여러분을 지키기 위해 올 테니 저 반한 시위대를 이곳에 절대로 들이지 마세요."
[인터뷰:나카가와, 반한시위에 반대하는 시민]
"저런 사람들이 있다는 자체가 국제적인 수치입니다."
한 일본인 여성은 일본의 전통의상을 입고 '한국과 친하게 지내자'는 피켓을 스스로 만들어 한인타운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양심 있는 시위대는 처음에는 피켓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 소극적이었지만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질문]
일본 내 반한 시위가 과격 양상을 보이면서 이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죠?
[답변]
한국·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이후 외국인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일들이 빈발하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일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250여 명의 지식인들이 의원회관에 모여 외국인 배척 움직임에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힘을 모으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는 2020년 올림픽 유치 노력을 기울이는 일본으로서 이 같은 민족차별 움직임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발언을 형법으로 엄격하게 처벌하는 독일처럼 반한 시위에서 나오는 극한 표현을 법으로 규제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관련 법안 제출을 준비하는 일본 민주당의 아리타 요시후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아리타 요시후, 일본 민주당 의원]
"사람을 죽이는 자유라는 것은 없습니다. 사람을 죽이라고 하는 표현의 자유라는 게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지 논의해야 합니다."
[녹취:아리타 요시후, 일본 민주당 의원]
"말하자면 이건 정말 위험한 일로, 예를 들면 (한국인을 죽이라)는 말을 들은 재일한국인들은 깊은 상처를 입을 게 분명합니다."
아리타 의원은 아베 신조 씨가 총리가 되고 난 뒤 우익들의 과격한 표현이 서슴없이 자행되는 추세라며 정치인들의 책임론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한 수 아래라 여겼던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을 제치거나 경쟁 상대로 부상하자 일본 우익단체의 초조함이 극한의 반한시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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